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토니오의 생각~/영어배움터

911당시 찍은 한 장의 사진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Link to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911당시 찍은 한 장의 사진

Posted: 13 Jan 2010 02:59 PM PST


한 군인이 있습니다.
그는 총검에 심장을 관통당해 목을 뒤로 젖히고 죽어갑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불에 타 1시간 후면 사라질 110층짜리 빌딩 두 채가
여객기를 몸에 품고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Jeff Jacobson은 미국의 유명 사진가 중 한명입니다. 그의 사진 중 2006년에 발간된 사진집 'Melting Point'에 담긴 911 테러 사진은 그의 사진 철학 중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불타는 세계 무역센터 옆으로 칼을 맞은 병사의 모습. 아찔하면서도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촬영했던 장소를 직접 찾아가 보는 일은 항상 즐거움과 설레임이 따릅니다.
저 장소, 어디일까 궁금했었는데 사실 제가 있는 곳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Google Map에서 확인해보기

Katyn Forest Massacre Memorial (사진: 박찬재 作)

Katyn이라는 글귀가 총검에 가슴이 관통된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의 동상 아래로 거칠고 굵은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도대체 왜 군인은 총검에 죽어갔을까요? 왜 이 동상은 미국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Katyn Forest Massacre라고 불리우는 이 사건은 러시아의 군대가 폴란드 장교를 포함한 군인, 지성인등 무고한 사람들 2만 2천여명을 아무런 재판 없이 처형한 끔찍한 사건입니다. 2차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소리소문 없이 묻힐수도 있었던 이 참극은 1942년 폴란드 철도 노동자들이 우연히 Katyn숲의 땅에서 엄청난 수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나치 정부에 의해 세상에 밝혀지고, 마침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에 이어 러시아와도 전쟁을 준비하던 나치는 러시아의 이 만행을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강대국간의 이해득실이 얽히고, 폴란드가 공산화되면서 그 진상이 수십년 간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었지만, 1989년, 러시아에서 폴란드인들을 처형하고, 그들의 신분에 관련된 자료는 철저히 폐기할것을 지시한 문서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진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세계 각국에 1940년 Katyn 사건을 추모하는 추모지들이 생겨나 그들의 원혼을 달래고 있습니다. 폴란드계 미국인들이 제법 많이 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미국 뉴저지 주이고, 맨하튼 주변 지역에 폴란드인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동상이 미국에 존재하는 것도 그리 생뚱맞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무렇게나 시신이 뒤엉켜있던 Katyn 숲은 이제 거대한 십자가가 드리누운 묘지가 되어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Jeff Jacobson은 911테러가 일어난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월스트리트가 훤히 보이는 Exchange Place로 향했습니다. 검은 연기와 함께 붕괴가 목전으로 다가온 무역센터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서, 그는  행여나 나타날 지 모르는 구원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은  무고한 시민들과 60여년 전 러시아 군대에게 죽어간 시민 2만 2천여명이 있던 Katyn Forest 사이에서 기묘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것은 아닐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영어웹툰 블로그 1년, 그리고 출간까지

Posted: 13 Jan 2010 01:57 PM PST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지만, 만화 블로그이니,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출간에 맞추어 그린 짤막한 만화로 인사를 대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