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11월23일(음력)은 어머님이 태어나신 날이다..
오늘 2008년9월7일(일)은 어머님께서 인생의 마지막인 황혼기에
그것도 올해 3월초에 갑자기 알게된 췌장암과의 힘겨운 투병중이신 가운데
"마리아"란 세례명을 얻고 하느님의 사랑스런 딸로서 새롭게 태어나신 날이다.
<교중미사전 세례식을 준비하던 모습들...>
17년전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는 슬하에 1남2녀를 둔채 먼저 떠나신 큰어머님의 빈 자리에
지금 어머님을 만나 당신이 배아파 낳은 우리 형제(3남2녀)들과 위로난 1남2녀들의 8남매를 장성시켜 모두다 시잡장가 보내셨다.
<어머님께서는 글을 모르셔서 저와 함께 세례서약을 하셨다>
79세의 나이를 맞아 이제 좀 편히 사시려나 했는데, 때아닌 불청객 암이 찾아 들었고,
자식들의 빠듯한 형편을 아셨는지 이젠 손을 쓸 처지가 아니고 그저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릴수 밖에 없는 지경이 되고말았다.
물론 아직 어머님은 모르시고 계시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세례식 후 이모님과 동생, 뒷편 제수씨와 아내..>
34년전 내가 스스로 천주교에 입교하였을때, 그저 아들이 나쁜데로 빠지지않고 좋은데 가겠지 하며, 말없이 인정은 해주셨으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유교도 불교도 아닌 민간신앙에 젖어있었던 터라, 또한 당신이 가장 사랑하시는 첫아들 내외가
절에 나가고 있으니 행여 어느자식 하나에게도 누가 될까봐 아무 종교도 나가지 않으시려 했었다.
<부산모라성당 김주현(도미니코)주임신부님과 그날 세례자들...>
세월이 흘러 자식들의 삶의 환경이 바뀌어 3년전 내가 하동성당의 사무장일을 하게되었고,
2년 전 부터는 동생이 고향인 부산 전포성당의 관리인으로 일을 하며, 비록 빠듯한 가운데 밝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천주교나 하느님이 어떤분인지는 전혀모르시나, 오직 당신의 두 아들을 먹여 살려주는 성당이 어떤곳인지...하는 고맙고 감사한 마음과 궁금증으로
아프신 가운데서 6개월간의 교리기간을 암진단과 병원방문으로 절반을 빼먹게 되었지만,
주위 분들의 큰 도움으로 오늘 드디어 하느님의 딸로써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왼쪽: 어머님의 2살연하인 대모님과 오른쪽: 반장님>
오늘 2시간30분에 걸친 세례식과 미사, 미사후 모임까지를 아무런 탈없이 잘 지뤄내신 어머님을 가까이 모시며,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긴 처음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