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성장 요인으로 본 한국불교의 과제“화합과 투명으로 사회적 이미지 개선해야” |
10년 사이 74%의 신도 증가세를 보인 천주교의 성장 바탕에는 재정의 투명화가 바탕이 됐다. 성직자의 대사회 이미지 제고(提高)와 농촌.장례 문화 선교의 성공도 한 요인으로 꼽는다. 사진은 주5일 근무제를 맞아 휴양지에서 ‘천막교회’를 여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가톨릭 자금 통합 관리.성직자 청렴성 유지 ‘호감’ 불 교 내부갈등 해소.재정운영 공개 절대 ‘필요’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신자수 변동을 살펴보면, 가톨릭이 74.4%, 불교가 3.9%씩 증가한 데 반해 개신교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대 이후 급속한 성장을 거뒀던 개신교가 최근 신자수의 급감을 수치로 확인하자 그 원인을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일상과 초월’이 공동으로 지난 11월30일 기독교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이란 주제의 세미나가 그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가톨릭 성장 이유와 개신교 신도 감소 요인을 통해 한국불교의 과제를 함께 점검했다. 성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까닭은 무엇일까. 인천 가톨릭대 명예교수인 오경환 신부는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만한 증가와 그 요인’에서 “가톨릭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오 신부는 가톨릭이 호감을 얻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는데, △천주교회의 결속력 △청렴성 △과거 군사정권 시기 인권문제 등에 저항해 정의종교로 비친 것 △장례 및 관혼상제 의례와 유교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인 것 △타 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 등이다.
가톨릭은 교구별로 움직이는데 전 세계에는 대략 5000개의 교구가 있고 교구장은 교황이 임명되며, 개개의 성당은 교황청과 각 교구의 지휘를 받는다. 또 교구 공납금제도가 있어서 수입 등급별로 5~62%까지 교구 공납금을 납부하도록 돼 있다.
공납금 제도와 함께 각 성당에서는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헌금은 신자들이 관리하며, 개신교와 달리 개인 헌금액도 공개하지 않는다. 헌금액으로 신자들의 경쟁을 유발하거나 압박하지 않는 것.
신부와 수녀들은 생활비와 주거, 노후 생활, 질병 치료를 교구에서 책임지기 때문에 주택을 소유하거나 재산을 모으지 않는 점을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 이유로 꼽았다.
재정의 투명과 성직자의 청렴함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가톨릭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기존 문화와 다른 종교에 대한 유연한 태도야 말로 가톨릭에 대한 사회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1920년대만 하더라도 가톨릭은 제사를 이단행위로 규정했었다. 하지만 1930년대에 들어서 유교식 조상제사에 대해 상당히 관용적인 조치를 취했다. 특히 한국 성당에는 유교문화권의 영향으로 유가족을 돕는 ‘연령회’가 조직돼 염습, 입관, 출관예절, 장례미사, 장지수행을 담당한다. 오 신부는 “연령회는 유교문화에 젖어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고 천주교회에 입교하겠다고 결심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30~40년대까지도 기독교를 믿지 않는 타종교에 대해 편협하고 독선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선교의 대상으로만 생각해왔던 가톨릭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거치며 “가톨릭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고, 갈라진 교회를 통해서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변했다. 특히 “예수를 믿지 않는 종교에도 옳고 성스러운 것이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그간의 편협성을 벗어났다.
이와 함께 가톨릭이 대 사회활동을 벌였던 1980년대는 신자증가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오 신부는 “가톨릭의 이런 실천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점차 알려졌고, 그들이 호감을 갖게 된 결과 지난 10년간 가톨릭 신자가 괄목할 만하게 증가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렇다면 개신교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회사회학연구소는 ‘개종자를 통해 본 한국인의 종교성’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다. 지난 9월 14명의 개종자들에게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개신교가 밀어내는 요인’과 ‘천주교가 끌어당기는 요인’으로 나눠 설명했다.
‘개신교가 밀어내는 요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세속화’다. 치열한 현대사회의 경쟁이 교회 안에서까지 반박되고 있어 안식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개종자들은 “교회가 지나치게 외형에 치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헌금에 대한 강요나 교세확장에 맹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실제로 한 여성은 교회에서 헌금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내도록 강요했고, 헌금을 많이 낸 교인이 금세 집사가 되는 것을 보고 실망해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설교나 성경에 대한 가르침도 깊이 숙고하기보다 ‘덮어놓고 믿으라는 식’이고 목사의 말에 “할렐루야” “아멘”을 외치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묵상을 강조하고 교리공부를 통해 합리적인 종교생활을 하는 가톨릭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꼽았다.
‘사모님 없는 교회, 밥 안 먹는 교회’를 찾아왔다는 예도 있는데, 목회자와의 상담 내용이 목회자 부인 등 다른 사람들에게 누설돼 당혹스러운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반면 사생활이 침범당하는 느낌에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따져서 선택해야 해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도 사례로 밝혀졌다.
반면, ‘천주교가 끌어당기는 요인’으로는 △성스러운 성당 △자유로운 성당을 꼽았다. 성당 미사의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나, 결혼하지 않고 경제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신부나 수녀들은 성스러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존경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또 개종자들이 말하는 개신교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피곤하다’는 것.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지나친 전도행위나 다른 교회 사람들을 자신의 교회로 끌어들이려는 모습 등은 곱게 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자 실천신학대학원 석좌교수인 박영신 교수는 “교회가 잡스런 세상과는 다른 성스러움의 세계에 들어서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집착하다보니 사회의 다른 집단과 구별되지 않을 만큼 세속화 됐다”며 “더 안타까운 것은 통계수치보다 성스러움을 잃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감수성도 갖지 못하고 겉모양의 크기를 두고 요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독교만의 일은 아니다.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불교도 지난 1995년부터 3.9%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인구구성비로 따지면 23.2%에서 22.8%로 인구비중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놀라운 성장비율을 보인 가톨릭과는 달리 불교포교가 침체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주었다.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불교계 역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조계종 종책모임인 화엄회는 지난 9월 ‘한국불교 미래를 준비한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포교전략과 실천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고, 도심포교와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힘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가톨릭의 성장요인 다섯 가지로 미루어보아 포교전략 외에도 세속화된 불교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과제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사람들이 꼽은 가톨릭에 대한 호감요인을 비교해보면 가톨릭과 불교의 차이는 크지 않다. 신부, 수녀의 청렴성이 출가수행자보다 월등히 우월하다고 볼 수 없고, 불교는 그 어떤 종교보다 긴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이기도 하며, 다른 종교와의 대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는 ‘종교인구 변화와 불교, 종단의 나아갈 방향’에서 “가톨릭의 성공비결은 엄숙한 규율 속의 성직자 상이라든지 음성 꽃동네 같은 사회복지 사업이나 의료, 교육사업 등 깨끗하고 도덕적인 이미지가 성장의 동력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불교는 근대 이후 내부갈등이 폭력사태로 이어지면서 사회적인 이미지를 실추해나갔다. 불교의 정화운동은 ‘비구-대처간의 갈등’으로 인식됐으며, 1998년과 1999년의 종단사태는 폭력으로 얼룩져 사회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사회구성원들만이 아니라 신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불교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 역시 부정적으로 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출가자의 청정함을 위협하는 문제는 또 있다. 재정의 투명성이다. 수입과 지출이 매달 공개되는 성당과 달리 사찰의 재정은 스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의 여지가 되고 있다.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스님은 ‘한국불교의 문제점과 그 개선방안’에서 “스님의 사회지탄의 대상이 되는 요인 중 하나가 금전관계”라며 “삼보정재(三寶淨財)의 낭비를 막고, 불자들의 성금을 불교발전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가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를 통해 스님은 “승단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고, 재가자도 불교 교단의 일원이라는 주인 의식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속화를 극복하는 것이다. 가톨릭이 청렴함과 성스러움으로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을 거울삼아 불교 역시 내부갈등으로 실추한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포교사단 최주식 대외협력위원장은 “한국불교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종교로 중생들에게 지혜를 전해줘야 한다”며 “교세확장을 앞세우기보다 정법을 내세워서 포교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이평래 교수는 ‘한국 대중불교의 신행 재조명’을 통해 “스님들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수행하며, 어떻게 실천하고, 신도들을 어떻게 인도하느냐에 따라 불교의 미래가 결정된다”며 “불교 역시 철저한 계행을 바탕으로 종단과 승단 및 사원의 대사회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 포교분과위원장 지원스님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마음가짐으로 노인.장애인.어린이 복지사업을 통해 사회에 회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종단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포교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는 것에 비해 실천은 아직 미비해 이런 풍조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286호/ 12월1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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