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음 날에는 늦잠을 자며 한껏 여유를 부리려고 했는데, 친정 아버지가 사슴과 토끼가 있다며 하도 재촉하시는 바람에 간신히 세수만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부모님은 이미 이 동네(?)를 한 바퀴 도신 후라 길을 훤히 꿰뚫고 계셨다. 어제는 몰랐는데, 돌아다녀보니 우리는 진짜로 산에 와 있었다. 산길을 따라가니 사슴농장이 나왔고, 산길을 내려가니 운동장이 있고 미술관이 있었고 약수터도 있었다. 아이들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그 뒤를 따라 설렁설렁 다니다 데크가 놓인, 야외 수영장을 발견하고 흥분했다. 여름에 꼭 다시 오리라. ![]() ![]()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남사당풍물놀이(www.namsadangnori.or.kr)를 보러 갔다. 안성을 향하는 휴게소마다 남사당풍물놀이를 소개하고 있어서 몹시 궁금했었다. 게다가 평소 이런 걸 아이들한테 보여주고 싶어도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얼마나 기회가 좋은가. 토요일만 하는 상설공연으로 오후 3시와 4시 30분에는 탈놀이, 6시 30분에는 줄타기와 풍물놀이, 상모놀이 등을 한단다. 야외 공연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와. TV에서만 보던 줄타기를 진짜로 봤다. 한 발로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엉덩방아를 찧어가며 이동도 하고, 참 신기했다. 예닐곱 살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남자아이의 관객을 후리는 말재주도 예사롭지 않다.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 신기하다며 매우 즐거워하셨다. 하지만 너무 추워서 1시간 30분 공연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나왔다. 장터에서 뻥튀기를 한 봉지 사서 차에 오르니 그것 하나로 저녁 먹으러 가는 길이 재밌어졌다. 아이들은 뻥튀기로 어느새 별도 만들고, 카메라도 만들고, 초승달도 만들어 그걸로 놀이를 한다. 참 놀이 만들어내는 재주도 남다르다. 놀러 다닐 때 먹는 것에 목숨 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안성은 한우가 유명한 데다 부모님 모시고 간 여행이고 어버이날도 가까운지라 겸사겸사 저녁은 한우를 먹기로 했다. 미리 숙소 안내 데스크에서 물어보고 추천 받은 곳이 한우촌(www.hanufarm.com, 우리 가족은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특기다). 생각보다 훨씬 으리으리한 곳이라 놀라긴 했으나 유일한 경기도지정한우판매점이라니 맛이 궁금했다. 서울의 이만한 규모에 비하면 반찬이 그닥 고급스럽진 않았지만 여기서 나는 나물 반찬 맛은 좋았고, 무엇보다 한우가 진짜 맛있었다. 비싼 줄도 모르고 아이들이 너무 많이 먹어서 밥을 더 먹여야 했을 정도. ![]() 서일농원 가는 길에 유기농 우유로 유명한 강성원목장 가는 길이 있다. 1차로의 비포장 도로인 이 길은 양옆으로 소들의 먹이인 청보리가 심어져 있는데 그 풍광이 제주도에 와 있는 착각을 들게 한다. 이 길을 발견하고는 너무 좋아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우리. 양옆 길가에는 민들레꽃이 한창이었는데 초록색 청보리와 매우 예쁘게 어울렸다. 아이들은 꽃을 꺾어 귀에 꽂고는 서로를 쳐다보며 좋아 어쩔 줄 몰랐다. "엄마, 이 꽃은 나이가 들면 후 불면 날아가는 꽃으로 변하지?" 자연도감을 보여준 적도 없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이어서 아이들은 뜀박질을 시작했다. 그 모습이 예뻐서 엄마도 함께 뛰었고, 아빠는 차를 천천히 몰고 따라왔다. 차가 움직이니 아이들은 더 신나서 앞으로 뛰었다 뒤로 뛰었다를 반복한다. 풀잎을 뜯어 냄새도 맡고 뜀뛰기도 하면서 이 길에서 1시간이나 보냈다. 그리고 서일농원에 간다는 생각도 잊고 그 길을 따라 더 안쪽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 안쪽은 바깥쪽과는 또 달라서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했다. 그곳에는 우사가 하도 많아서 소 구경도 실컷 했다. 우리는 이 길을 또 만나고 싶어서 들어갔던 방향으로 다시 돌아 나와 길에 차를 세우고 또 풀 냄새를 실컷 맡고서야 서일농원으로 향했다. ![]() ![]() 날이 흐린가 싶었는데 밥을 먹는 사이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보통 때라면 비가 온다고 더 좋아했을 텐데 부모님이 힘들어하셔서 오후 4시경 집으로 돌아왔다. 기획&사진 박미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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