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불 /이만섭
동지 지나고 팥죽 같은 밤
이웃집에 밤마실을 간다
달도 얼붙었는지 더디 떠오르고
마을 어느 집 제사에 단자 가듯
그 이바지 탐하여
따뜻한 불빛 찾아갈 때,
그런 밤은 볼 살이 터지도록 시려도
별은 감나무 가지 끝에서 부엉이처럼 졸고
어디 별 뿐이런가,
불빛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모두 졸음을 부르며
따뜻한 아랫목으로 가자고 손짓한다
구들에서는 슬슬 단내가 피어나고
겨울밤이 깊어갈수록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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