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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이해~/묵상 자료

[스크랩] 자유로이 흐르도록






        자유로이 흐르도록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칭칭 감겨 있는 것 같다. 꽁꽁 묶여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없는 것 같다. 가만히 서서 파도를 받아 안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파도를 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수밖에. 저 매듭만 푼다면.... 저 매듭만. 혹시 이 매듭의 길이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항구에 머무르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박노해 님의 말처럼 나는 세상 파도를 타거나, 헤쳐 나가야만 한다. 근데 이렇게 묶인 채로는 그 리듬을 탈 수가 없다. 저 드넓은 바다와 춤추라고 지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자유를 춤출 수 있을까? 누군가가 나를 묶은 것이라 생각했지만 매듭은 내 두려움이 만든 것, 너무 멋지게 해내려는 마음이 나가지 못하게 한다. 꾸준히 저어 가다 보면 진정한 자유를 만나게 될 텐데. 내 항해 일지는 하얗게 매일을 넘기고 있다. 마음을 다하지 못하는 날들이다. 애달픈 고백도, 속수무책의 사건들도, 못 다한 사랑도 기록하지 못한 채 완벽한 날을 기다리며 비워 두고 있다. 나의 욕심에 눌려, 이제 나를 그만 놓아주어야겠다. 마음껏 사랑하며 주님의 바다에서 유유히 놀 수 있도록 자유로이 흘러갈 수 있게 기쁘게 놓아주련다. 못 다한 이야기들도 소중히 간직하며 내 항해 일지에 자국을 남겨야겠다. - 김선명 스테파노 수사, 마음 싹이 움트는 그림 이야기 -

     

    출처 : 꾸르실료
    글쓴이 : 평화가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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