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암 성지(天眞菴聖地)
동서울 톨게이트를 지나 중부소속국도로 접어들면 광주나들목에 천진암으로 가는 이정표가 붙어 있다. 필자는 그동안 수십 차례 이 도로를 지나다니면서 "천진암"이라는 이름을 보고는 불교사찰의 암자인 것으로 생각하여왔다. 그런데 막상 이곳을 찾아가니 "한국천주교 발상지"라는 거대한 기둥이 세워져 있어 필자가 지금까지 얼마나 무식하였는지 반성하게 된다(그러고 보니 "암자"의 한자표기는 암자암(庵)이 아니라 책력암(菴)이다).
<천진암 성지 입구>
그러면 필자와 함께 이 성지를 둘러보기 전에 먼저 천진암 성지가 어떤 곳인지 한번 살펴보기 위하여 한국관광공사 여행정보를 여기에 소개한다.
전세계 모든 나라의 천주교회가 대부분 다른나라 선교사들의 전도로 시작되었으나, 우리나라 천주교회는 1779년에 이벽, 권일신, 정약종, 권철신, 이승훈 등 당시 저명한 학자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으니, 학문적 지식의 수준에 있던 천학(天學)을 천진암에서 자발적인 진리 탐구를 위한 6∼7년 간의 강학회(講學會)를 통하여 종교적인 신앙의 차원인 천주교회로 승화·발전시켰으며, 그 현장이 바로 천진암 성지이다.
어느 나라에도 그 나라 천주교 발상지는 없으니 천진암 성지는 한국 주교회에만 있는 자랑스럽고 거룩한 성지이다.
이 성지에는 한국천주교회 창립의 성업을 이룬 이벽,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 정약종 등 한국 천주교회창립선조 5위 묘가 천진암 터에 모셔져 있고, 조선교구설립자 묘역에는 정하상, 유진길 및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들의 직계 가족인 정약전, 정지해, 이석 등 선인들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
강학회가 열리던 천진암 계곡 입구에는 강학 기념비가 서 있고, 한국천주교회창립사연구원, 성모경당(1천여명 수용), 광암성당(200여명 수용) 등이 완공되어, 순례단들이 미사를 봉헌할 수 있으며, 한국 천주교 박물관(1,500평)은 현재 기초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특히 한민족 100년 계획 천진암대성당(8,107평)은 건축허가가 완료되어 기둥 2개가 착공되고 있다. 30만평 성역에 3만여평의 대성당 건립 터에서는 매년 수만명의 신도들이 모여 한국 천주교회 창립 기념행사를 거행한다(자료 : 한국관광공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안으로 들어가려니 안내소관계자가 어떻게 왔는지 물어보기에 개별적으로 성지를 둘러보기 위해 왔다고 하니 천주교신자냐고 물어본다. 아니라고 하면서 신자가 아니면 못들어가는지 반문하니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한다. 그러더니 이 사람은 필자가 카메라를 들고 가기에 물어본 것이라고 하면서 명함이 있으면 한장 내 놓으라고 한다. 왜 명함을 요구하는지 의아해하니, 방명록에 기록하는 대신 명함으로 대신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대화를 나눈 끝에 명함을 한 장 주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성지>
<안내소 앞의 전시사진>
<100년 계획으로 건축할 대성당 조감도>
안내소 입구에는 주차료와 입장료가 없는 대신 기부함을 놓아두고 있었다. 필자는 단돈 몇푼이라도 기부를 하려고 지갑을 꺼내려는 순간 안내소관계자의 질문을 받고 대화를 하다보니 그냥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대성당 부지로 진입하는 길>
<성지 안내도>
<대성당 부지 입구의 거대한 십자가>
넓은 공터에는 단상이 설치되어 있고 단상 앞에는 요한바오르 2세가 방한하여 세운 머릿돌이 서 있었다.
<넓은 대성당 부지와 단상>
<교황의 머릿돌>
필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려 약 500m거리에 위치한 한국천주교창립성현 5인의 묘역이 있는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광일로"를 따라 오르는데 왼쪽의 계곡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한적한 숲속의 정적을 깨뜨리고 있었다.
<성지 비석>
<계곡의 모습(1)>
<계곡의 모습(2)>
<천주교 강의장소>
<성현 5인의 묘역>
<묘역의 계단에 피어 있는 애기똥풀>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는 5인(이벽,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 정약종)의 묘역>
<묘역에 올라 뒤돌아본 조망>
<묘역 뒤편 이벽성인이 독서한 장소>
<계곡의 모습(3)>
묘역을 둘라보고 다시 내려와 이번에는 1,100m거리에 위치한 정하상성인과 창립선조의 가족묘역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상로"를 따라 가는 길에는 가르멜여자수도원이 숲속에 숨어 있다.
<숲 속에 위치한 가르멜 여자 수도원>
오르막 길을 걸으니 땀이 났는데 막상 한적한 곳으로 오자 싸늘한 기운이 전신을 감싸 더위를 식혀 주어 한 여름 피서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곳은 성지이기 때문에 등산객의 출입마저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있으므로 피서를 즐기기 위해 찾지는 못할 것이다.
낮은 산의 등성이를 넘어 학생야영장 옆으로 난 길을 가니 성인 정하경과 유진길의 묘역이 있고 그 옆에는 창립성인의 가족묘역이 보였다.
<정하경, 묘역>
<성인 5인의 가족묘역>
다시 대성당부지 옆으로 되돌아나오니 우기에 대비한 호수가 빤짝빤짝 빛나고 있었다.
<우기에 대비한 호수>
어렵사리 엉겅퀴에 붙어있는 나비를 카메라에 담고는 위로 오르니, 때 이른 단풍나무가 거의 절정에 달해 있었다.
<단풍나무(1)>
<단풍나무(2)>
<단풍나무(3)>
<단풍나무(4)>
대성당부지를 지나 현재의 성당으로 가니 문이 굳게 잠겨 있는데, 문에는 오는 6월 24일 개최되는 한국천주교창립기념행사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성당 바로 앞 2개의 고해성사실 중 한곳은 문이 닫혀져 있어 누가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성당 건물>
<고해성사실>
대성당 부지 한쪽에는 야생화 구절초가 청초한 아름다음을 자랑하고 있었다.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다 본 모습>
필자가 성지를 둘러보고 나가는 시각(14:30)에는 제법 많은 순례자들이 이 성지를 찾아 오는 것이 목격되었다. 필자는 특정종교가 없는 사람이지만 한 나절 시간을 내어 한국천주교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녹음이 우거진 계절에 2차선의 좁은 도로를 따라 오가는 길목의 풍광이 매우 고즈녁하고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길이다(2007. 5. 19).
<교통 안내>
중부고속국도 광주나들목-45번국도 팔당방향-88번지방도로 광동교 건넘-천진암성지 안내도를 따름.
'~엠마오로 가는길~ > 가볼만한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 안성 (0) | 2008.06.24 |
---|---|
산악 커브길 (0) | 2007.08.13 |
[스크랩] 천진암 대성당 건립과 세계의 대성당 (0) | 2007.07.22 |
오랜만에 나들이 함 했구만유.. (0) | 2007.04.11 |
강원도 삼척,동해 (0) | 2006.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