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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의 생각~/영어배움터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뉴요커가 어그 부츠를 사랑하는 진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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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어그 부츠를 사랑하는 진짜 이유

Posted: 20 Nov 2009 03:38 PM PST



  엊그제 '공종식기자'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블로거님께서 따님들의 어그부츠구입기를 통해 뉴욕 초중고생들의 어그부츠 열풍에 대해 쓴 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째 '어그부츠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유'의 결말이 '그냥 뉴욕 초중고에서 유행이니까' 식으로 아쉽게 끝난것만 같아서 부족하지만 몇 자 첨언하여 행여나 그 속사정이 더욱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일단 뉴욕이라는 도시가 다른 미국 지방들과 다른점에 대해 기술하겠습니다. 한국인들이 뉴욕에 처음 도착해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바둑판식으로 잘 정돈된 도시구조입니다. 맨하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확하게 도로의 한가운데 서서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면 땅의 끝이 보입니다.(물론 날씨가 아주 좋은날에만 선명하게 나타나지요.) 이렇게 완벽한 바둑판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다가 스트리트(횡단)와 애비뉴(종단) 도로에 대한 개념이 완벽하게 되어 있어서 주소 체계도 매우 간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당장 싸인펜으로 친구와 오목을 두어도 될 법한 바둑판 구조의 맨해튼

  UGG부츠 이야기에 왜 도시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냐구요?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지역은 자동차 없이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주거지와 상업지역이 완전히 분리되어있기 때문에 자동차로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뉴욕 맨해튼은 한국의 종로나 강남역 같은 교통 지옥입니다. 상점과 주택이 바둑판 도시 안에 오밀조밀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던가, 20여분내로 갈 수 있는곳은 그냥 걸어다닙니다. 뉴요커들의 도보량은 비교적 엄청난 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도 미국인들은 외출을 해도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자동차 안, 식당, 극장-보냅니다. 현관문에서 목적지의 출입구까지 자가용이 수송해 주니까요. 심지어 우산이 가족 명수만큼 넉넉하게 여러개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뉴욕에서 생활하다보면, 1시간동안 친구와 식사를 하기 위해 왕복 30~40분 이상을 걷기도 하고, 길을 걸으며 밥을 먹을 일도 생깁니다. 자가용보단 대중교통이 중요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만큼 걸을 일도 많은, 한국 사람과 꽤 흡사한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지요.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인들의 쇼핑 패턴. 뉴욕같은 대도시를 빼고는 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미국에서 솔리드 티셔츠를 판다' 편)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뉴요커들, 특히 멋쟁이 아가씨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이 바로 부츠입니다. 비가오는 날이면, 우리나라에서는 병아리 유치원생들이나 신을법한 형형색색의 고무부츠가 뉴욕을 장식합니다. 꽉꽉 막히는 도로변에서 튀어올라오는 오물, 정신 없는 인파들의 치임 속에서 하루 종일 걸어다니는 뉴욕 멋쟁이들에게는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 발을 젖지 않게 도와주는 고무부츠가 살아가기 위한 필수 아이템인 것입니다.

길에 고무장화 신은 여자들이 보이면 그날 일기예보에 오후 비소식이 있었다는 뜻이다.

UGG또한 부츠 디자인에다가 안쪽이 털로 되어있어서 보온성이 뛰어나기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걸을 일이 많은 뉴요커들에게는 땅으로부터 전해지는 한기와 눈이 반쯤 녹아 질척대는 보도블럭으로부터 발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최고의 패션 아이템입니다. 게다가 발을 두툼하게 만들어주는 UGG자체의 디자인이 역으로 다리 라인을 완전히 살려주는 레깅스를 선호하는 최근 몇년간의 패션 추세와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헐리웃 스타들의 UGG사랑까지 더해져 뉴욕을 비롯해 여러곳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 이해가 되셨나요?

UGG에 레깅스, 지난 몇년간 뉴욕 패션의 감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