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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함께~/국악사랑

김소현,박정선,김새야

구례=문갑식 기획취재부장

 

입력 : 2009.04.11 03:25 조선일보

 

봄바람 속에 동편제가 울려 퍼진다. 저 멀리 지리산 자락과 벚꽃 터널, 섬진강의 푸른 물결이 어우러졌다. 북을 두드리던 김소현... /조선일보

 

지리산 자락을 울리는 동편제… 섬진강 물결이 춤을 추네
'부창부수' 이어 딸까지… 우린 '소리 가족'
'판소리 동편제'
애절한 서편제와 달리 강하게 끊어지는 곡조 "툭하면 따로따로 '실종' 산속 들어가 '獨功'하는거죠"

 

매화(梅花)가 볼만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간 전라남도 구례는 벚꽃 천지였다. 예로부터 이 땅에는 벚꽃만큼이나 기인이사(奇人異士)와 장인(匠人)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이 그들을 품기에 알맞았고 칠백리 섬진강 구비구비는 예혼(藝魂)의 자양분이 됐다.

구례 땅은 판소리 양대 산맥 가운데 하나인 동편제(東便制)의 고장이다. 오정해가 주연한 영화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서편제(西便制)는 전남 보성, 강진, 해남 쪽 소리다. 애절하고 부드럽고 호흡이 길다. 동편제는 구례, 남원 쪽 소리다. 강하고 호방하며 호흡이 짧다.

동편제는 가왕(歌王) 송흥록(宋興錄)부터 송만갑(宋萬甲) 유성준(劉成俊) 임방울 박초월(朴初月) 김소희(金素姬)로 이어지다 남원 출신 강도근(姜道根)이 1996년 사망한 뒤 맥이 끊길 뻔했다. 수제자를 두지 않은 그는 숨을 거두기 전 "내 소리 하는 놈이 제자"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