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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의 생각~/건강을 위하여

치과의사가 들려주는 스케일링 이야기

스케일링은 치아표면에 붙어 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일이다. 치석은 밀가루 반죽같이 생긴 프라그와는 달리 마치 돌맹이처럼 딱딱하다. 이것이 치아표면 특히 치아의 뿌리표면에 많이 붙어 있다. 마치 바닷가 바위에 붙은 조가비와도 같은 모양이다. 이것은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는다. 강한 기계적인 힘을 가해야만 떨어진다.

 


아래 턱 앞니의 혀쪽 부분에 특히 많이 생기는데, 이는 혀 밑의 침샘과 관계가 깊다. 이 부위는 항상 침이 고여 있는 부분이라서 타액에 들어 있는 유기물과 프라그가 함께 치석으로 만들어지기 용이한 때문이다. 이 부위의 치석은 밖으로 들어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 눈으로 쉽게 관찰된다. 이러한 치석을 치은연상 치석이라고 하며, 색깔은 노란색을 띠고 있다.

 


그러나, 더 위험하고 해로운 치석은 어제 말씀드린(이 제대로 닦읍시다) 치은열구 내에 존재한다. 이러한 치석을 치은연하 치석이라고 하는데, 그 색깔이 검은 특징이 있다. 짐작하시겠지만 치은열구 안에 있는 치석은 잇몸염증을 더욱 심화시킨다.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스케링일을 싫어한다. 스케일링을 받는 동안 치아가 시리고 불쾌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피가 많이 나기도 한다. 또 스케일링을 하고 난 후 치아가 더욱 시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스케일링에 대한 반감이 생기고 그래서 다시는 스케일링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자기합리화가 강화된다. 그러나, 스케일링은 정기적으로 반드시 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치아를 제대로 잘만 닦는다면, 즉 치은열구내에 프라그가 존재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하게 이를 잘 닦는다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현실적으로 치은열구 내에 치석은 부지런히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보통 6개월에 한 두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주는 것이 치아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평소에 이를 잘 닦으셔서 잇몸이 건강하신 분들은 스케일링을 하는 동안 불편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 잇몸질환의 정도에 비례하여 스케일링을 받는 동안 불편함도 증가한다. 심하게 잇몸이 좋지않은 분들은 많은 피가 나기도 한다. 이런 분들이 오랜만에 스케일링을 하고난 후 느낀 심한 고통 때문에 또다시 선뜻 스케일링을 하려하지 않고 미루다가 다시 하게 되면 또 같은 고통의 과정이 반복된다.

 


따라서 잇몸이 안좋으신 분, 즉 평소에 이가 제대로 안닦이시는 분들은 치과에 대한 좋지 않는 추억이 자꾸만 강화되어 치과를 멀리하게 된다. 이런 분들은 평생 치과는 고통스러운 장소일 뿐이다. 그러나, 평소에 이를 제대로 잘 닦아서 잇몸이 건강하신 분들이 스케일링을 받으시게 되면 상쾌한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분들은 치과를 즐거운 장소로 기억하게 된다.

 


스케일링 뿐만 아니다. 일반 치과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다. 어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치과질환은 100%까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따라서 예방적 활동, 즉 정확한 잇솔질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치아에 약간의 이상이 느껴지게 되면 바로 치과를 찾아야 한다. 이런 분들은 첫째 치과치료를 거의 불쾌감 없이 받을 수 있으며, 둘째 치료비용이 매우 적게 들게 되고, 셋째 치아의 망실이 최소화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치과는 가기 싫은 장소이며, 따라서 가능하면 가지 않으려고 버틴다. 그러나, 고통이 심해지는데 어찌 치과를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참기 힘든 시점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치과를 오게 된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온 소처럼 말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분들에게 치과는 또다시 고통의 장소가 되기 쉽다. 치통이 무척 심한 상태이거나 또는 잇몸염증이 중증(고름 주머니 상태)이 되어 치과를 방문하게 되면 치료과정도 고통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치과마취제는 극심한 치통에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마취제가 중화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어찌하겠는가? 여러 가지 마취는 다 해주지만, 어쩔 수 없이 통증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치과의사가 통증을 줄여줄 방법도 실상 별로 없다. 전신 마취를 하기 이전에는 말이다. 할 수 없이 환자가 참아내야 한다. 그냥 놔둘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한 치료과정을 겪은 환자는 또다시 치과가 정나미 떨어지는 끔찍한 장소로 각인되고, 평소 치아에 약간의 이상이 느껴지더라도 가능하면 미루고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 치아는 점점 더 심각한 상태로 되어가고 다시 중증이 되어 참을 수 없는 통증의 상태가 되면 또 할 수 없이 치과를 오게 된다. 또 악몽이 시작될 수 밖에 없다. 왜 이런 과정을 되풀이 하는가? 제발 사소한 이상이 느껴지면 곧바로 치과를 방문하라. 그렇게 되면 치과도 즐거운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스케일링을 하고 난 후 약 한 달 정도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치아표면에 붙은 치석을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치석이 잇몸에 지속적인 해악을 끼치고 있지만, 치아뿌리 표면을 덮고 있기 때문에 차갑거나 뜨거운 감각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이것이 제거되니 온도에 민감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잇몸이 건강한 분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 이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스케일링의 보험적용 여부에 대하여 말씀드릴 차례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시는 것 중의 하나가 보험을 적용해주느냐 마느냐 하는 일이 마치 치과의사의 몫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천만에 말씀이다. 치과에서 진료를 하고 보험적용을 해주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은 순전히 건강보험공단에서 내리는 것이다. 즉 스케일링을 보험 적용해 주느냐 마느냐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몇 해 전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좀더 전향적으로 스케일링 보험적용을 해준다고 발표했고, 따라서 치과에서 받아 들였다. 그러나, 보험공단 측에서도 곤란한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험적용 스케일링을 받으려고 할텐데, 이 모든 치과청구를 승인해 주려다간 너무 많은 돈이 나간다는 거다.

 


따라서 보험공단에서는 스케일링이 치주염, 즉 잇몸염증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 보험적용을 해주되 스케일링을 한 이후 연속적인 잇몸치료가 이루어진 것이 확인된 경우에만 보험적용을 해주게 되었다. 대다수의 치과에서 이러한 보험 스케일링을 해주었다. 하지만 추후 잇몸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는 적었다. 따라서 당연히 치과에서는 스케일링비를 받지 못하게 된 거다. 보험공단에서 보험청구를 거절하기 때문이다.

 


사실 잇몸염증이 없는 성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경중의 차이는 있을망정 거의 모든 성인이 잇몸질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성인이 스케일링 보험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보험적용하여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하고 난 후 보험공단에서 그 치료비를 주지 않으면, 도대체 치과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치과에서는 가능하면 스케일링 보험적용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오해를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협 차원에서도 스케일링의 일반적인 보험적용을 주장하고 있으며 대개의 치과의사들도 이에 대한 불만이 없다. 물론 일반 적용 스케일링비용이 약간 더 많지만 그 차이가 별로 많지도 않다. 따라서 일괄적인 보험적용이 된다면 치과의사들도 얼마든지 스케일링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스케일링을 받는 과정에서 치료해야 할 부위가 발견되어 치과의 수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 제가 올린 이 제대로 닦는 법을 읽고 실천하시려는 분들은 먼저 가까운 치과에 가셔서 스케일링을 받으시는 것이 좋다. 치은열구 내의 치석을 완전히 없앤 상태에서 칫솔질을 하여야 칫솔질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검은 굴딱지 같은 치석이 치은 열구내에서 해악스러운 작용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칫솔질의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스케일링은 일반적으로 치과위생사들의 일이다. 물론 일부 치과에서 치과의사들이 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드물다. 아마 대부분 치과의사보다 치과위생사들이 익숙하게 스킬플하게 스케일링을 한다. 치위생사가 스케일링을 해준다고 불평할 일은 아니다. 법적으로도 스케일링은 치위생사들의 몫이다. 스케일링을 하고 난 후 치위생사나 치과의사가 얼마나 열심히 잇솔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올바른 잇솔질 교육을 시켜주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 만약에 스케일링 후 열을 내어 잇솔질 교육을 시켜주는 치과라면 믿을만한 치과다.

 


하지만 잇솔질 교육은 없이 여기 저기 치료할 부위를 확대 설명하여 치료하기에만 몰두하는 치과라면 멀리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스케일링을 거의 공짜로 해주는 불량치과도 있다는 말이 들린다. 왜냐고? 치료할 부위를 과대하게 탐색하고, 하루 급히 치료하기를 강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치과는 스케일링 후 견적이 보통 수 백 만원 정도 나오는 것이 다반사다. 오로지 돈이 목적인 것이다.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특정 치과가 양심적인지 아닌 지 또 실력이 있는 지 없는 지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스케일링을 하고 난 후의 반응을 보고 그 일부를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잇솔질 교육시키려고 애를 쓰는 치과라면 믿어도 좋을 것이다. 혹여 구강 내 여러 곳을 하루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말하더라도 말이다.

 


이 닦아 주는 남자

200 송기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