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난 호에서 제대 공경에 대해 잘 배웠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현존하시는' 감실을 공경하는 모습이 옳은 듯하지만, 성당에서는 제대를 향하여 절하는 것이 바른 에절입니다"라는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성당 안의 감실은 어떤 의미인가요?
장재봉 부산교구 소속 사제이며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윤리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주머니 속의 윤리>, <소곤소곤 이게 정말 궁금했어요>가 잇으며, <살아 계신 주님, 성인 따라잡기>를 번역했다.
![](http://www.biblelife.co.kr/na/2009/4/b-1-4.jpg)
A 우선 제대 공경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글이 나간 후에 문의도 많았고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분도 많으셨는데요. 이러한 반응을 접하면서 많은 교우들께서 살아 계신 하느님을 흠숭하고 그분의 뜻을 살아내기 위해 힘을 다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 퍽 반가웠고, 많이 행복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제 감실이 생겨난 배경을 말씀드리면서 오해를 풀어드리겠습니다.
축성한 빵을 보존하는 관습은 초대 교회 때부터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통상, 주일에만 미사를 봉헌하였던 만큼 성체를 보존해두는 일이 매우 중요했지요. 그럼에도 성당건물이 따로 없이, 예배드리기에 적당한 가정집에 모여 미사를 거행했으니 성체를 따로 보존하는 장소가 존재했을 리가 만무합니다.
따라서 사제가 자신의 집에 성체를 보관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지요. 그리고 성체를 보존한 이유는 신앙 때문에 감옥에 갇힌 이들이나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환자들, 특히 임종의 위험에 처한 교우들이 하느님 곁으로 가는 도중의 양식, 즉 노자성체를 영해 주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종교 박해가 끝난 이후 성당건축이 이루어졌지만 당시의 성당 안에서도 성체를 보관했던 장소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7-8세기의 문헌을 통해서 성체가 제의방에 보관되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미사에서 남은 성체를 보관하고, 또 미사 중에 제병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 가까운 제의방이 가장 적합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갖게 합니다. 축성된 빵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 자체이므로 자연히 그 앞에서 기도를 바쳤고, 그 즈음 미사를 지내지 않는 평일에도 성체를 그날의 양식으로 영하는 관습이 교회 안에 자리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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