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32_68.jpg) |
|
공동집전 신부님들 ▶ 주례 : 이영선(광주교구 노안성당) ▶ 강론 : 진우섭(광주교구 인덕성당) ▶ 서울교구 안충석, 전종훈, 이강서, 이영우, 조해붕 ▶ 광주교구 이영선, 변찬석, 고근석, 진우섭, 유기영 ▶ 인천교구 김종성, 이용옥, 장동훈 ▶ 전주교구 문정현, 송년홍, 김회인 ▶ 부산교구 김인한, 김태균 ▶ 원주교구 고정배 ▶ 예수회 김성환 | 한사람의 독선이 자연스러움을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강론 진우섭 신부
우산을 쓰고 미사를 드리는 신자분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미사를 시작하면서 사도 바오로의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2디모 4,17)을 외쳐 보고자 합니다.
다함께 외쳐 볼까요.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나를 우리로 바꾸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제가 가진 책갈피에 있던 성경속어입니다.
강론을 시작하면서 정말 이 자리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에게 힘을 주시길 간절히 청하고 분명히 하느님께서 그렇게 해 주시리라 믿으며 여러분과 몇 마디 나누어 볼까 합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신안군에 있는 섬입니다. 도시 본당에 살다가 섬으로 발령을 받아 가니깐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자연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자연과 함께 있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됩니다. 그것은 때가 되면 하느님께서 하늘이 세상이 스스로 그러하게 만물을 키워내고 인간에게 주고 인간이 그것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굳이 더 얻으려 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더 개발하려 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더 탐하려 하지 않아도 하늘이 세상이 자연이 우리에게 준다는 것을 몸 깊이 가슴 깊이 느끼게 되는 시간들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함께 하는 오늘 이날, 어떤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를 규정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시대,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려는 생각하는 시대가 이 시대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강이 흐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래서 그 강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가 자신이 사는 존재의 이유를 드러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오만과 한사람의 독선이 자연스러움을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제 명동에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사제가 성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신자가 성당 안에서 기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대. 사제들이 본당에서 미사하지 않고 이곳에 와서 미사하고 기도하는 것, 그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사제들이 사제관에서 자지 않고 길거리에서 자고 기도하는 것, 그것 또한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밥 먹어야 할 시간에 물과 소금을 먹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자연스럽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은 이 세대가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자연스러운 것처럼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한 것처럼 알고 느끼고 그렇게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우리 사제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여주에서 연피정이 있었습니다. 피정을 하면서 여주 강천보와 여주보를 둘러볼 시간이 있었습니다.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지금 강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은 실로 눈으로 볼 때 참혹하다고 생각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에 축구장을 하나 만드는 것처럼 모래를 쌓아놓고 강을 파헤치는 모습은 사람이 저리도 모질고 흉악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게끔 합니다.
우리가 뽑아 주었고 우리가 찍어 주었고 우리가 밀어주었던 그 사람이기에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알아보게 됩니다.
"자연과의 평화 없이 인간 사이의 평화 없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자연과 평화스럽게 지내지 않고 무엇인가를 억압할 때 그것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특별히 자유스럽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누군가 힘 있는 자들에게 억압받고 눌려지고 그래서 그들이 표현의 자유가 되었던 언론의 자유가 되었던 집회의 자유가 되었던 그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시대, 바로 그것이 지금 2010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30년 전의 모습도 똑같았습니다. 한사람이 자신의 집권을 위해서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총과 칼로 희생시켰던 것처럼 그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그들을 고문하고 죽였던 것처럼 2010년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한사람이 자신이 가진 거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뭇생명들을 죽여가고 그 뭇생명들을 대변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그들에게 좌익이라고 좌파라고 빨갱이라고 이름 짓습니다.
그 모든 시간들 안에서 우리의 삶을 반성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억압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 위에서 굴림하고 싶어 하고 무엇 하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세상과 자연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착취하는 우리의 마음들을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성찰과 반성 안에서 우리가 자라고자 하는 시대, 강이 강으로서 흘러가고 그 강안에서 뭇생명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들어내고 그래서 우리 또한 부자연스러운 것을 부자연스럽다고 당당히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바꾸어가는 시대가 되리라고 희망해 봅니다,
예수님께 오늘 때가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그때, 우리가 함께 강에서 뭇생명과 노래하고 뭇생명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람들과 하느님의 관계 안에서 성취하는 그날을 희망하면서 잠시 묵상하도록 하겠습니다.
|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35_138.jpg) |
|
|
2010년 5월 18일 ㅣ 단식기도 2일째
강에 미친 우리들 덕분에 강이 살아날 수 있다면...
하루 종일 오락가락 내리는 비 미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우리 자리(?) 소식을 듣고 달려온 분들이 많았다. 비가 계속 내려서 산책을 할 수도 없고 몸을 잠시나마 풀어볼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함께 모여 있으니 다들 좋은가 보다.
강이 다시 자연의 모습을 찾았으면... 저녁기도를 마치고 기도회를 시작하려는데 비가 더 내린다. 비가 더 내려서 4대강 공사로 막았던 보가 다 떠내려가고 강이 다시 자연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말씀 나누기에서 김성환 신부님의 "사람이 미치든 우리가 미치든 강에 미친 그 사람 때문에 강이 죽을 수도 있지만, 강에 미친 우리들 덕분에 강이 살아날 수 있다"는 이 말씀에 밑줄 쫙~~~
|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36_1319.jpg) |
|
|
김성환 신부님은 말씀나누기에서 4대강 공사 현장을 한번 가보면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4대강에 대해서 크게 몸에 와 닿지는 않지요. 제가 사는 곳에서 1시간만 가면 상주보가 건설되는 현장이 나옵니다. 그곳엔 유명한 경천지가 있고 상도 촬영지가 있습니다. 올해 초에 다녀오니깐 지율스님이 왜 그렇게 미쳤는지 이해가 됩디다. 뭇생명들의 죽어가는 신음소리에 미쳤는데, 여러분도 한번 다녀오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상주보 건설 현장 주변 경관들은 낙동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예요. 한번 보니깐, 그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 그곳 주변의 논이 그렇게 아름다웠어요. 제가 9년째 논농사는 짓고 있고 마을 공동체 운동을 하기 때문인지 그 공동체와 그 논을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뭐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지요, 완전히 미치지는 않지만... 가장 아름다운 기도는 현장에 한번 가서 여러분 나름대로 느껴보는 것이 아닐까요. 지율스님 백분 정도만 있으면 4대강 사업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어느 정도, 완전히 미친 사람들은 다행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미쳐야 이것을 막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여러분들의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가 죽으면 미칠 수밖에 없죠? 그 죽어가는 현장을 보면 잠을 잘 수가 없는데... 우리가 미쳐야하고 우리가 미친것이 주변에 전달이 되면 이것이 아마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고 각자가 살면서 시간 되는대로 파헤쳐지는 4대강에 가서 잠시 묵상을 하고 생생하게 내가 왜 이것을 지켜야하는지, 생존권이 박탈당하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지시길... "
우리는 춥지 않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비가 와서 끝기도는 가톨릭 회관 입구에서 바쳤다. 모두가 다 돌아가고 잠자리를 마련하는 데 바람이 불고 비가 들어 닥친다. 오늘 밤은 어제보다 더 추울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춥지 않게 잘 수 있다. 왜냐면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힘들게 자면 잘수록 4대강 삽질로 죽어가는 뭇생명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그들의 희생에 대한 보속을 바칠 수 있으리라.
|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38_1333.jpg) |
|
|
|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37_1327.jpg) |
|
|
|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39_1339.jpg) |
|
|
|
![](http://www.nahnews.net/news/photo/201005/3540_10140_1344.jpg) |
|
▲기도장을 찾은 용산참사 유가족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