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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의 생각~/우리문화엿보기

군불 /이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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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불 /이만섭

 

 

               

  동지 지나고 팥죽 같은 밤

  이웃집에 밤마실을 간다

  달도 얼붙었는지 더디 떠오르고

  마을 어느 집 제사에 단자 가듯

  그 이바지 탐하여

  따뜻한 불빛 찾아갈 때,

  그런 밤은 볼 살이 터지도록 시려도

  별은 감나무 가지 끝에서 부엉이처럼 졸고

  어디 별 뿐이런가,

  불빛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모두 졸음을 부르며

  따뜻한 아랫목으로 가자고 손짓한다

  구들에서는 슬슬 단내가 피어나고

  겨울밤이 깊어갈수록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