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13 Feb 2011 03:47 PM PST 사진이 없는 미국 이력서
미국 유학중일 때 이야기입니다. 대학 4학년 필수 수강과목중에 'Senoir Lab'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졸업후 사회진출을 위한 각종 준비물-포트폴리오 준비, 이력서 쓰기, 취업자리 구하는 방법-등을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이력서를 써 오라고 해서 사진을 직접 찍어서 붙여가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미국인 친구가 묻습니다.
이력서에 사진을 왜 넣어?
뭐라구? 황당했습니다. 이력서에 사진은 기본인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는 것이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역시나! 미국 이력서에는 사진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얻은 한국이력서 중 상위 10개의 모습. 모두 사진을 넣는 란이 있다.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찾은 영문 이력서의 모습. 상위 10개 중 단 하나의 사진만이 발견되었다. 그는 영화배우를 지원하는 사람이었다.
이력서에 사진? 촌스럽다 생각하기도
무형식이 형식인 미국의 이력서
한국에서 이력서라고 하면 형식이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 사진이 주로 좌우측 상단 중 한곳에 위치하고, 마치 바둑판처럼 선을 모두 그러 공간을 마련한 다음 이름, 성별, 나이, 연락처, 주민번호가 들어갑니다. 아랫부분에는 학력과 경력을 기술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이력서는 그러한 칸분할이 전혀 없고, 마치 보고서를 쓰듯 경력과 학력이 자유롭게 씌여집니다. 칸분할 대신에 대제목과 소제목 등으로 앞으로 말할 내용을 분류하며, 쓰이는 서체의 종류와 굵기, 크기 등으로 이력서를 최대한 읽기 편하게 만들려 노력합니다. 여기에 덤으로 커버 레터(cover letter)라고 하여 나의 특장점과 경력, 그리고 취업에 대한 의지를 짧게 피력하는 반 페이지 정도의 편지를 앞에 붙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두 나라의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의 이력서는 나의 이력 정보를 양식에 넣어 제공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력서에 사진이 왜 필요할까?
얼굴이 중요한 직종이 아닌 이상 얼굴로 사람을 뽑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서류 전형이 끝나면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회사에서는 사람을 뽑습니다. 만약, 만에 하나 얼굴로 사람을 뽑는다 하더라도 인터뷰를 하면서 충분히 그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얼굴과 이름이 일치하는지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 라는 이유를 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면접시에 주민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여 신원확인을 할 수도 있을텐데, 왜 서류전형시부터 사진을 요구해야만 할까요? 오히려 사진이 더 필요한 나라는 전 세계 사람들이 뒤섞여 살고 있는 미국일지도 모릅니다.
사진 합성이 문제라면 사진을 빼자
요즘은 디지털카메라와 포토샵의 발전으로 사진을 적절히 고쳐 쓰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때문에 회사에서는 '합성 사진때문에 면접을 볼 때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는 제하의 기사를 자주 보곤 합니다. 어차피 합성 사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필름카메라 시절에도 점이나 곰보자국 등은 얼마든지 사진관에서 수정이 가능했었으니까요. 사진을 보고 실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 이제 사진을 요구하지 않아도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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