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미라로 본 조선시대 여성 의복
조선시대 사대부가 여인들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머리를 치장했을까.
7일 서울대병원 부검실에서 17세기 중반에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하동의 온양정씨(溫陽鄭氏) 미라를 감싼 염습의(殮襲衣)를 해체하는 해포(解布)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여성복식사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이에서 수습한 각종 복식은 주검을 위한 용도라는 점에서 그들이 실생활에 사용한
평상복과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일정 부분 실생활의 '패션' 면모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더없이
귀중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의류학계는 평가한다.
해포 결과, 이 하동 미라가 겹겹이 걸친 염습의는 크게 시신에 입힌 수의(壽衣)와 이를 싼 이불,
그리고 수의와 이불 사이 공간을 채운 소렴의(小殮衣)의 3부분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복식사 전문가들이 해포를 시작하면서 두 겹 이불을 걷어내자 나온 수의는 모두 18점이 확인됐다.
명주로 된 진한 갈색 장옷이 가장 바깥에 보였으며 그 안에는 연갈색 누비 장옷이 다시 나타났다.
장옷이란 조선시대 사대부가 여인들이 외출할 때 머리에서부터 길게 내려쓴 옷이다.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중 하나에서 담장 밑에서 남자를 만나는 여인이 걸친 옷이 바로 이 장옷이다.
이들 장옷 2벌 밑에서는 저고리 5벌이 차례로 나왔고 하반신에서는 치마 5벌, 바지 5벌이 발견됐다.
수의와 이불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채우는 소렴의는 총 7벌로 나타났다.
머리 둘레는 저고리가 싸고 있었고 발과 다리 쪽도 장옷과 아이 바지, 남자 어른 바지,
남자 저고리 등이 감쌌다.
머리카락은 복식 연구자들의 관심을 특히 끌었다. 좌우 양쪽으로 세 갈래씩 땋아 꼰
머리카락은 머리를 휘감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을 덧붙여 풍성하게 한 가체 흔적이 보였다.
땋은 머리를 풀자 원래 머리는 80㎝ 정도며 50㎝ 정도의 가체를 겹친 것으로 드러났다.
가체는 사치스럽다는 이유로 18세기 중반인 영조 때 금지령을 내렸으며 그 뒤에도 이어져 오다
19세기 초인 순조 때가 되어서야 쪽머리가 보편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해포 결과 나온 염습의는 모두 46점이나 됐지만 70점 가량 나오는 일도 있어 아주 많은 편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동대 의류학과 이은주 교수는 "깃의 모양이나 저고리 길이 등으로 볼 때 17세기 중반의 복식으로
추정되며 옷의 양이 많지 않아 소박하게 장례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옷은 세척 후 치수나
형태 등을 살피고 그 시대의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산 중 사망한 조선시대 미라 발견
350여년 전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여성 미라가 발견됐다.
이는 지난달 31일 도로 개설 구간에 포함된 경남 하동군 금난면 진정리 '점골' 소재 진양정씨
문중묘역 중 조선중기 때 사람인 정희현(鄭希玄, 1601-1650)의 두번째 부인
온양정씨(溫陽鄭氏) 묘를 이장하다가 발견한 미라를 7일 서울대병원 부검실에서 조사하던 중 밝혀졌다.
조사 결과 시신을 겹겹이 감싼 옷가지인 염습의(殮襲衣) 안에서는 법의학적으로는 '비누화'
상태의 미라가 된 이 여성 뿐만 아니라 그 아래쪽에서 두개골과 정강이뼈를 비롯한
어린아이 뼈 조각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분만 중 사망했음이 거의 분명하며, 그 상태로 아이와 함께 매장된 것으로 판단했다.
염습의 중 발치 쪽에서 발견된 어린아이용 바지 1벌 또한 분만 중 사망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산 중 사망한 조선시대 여성 미라는 지난 2002년 고려대박물관이 조사한
경기 파주시 교하읍 파평윤씨 정정공파 묘역의 '모자(母子) 미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발견이다.
정씨를 통해 이런 사실을 신고받은 안동대박물관(관장 임세권)은 현장에 출동해 미라를 직접
수습해 서울대 법의학연구소로 이송했다.
미라는 각종 염습의 46점에 쌓여 있었으며, 신장은 155㎝ 정도였다.
두 발에는 한지로 만든 짚신인 지혜(紙鞋)를 신고 있었으며,
머리는 가발의 일종인 '가체'를 둘렀으나 모자는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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