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6월22일자 뉴스레터 표제글>
천안함 사고, 아직 관심을 거두기 이릅니다. |
![]() 천안함이 침몰된 지 여러 달이 지났습니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한지도 한달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도 끝났고 이제 온 국민의 관심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쏠려 있습니다. 올 봄 내내 천안함 문제로 시끄러웠던 만큼, 어쩌면 이제 식상할 때도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관심을 거두기 이릅니다. 첫째, 비록 소(牛)는 잃었지만 부서진 외양간은 철저히 개보수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안함 사건은 우리의 국가안보, 즉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정부의 능력을 한 단계 높게 강화시키는데 귀중한 경험입니다. 성공 보다 실패 사례에서 우리는 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빠른 시간 안에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외양간을 리모델링해야 합니다. 둘째, 소 도둑을 잡아서 다시는 이런 일을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 우리는 범행현장에서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정황상 북한을 피의자로 지목하고 증거 수집에 노력하여 물증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러나 핵심 배심원 역할을 하는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우리가 확보한 증거에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서 배심원 역할을 공정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적당한 선에서 문제를 마무리 한다면 검사가 오히려 무고협의로 역공을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검사가 아무리 스스로 확보한 물증에 자신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이 판사나 배심원 모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증거확보의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생각이 없이 국제법정에 이 문제를 끌고 가는 것은 재판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셋째, 유해를 찾는 노력을 벌써 중단한 것도 아쉽습니다. 계속해야 합니다. 이번에 장례를 치른 천안함 장병 46명중 아직 시신을 발견하지 못해 산화자로 처리한 장병이 6명입니다. 금양호 선원 9명중 대부분인 7명도 시신없이 장례를 치뤘습니다. 정부의 요청으로 천안함 수색에 나섰다가 대형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한 금양호는 아직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충돌시 폭발이 일어난 것이 아니어서 인양만 하면 그 안에서 유해가 수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양에 드는 경비가 10억원 정도 한다는데 정부가 부담하기 어려우면 국민들이 낸 성금 380억원 중 일부를 써서라도 이들 고귀한 주검들을 마져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60년전인 6.25때 전사한 국군장병의 유해를 찾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천안함은 침몰된 지 6개월도 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천안함 사건 발생직후의 격한 감정들이 가라앉을 때야말로 천안함 사건의 근본원인과 근본해법에 대해 국민적 관심과 고민이 집중될 때라는 점입니다. 국민여론의 격한 감정이 가라앉자마자 관심이 식어져 이 문제가 국민적 망각에 묻힌다면 제2, 제3의 천안함 사고의 재발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 할 것입니다. 불안하고 빈약한 토대라 하더라도 평화를 철처히 지키나가는 한편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병행해야 합니다. 근본적 해법에 대한 민족적 합의가 마련될 때까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냉정하고 투철한 국민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간절하게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 민족화해위원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