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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의 생각~/말씀살이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 형이 유산을 가로챘다고 자신에게도 좀 나누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돈을 갖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며 부자의 비유를 해주십니다. 부자가 곡식을 두기 위해 곳간을 확장하지만 결국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며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 15)

 

 

    예수님은 모든 탐욕은 결국 생명을 유지하려는 마음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모든 욕구는 ‘생존 욕구’라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죽는 게 두려워서 돈을 모읍니다. 그러다 돈이 많으면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은 죽음과 함께 썩어버립니다. 돈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돈과 쾌락과 명예는 가지면 가질수록 공허하게 합니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작업하는 인부들이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큰돈을 들여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물에도 떨어지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인부들이 떨어졌던 것은 생존을 월급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돈이 생명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생존을 책임져주는 그물망이 있으면 오히려 돈도 더 잘 벌립니다. 우리가 먼저 찾아야 할 것은 그물망이지 돈이 아닙니다. 돈에 의지할수록 그물망이 필요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물망을 설치하기 전까지는 돈을 많이 받을수록 더 불안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은 그물망 앞에서 돈을 청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만 의지하면 돈은 저절로 오게 됩니다. 안 오더라도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게 이젠 생존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놀이가 됩니다. 

    그런데도 세상 대부분은 예수님께 나아오면서도 아직도 재물에 의존하고 그런 것을 청하러 옵니다. 영원한 생명을 책임져주실 분 앞에서 단 몇 년을 책임질 재물을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만 원만 달라고 하며 부모는 그런 역할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 자체가 안전망입니다. 

 

    우리는 삶에서 감사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일단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그 감사는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줄 안전망을 만났을 때 나옵니다. 세상 것에 집착하지 맙시다. 그런 것들은 다 생존을 위해 내가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의존할수록 공허하고 불안하고 외로워집니다. 우리는 그런 공허함의 늪에 빠지며 인생을 허비하지 않도록 영원한 생명의 안전망을 쳐놓고 살 수 있어야겠습니다.

 

-진 요셉 신부님의 (2022.7.31)주일 복음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