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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방~/생활정보

"옥수수야, 널 먹어도 괜찮겠니?"

5월부터 들어오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
녹말가루 업체들 곡물값 폭등에 '유전자 변형 옥수수' 수입 결정 GMO 3% 넘을 경우만 제품에 표시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먹은 셈 업체는 "안전"… 소비자는 찜찜

 

김덕한 기자 ducky@chosun.com /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세계적인 곡물 가격 폭등과 곡물 품귀현상으로 인해 '유전자 변형'(GMO) 식품이 가정 내 식탁까지 밀려들고 있다. 수입업체들은 "GMO도 안전상 전혀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은 찜찜해하는 상황이다.

우선 5월부터 미국산 GMO 옥수수가 대거 수입돼 이를 원료로 만든 전분·전분당(糖)이 시중에 대거 유통될 예정이다. GMO 옥수수가 수입되는 이유는 국제적으로 옥수수 값이 급등하면서 비(非) GMO 옥수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변형되지 않은 옥수수는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도 GMO 먹고 있었다?

'녹말가루'로 불리는 전분은 수입 옥수수를 원료로 한다. 전분당(물엿·과당·포도당 등 전분으로 만드는 당류)은 전분을 원료로 해서 만든다. 또 전분·전분당은 제과·음료수·빙과류 원료로 사용된다. GMO 옥수수 전분이 유통된다는 얘기는 GMO 성분이 각종 식품 속으로 급속히 퍼지게 된다는 의미다. GMO 옥수수를 수입하기로 한 대상, 삼양제넥스, CPK, 신동방CP 등 한국전분당협회 소속사들은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지금까지도 소비자들은 알게 모르게 GMO 콩을 이용해 만든 식품을 먹었다. 다만 이들 제품은 국내법상 GMO 표시 대상이 아니었다. 소비자들이 모르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콩·옥수수·콩나물과 이를 원료로 사용한 식품 등 31개를 GMO 표시 대상품목으로 지정해 놨다. 그렇지만 이 중 GMO가 전체의 3%를 초과하지 않거나 최종 제품에 DNA, 혹은 이로 인한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GMO 콩으로 만든 식용유 등은 지방만 추출했을 뿐 GMO 성분이 함유된 단백질이 포함돼 있지 않아 GMO 표시를 할 의무가 없다.

◆GMO 먹지 않을 권리 박탈돼

전분당협회의 한 간부는 "GMO 옥수수는 한국·미국 식품안전당국이 안전성을 승인한 GMO 종자 23가지에 국한해 수입한다"면서 "식품 안전문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은 여전히 GMO 원료사용 기준이 엄격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들도 "GMO 전분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과학자들은 'GMO가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안전성 여부를 떠나 상품 선택의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식품에는 식품첨가물 표시를 하게 돼 있는데 GMO에 대해서는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다. GMO 옥수수로 만든 식용유에 유전자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사먹지 않을 권리가 있는데 이 권리를 찾을 길이 없다는 지적이다.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재조합(변형) 생물체. 한 종의 유용 유전자를 다른 종에 삽입해 만든 새로운 품종. 예를 들어 세균에서 해충을 죽이는 단백질 유전자를 분리해 옥수수에 삽입함으로써 해충에 저항성을 갖게 한 것. 같은 종의 식물끼리 교잡해 새 품종을 만드는 기존 방법과 달리 동물 유전자를 식물에 집어넣는 등 종간 구분이 없어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는 GMO나 이를 원료로 만든 식품에 대해 '유전자재조합식품'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GMO 전분을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은 요리용 전분·전분당을 살 때 성분 표시를 잘 확인해야 한다. GMO 옥수수를 사용한 제품은 '옥수수전분(유전자 재조합)'이라고 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자 등 다른 식품의 경우, GMO 전분이 전체 원료 중 많이 사용된 5번째 안에 들 경우 역시 같은 표시를 해야 한다.
 
<조선닷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