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과 함께~/사물놀이 방

7년째 ‘우평마을굿축전’ 여는 최용 우도농악보존회장

 
[이사람] “도깨비와 당산제 약속, 4백년 지나도 변함없죠”
등록 : 20110624 20:36

 

7년째 ‘우평마을굿축전’ 여는 최용 우도농악보존회장
음악제 형태로 치병·치유 굿 공연
주민과 함께 마을·농악 복원작업
“전통예술로 농촌 살려내는게 꿈”

 

» 우도농악보존회 최용(45) 회장
“마을 분들은 400여년 전 도깨비와 했던 약속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7년 째 전남 영광에서 ‘우평마을 굿 축전’을 열고 있는 우도농악보존회 최용(45·사진) 회장은 23일 “지난달부터 달마다 음악제의 형태로 치병과 치유를 위한 상설 마을굿 공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라도 영광·함평·장성·고창 등지에서 전승돼온 우도농악(전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의 맥을 잇고 있는 최 회장은 영광읍 우평마을에서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전통 마을굿을 명상과 치유의 매개체로 접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평마을은 원래 도깨비들이 살던 터였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마을에 들어와 살면서 도깨비와 한바탕 시비가 붙었지요. 사람들은 도깨비들에게 ‘무엇을 해주면 되겠느냐’며 달랬습니다. 도깨비들은 다섯 그루의 당산나무를 심고 당산제를 지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최 회장은 2005년 우평마을을 주목했다. 98년부터 영광 7개 마을을 찾아 꽹과리, 장고, 북, 징 치는 법을 가르치며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마을굿을 지낼 수 있도록 도왔던 그는 “우평마을은 한국전쟁 때도 마을굿을 빠뜨리지 않았을 만큼 주민들이 당산을 진심으로 믿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평마을 사람들은 90년대 중반부터 굿과 풍물(농악) 등은 생략한 채 제사만 지냈다. 이농 등으로 음악을 연주할 인맥이 끊긴 때문이었다.

대신 그는 우평마을 주민들에게 마을굿을 함께 살려보자고 제안했다. 우도농악보존회는 2005년 11월(음력 10월 정월 보름) 우평마을에서 우도농악 무형문화재 정기발표회를 열면서 주민들과 마을굿 복원을 시작했다.

우평마을 굿 축전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문화공동체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기획재정부 지원을 받으며 전승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마을 주민 25명이 주 1~2회 풍물을 배울 수 있게 됐고, 여성 주민 30명도 강강술래를 복원하고 있다. 또 다달이 넷째 주 토요일 오후 6시30분 우평마을에서 ‘치병·치유 음악제-당산 할아버지’라는 무료 공연을 연다. ‘당산제’를 지낸 뒤 전문 연희패들과 두레 풍물패의 걸판진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달 상설 공연은 장맛비 때문에 새달 2일로 연기됐다. 물론 11월엔 이틀동안 줄굿과 판굿 등이 포함된 우평마을굿을 원형대로 선보인다. 최 회장은 “젯상엔 도깨비들이 좋아했다는 수수떡과 메밀묵이 빠지지 않고, 주민들이 장만한 밥상을 관람객들과 함께 나눈다”고 말했다.

92년 전남대를 졸업하고 귀향한 그는 영광군농민회에서 문화패를 꾸리면서 우도 농악 명인 고 전경환 선생을 만나 제자가 됐다. 95년 전통무예인 ‘24반 무예 경당’에 입문한 그는 현재 7단의 ‘고수’다. 그는 “전통예술을 통해 농촌의 마을을 살려내는 것이 꿈”이라며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다섯 쌍의 부부를 유치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061)351-2666.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