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 |
![]() |
![]() |
![]() |
![]() |
![]() |
<사진설명> 눈부신 아침햇살을 받으며서울 혜화동 주교관 마당을 산책하는 김수환추기경,
고단했던 삶의 뒤안길을 거니는 그는 하느님 사랑과 은총에 감사기도를 바친다.
하느님 사랑과 은총에 감사 또 감사
66년 전인 1941년, 일본 상지대학에 갔을 때 학생 기숙사 사감이셨던 피스터 신부님은
나를 보고 기린아(麒麟兒)라고 하셨다. 행운아라는 말씀이었다.
처음에는 그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말씀 그대로
나는 정말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에 비해 여러 가지 의미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왔다.
예수님이 나를 따르기 위해 부모와 집 모든 것을 떠난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백배의 축복을 받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하셨다(마르 10, 28-30).
이 말씀 그대로, 본래는 다른 길을 가려다 주님께서 어머니를 비롯해
이런 저런 분들을 통해 일러주신 사제의 길을 살아온 나는 현세적으로도 백배 아니 그 이상의 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미구(未久)에 맞이할 죽음을 거치면 -부족하고 자격도 없지만-
모든 것을 용서하시는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은 당신의 그 영원한 생명으로 나를 받아주실것이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이 누리시는 생명,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묵시 21,4) 그 생명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까를로 까레또 수사는 하느님은 당신을 믿는 사람은 짓이겨서라도
기어이 당신 것으로 만드신다고 했다. 내 경우도 어느 정도 그러했다.
신부되는 것, 스스로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될 수밖에 없도록 인도하셨고
주교와 추기경의 삶은 명령으로 떨어졌고, 여기에 따르는 긴 세월의 삶이 단순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었다. 십자가를 벗어 던지고 싶었다.
그러나 결단의 용기를 내지 못하였다. 결국 "뜻대로 하소서"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죄인이다.
허물이 많은 사람이다.
하느님 앞에서는 고개도 들 수 없는 대죄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오히려 이런 죄와 허물을 통해서-
사도 바오로가 죄 많은 곳에 은총도 충만히 내리셨다(로마 5,20)고 하신대로-
당신의 사랑, 당신의 자비, 당신의 그 풍성한 용서의 은총을 깨닫게 하여 주셨다.
달리 말하면 나는 죄로 말미암아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 사랑을 더 깊이 깨닫고 믿게 되었다.
아니, 하느님은 죄까지도 당신 은총의 기회로 삼으셨다.
나의 하느님은 참으로 돌아온 탕자를 껴안아 주시는 어진 아버지이시다.
이제 나는 나를 이렇게까지 큰 은총으로 축복하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 또 감사를 드리고 또 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생이 얼마일지 알 수 없으나 이제는 진실로 하느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나의 주교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대로 성체성사의 주님처럼 생명의 빵이 되는 삶,
모든 이의 '밥'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느님이 뜻하시는 대로,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이콘(ICON)이 돼야 할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해,
나의 모든 걸 바쳐서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주님께 영광 있으소서. 아멘.
[평화신문, 제927호(2007년 7월 1일), 정리=김원철 기자]
고 김수환 추기경의 묘비에는 추기경의 사목 표어인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와,
가장 좋아했던 성경 구절 중 하나인 시편 23편 1절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라는 문구가 새겨졌습니다.
'~이웃사랑방~ > 사진과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세상 풍경들 (0) | 2010.07.29 |
---|---|
2009년 가을 사무장 연수 (0) | 2009.10.25 |
[스크랩] 추기경님 사진 모음 (0) | 2009.09.15 |
문서방네의 여름휴가 사진 (0) | 2009.08.20 |
70년대 교육자료 (0) | 2009.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