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신부님, 저는 지금 교제중인 남자친구와 혼인을 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성당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고, 9년째 사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와 혼인하려는 남자친구가 사업하다가 큰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일 민법상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저의 통장에 있는 돈도 몽땅 신랑 빚 청산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 3~4년 내에는 혼인신고를 하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그래도 신자인 저희는 성당에서 꼭 혼인하고 싶습니다. 가능한 것인가요?
대답입니다
자매님, 혼인을 앞두고 참 어려운 처지이시군요.
성당에서 혼인을 할 때에 혼인진술서를 당사자들이 작성하게 됩니다.
거기에 보면 여러 질문들이 있는데, 이러한 질문이 있습니다.
“성당에서의 혼인식이 끝나면 국가법대로 혼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의 의미 안에는 신자도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국가법을 지켜야 된다는 요구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혼인에 대해서 우리나라 민법과 교회법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혼인이 효력을 발생하는 시점이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이고,
교회법에서는 혼인이 성립되는 시점이 당사자들이 ‘혼인합의’(Consensus)를 주고받는 순간입니다.
즉 남남인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 것이 ‘혼인신고’를 통해서인가?, ‘혼인합의’를 통해서인가? 하는 차이입니다.
교회에서는 성당에서 혼인하는 신자들에게 그 나라의 민법도 합법적으로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자매님의 경우에는 도저히 그러할 수가 없는 처지라는 말씀이군요.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혼인신고를 할 수가 없으시고 하니 말입니다.
예, 방법은 있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나라의 국가법을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혼인법 중에는, ‘국가법률로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거행될 수 없는 혼인은 교구 직권자의 허가를 받고 혼인을
맺을 수 있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자매님에게는 복음과 같은 법규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당신부님을 통해서 교구장 주교님의 허가를 받은 후에, 성당에서 혼인을 맺으시면 됩니다.
이 경우 혼인신고를 연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누가 봐도 정당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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