저만치 다가온 가을
-박 순 기-
말갛게 씻은 하늘
어젯밤 그렇게 퉁퉁 붓도록 울더니
언제 그랬나 싶듯
탱그르 햇살 빛 잔가지 잡고
잠자리 높이 날다
코스모스 하늘 한 허리춤에
덩달아 이리저리 바람 그네 탄다
간다는 말
여름 끝자락 가사 말 이어놓고
높낮이 화음으로 매미는 그렇게
대청 마루 쪽문 뒤꼍
풀벌레 가을 소리 가르쳐 주듯
쉴 여과 없이 바쁘다
숲 속 다람쥐
파란 잎 갈색 빛으로
들락거리는 들녘의 바스락대는 소리
하나 둘 허수아비
새 옷 단장하고 가을 빗장
힘껏 당기고 있다
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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