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토니오의 생각~/건강을 위하여

여자가 담배 피워선 안되는 이유[이성구의 번식 이야기]

[이성구의 번식 이야기] 여자가 담배 피워선 안되는 이유(1)

체내 저산소증 유발…불임 원인 될수도 
  

어느 대학의 미학개론 시간. 교수가 학생들에게 '가을'하면 떠오르는 단어 100개를 적어서 제출하라는 과제를 냈다. 그 결과, 남학생들은 추억, 낙엽, 그리움 같은 시어를 적었지만 놀랍게도 상당수 여학생들이 '담배'를 적었다고 한다.

대학의 교수들은 남학생 흡연은 줄고 여학생 흡연은 늘어 우리나라 학생 흡연율은 남저여고(男低女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걱정한다. 대학의 캠퍼스 벤치에는 꽁초나 재를 버릴 수 있도록 물이 담긴 재떨이가 놓여 있는데, 불과 5년 전만 해도 흡연할 수 있는 장소에 남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웠지만 요즘은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차지해버려 남학생들은 아예 끼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자대학의 경우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이 구분되지 않아서 비흡연 여학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단언컨대, 신은 담배에 있어서만은 남녀평등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앞으로 임신을 해야 할 처녀들은 더더욱 피워선 안 된다. 의학적으로 설명하면, 담배를 피우면 적은 양의 연탄가스를 지속적으로 흡입하고 있는 것과 같다. 연탄가스의 주성분인 일산화탄소는 체내에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저산소증은 난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성이 평생 동안 배란하기 위해 난소에 저장해둔 난자가 산소부족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조기 폐경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또한 자궁으로의 산소 공급이 줄어들고 니코틴이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수정을 방해한다. 임신이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여성들 중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담배를 피운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 또한 착각이다. 담배를 끊으면 금단현상으로 인해 군것질을 많이 하게 되어서 살이 찔 뿐이다. 흡연이 여성 피부를 얼마나 늙게 하는지 알고 있는가. 흡연이야말로 노화촉진의 주범인 셈이다. 담배를 피우면 혈액순환이 안 되고 산소가 부족한 탓에 피부색이 거무튀튀해지고 피부 조직이 얇아져서 주름이 잘 생긴다. 특히 윗입술에 주름이 많이 생기는데, 이는 담배를 피울 때 입을 움직이는 근육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치아색도 니코틴에 의해 누르스름하게 변색이 되고 50세 이전에 머리카락도 하얗게 셀 가능성이 비흡연자에 비해 두 배나 높다.

가장 끔찍한 일은 흡연으로 인한 남성화다. 담배에는 여성호르몬에 반대작용을 하는 물질이 있다. 흡연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에 방해를 받아 점점 남성화될 수 있다. 체형도 남성형 비만(복부 비만)이 될 뿐 아니라 생식기는 위축되고 몸에 털이 많아진다.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말이다.

누구나 희미한 조명의 아래에서 매니큐어를 바른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멋지게 보이는 시절이 있을 수 있다. 왠지 그녀는 고독해 보이고 섹시하게 느껴진다. 꿈 깨라. 이건 판타지다. 그런 여성을 관조하고 음미하는 건 자유다. 하지만 내 여자만은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은 고지식함이 아니라 사랑이다. 내 여인이 담배를 피운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연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남자에겐 있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