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싸랑~ 사랑 내 싸랑이야~ "싸랑~, 사랑, 사랑 내 싸랑이야~. 싸랑, 사랑, 사랑 내 싸랑이지." ◆무당, 스님, 교수도 판소리 배운다
최근 판소리 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무속인 김민희(28·서울 방학동)씨는 두 달 전부터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우리국악배움터'에서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김씨는 "굿을 할 때 목소리가 크고 우렁차야 구경꾼들도 신명이 나고 신(神)도 잘 찾아온다"며 "목소리가 작아서 고민을 했는데 옆 동네 무당이 '판소리를 배워보라'고 권해서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시원스런 목소리가 필요하기는 스님도 마찬가지.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의 판소리 학원 '국악의 향기'에서 판소리를 배우고 있는 평촌 H사찰의 한 스님은 "염불이나 설법(說法)을 할 때는 복식호흡을 해서 배에 힘을 줘야 하는데 판소리를 배우면서 복식호흡이 자연스러워져 목소리가 묵직해지고 낭랑해졌다"고 말했다.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지동철(39) 교수는 "판소리를 배운 뒤로는 유도를 가르칠 때 기합 소리로 단번에 학생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중에는 판소리가 집중력을 높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자녀에게 판소리를 가르치는 사람도 많다. 아들 박경태(6)군을 1년째 판소리 학원에 보내는 김의진(여·40·경기도 의정부)씨는 "낯을 많이 가렸던 경태가 판소리를 배운 뒤론 성격이 많이 외향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판소리의 발성법, 실용성 인기 판소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것은 판소리의 독특한 창법 때문이다. 판소리는 목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아랫배에서 입으로 곧바로 뽑아내는 '통성'을 사용한다. 전남대학교 국악과 전인삼 교수는 "마이크, 앰프 같은 별도의 음향 장치가 없어도 소리꾼의 창 소리가 무대 끝까지 울려 퍼지는 것은 통성을 이용한 발성법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귀곡성(귀신 울음 소리), 순음(입술음), 치성(이빨로 내는 소리), 아귀성(입 안에서 왔다갔다 하며 내는 소리) 등 판소리에는 다양한 발성법이 있다. 소리꾼 한 명이 판소리 완창을 하려면 10명이 넘는 인물을 혼자서 다양한 발성법을 이용해 연기한다. 이 과정에서 목소리의 표현력과 감성도 풍부해지기 마련이다. 전 교수는 "직업적으로 우렁차고 낭랑한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판소리 훈련을 받으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소리의 이런 '실용성'을 보고 수강생들이 몰리자, 판소리 강습학원도 일반인을 위한 강의를 적극적으로 개설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K판소리 학원은 수강생들 '취향 기록부'를 만들어 각 수강생이 좋아하는 곡과 싫어하는 곡을 꼼꼼히 기록한 뒤, 좋아하는 곡들만 선별해 가르친다. 춘향가 중 '쑥대머리', 심청가 중에서는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 흥보가 중에서는 '가난타령' 등 '인기곡'들을 집중 교습하는 방식이다. 판소리학회 정병헌 회장(숙명여대 국어국문과 교수)은 "판소리의 실용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판소리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국악인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소리가 대중음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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