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가대론 (1) - 지휘자, 반주자 |
▣ 성가대론 (1) - 지휘자, 반주자
몇회에 걸쳐 김건정님의 [교회 전례 음악]책중에서 성가대의 조직과 운영 및 육성 방안에 대하여 설명한 성가대론을 게재 예정입니다. (Text는 백석성당 home page에서 인용하였습니다)
한번씩 꼭 읽어 보시면 성가대를 하시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입니다. 책은 제가 가지고 있으니 전체를 읽고 싶으신 분은 연락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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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성가대론
이 장에서는 성가대의 조직과 운영 및 육성 방안 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성가대라고 하여도 훌륭한 조직과 운영으로 모범이 되는 큰 성가대가 있고 교우들조차 자기의 성당에 성가대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미미한 성가대도 있다. 따라서 성가대에 관한 조직과 운영 실태를 말할 때에 어느 수준의 모델을 미리 설정해 놓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주일 교중(또는 중심) 미사를 기준으로 할 때 미사에 참례하는 교우의 수가 300명-600명 정도이고 성가대의 규모 또한 25명-50명 정도가 되는 교회[이러한 교회라면 도시의 성당 대부분이 해당된다.]를 대상으로 한다.
1. 성가대 조직
1) 지휘자
(1) 조직의 제1 요건
기존 성가대이든 새로 창단하려는 성가대이든 지휘자가 확보되어 있지 아니하면 성가대 조직은 언급할 여지도 없게 된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급 합창단과 달라서 교회의 성가대원은 신앙심에 기초로 하여 “봉사”하려는 사람이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성가대를 구성하는 인적 요소의 핵은 지휘자일 수밖에 없다. 미사 때 지휘자 없이 전례를 진행하고 연습 시간에 지휘자 없이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애써 모은 성가대원들은 소리 없이 흩어져 버린다.
바쁜 현대 생활을 영위하는 젊은 신자들은 시간을 황금처럼 여긴다. 귀한 시간에 기대한 소득(새 성가를 배운다든지 음악 지식이 향상된다는 욕구에 대한)이 없다고 판단될 때 미련 없이 그 단체를 떠나 버리고 마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역으로 말해서 유능한 지휘자를 확보해 놓으면 성가대원들을 모으고 조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유능한 지휘자를 구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신앙이 없는 음악가를 초빙한다면 합창 지휘자일 수는 있지만 성가대 지휘자는 아닐 것이다.
2) 반주자
교회의 악기인 오르간 주자를 구하는 문제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흔히 교회 주보나 광고 시간을 이용하여 반주자를 물색하는 일이 있지만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라고 하여 반주를 잘하리라는 기대는 어긋나고 만다. 터치 감각의 차이와 주법의 차이는 상당한 시간의 적응을 필요로 한다. 학교에서나 또는 가정에서 풍금을 자주 연주해 본 사람이라면 적응이 한결 빠르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반주자=여성으로 고정 관념이 되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아니한 현상이다. 워낙 남성 지휘자가 귀하다 보니 반주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면 지휘를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지만 가톨릭 교회의 전통은 남성이 반주를 맡았다. 물론 옛날의 오르가니스트가 오늘날의 반주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주의 여성화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반주자의 첫째 요건은 반주 능력이지만 더욱 중요한 요건은 성실성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연습과 미사에 자주 결석한다면 자격이 없다. 때로는 지루한 파트 연습과 지휘자의 질책을 감내해 가며 반주자의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확호한 신앙심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재능을 하느님께 바친다는 생각으로 임하지 않으면 반주자가 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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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2) - 성가대원, 단원확보 |
3) 성가대원
(1) 단원의 수
성가대원은 양이 중요한가 질이 중요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초대 교회 시절 이후 중세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전문가들이 성가대원이 되었다. 이들은 어린 소년 시절부터 성가대원이 되어 보수를 받는 직업인으로 성장하거나 사제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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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직업적인 전문가들만으로 구성된 성가대는 없다. 음악을 전공한 신자들은 교회 봉사를 외면하고 아마추어 신자들이 일선 교회 음악의 저변을 맡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성가대원은 많을수록 좋은가? 이 문제에 관한 한 유감스럽게도 좋고 나쁘고 판단할 여지가 없다. 성가대 간부나 지휘자로서 성가대원을 자청하는 사람들에게 거절할 입장이 도무지 안 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라도 많아야 좋은 긴박한 여건이 만성적으로 계속되고 있으므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구제 불능의 음치라거나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 따위- 에 해당되지만 않으면 그저 고맙게 생각할 정도인 것이다. 체계가 잡힌 성가대라야 성가 한 곡을 불러 보는 정도의 오디션을 하는 현실이다. 성가대원의 수는 혼성 합창인 경우 최저 20명, 동성 합창인 경우 15명은 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더 적은 인원으로도 합창이 가능하겠지만 비전문가들이라는 점은 감안하면 이 이하의 수로는 제창 성가라면 가능할지라도 합창 연주엔 무리가 따른다.
혼성 합창의 최저선인 20명은 대략 소프라노 7명, 알토 5명, 테너 4명, 베이스 4명 정도를 뜻한다. 각 파트간에 1-2명 정도의 융통성은 있지만 남성 단원의 수가 적어지면 곤란하다. 동성 합창일 경우 2성부로 8 : 7 정도 또는 9 : 6 정도도 무방할 것이다.
(2) 단원 확보 방법
성가대원을 확보하는 방법에 이렇다할 정도(正道)는 없다. 그러나 경험적인 결과로서 가능한 여러 방법을 제시하기로 한다.
① 모집 광고
본당 주보에 성가대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게재하거나, 게시판에 그럴 듯한 포스터 광고를 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별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된다. 바쁜 현대인들은 주보의 광고나 게시판에 눈길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② 성가대원들의 개별 유도
미사 끝난 후 퇴장할 때 평소에 지면이 있거나 음악적 소양이 있음직하게 보이는 신자에게 접근하여 성가대에 입단을 권유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상당한 효과가 있다. 특히 한국 사람은 음악에 관하여 자신감이 없다. 또한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를 꺼려 하기 때문에 성가대에 들어가고는 싶으나 기회나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적당한 방법이 바로 이런 방법이다.
③ 추천
합창이나 성가대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인사로부터 자기의 대자 대녀 또는 지인을 추천받는 방법이다. 성가대 활동과 성가에 관심을 가진 사목 위원이나 음악가에게 부탁하며 추천을 요청하면 효과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도시의 주택가에는 이러한 잠재력이 항상 있다.
또한 본당 수녀님들의 권유도 크게 작용한다. 대개 교리를 담당했던 수녀님이 신영세자들의 자질을 파악하고 있으므로 수녀님의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 성가대 생활에 잘 적응하는 확률이 높다. 특히 어머니 성가대원의 확보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다.
④ 본당 신부님의 권유
어느 교회든 사제는 존경을 받는다. 특히 가톨릭 교회의 주임 신부님은 권위가 있으므로 활동 단체로 성가대를 지정(?)하면 신심 깊은 신자는 순명하는 마음으로 성가대 생활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 특히 신영세 대상자들이 교리를 끝내고 사제와 최종 면접 때 그 신자의 인사 카드를 참고하여 성가대 활동을 지정할 경우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즉 이 방법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⑤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 조성
신자들로 하여금 성가대의 입단하도록 성가대의 품위를 유지하는 고차원적인 방법이다. 미사 중 봉헌이나 영성체 행렬 때 성가대만의 유려한 합창을 신심 깊게 연주를 지속하면 뜻있는 젊은이들이 성가에 매료되어 성가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성음악 발표회나 성탄 또는 부활 대축일의 성가를 멋지게 연주할 경우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다.
성가대원이 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입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⑥ 기타
이 밖에도 기발한 묘안이 있을 수 있다. 성가대 간부들이 합심하여 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기로 한다. 본당 사무장의 협조를 받아 성가대원 가용 자원 명단을 작성한다.
이 자원(資源)은 대학생, 직장인 등으로서 연령이나 환경이 적합한 사람이 모두 대상이 된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 우편을 이용하여 초청장을 발송한다. 초청의 취지는 신앙이나 성음악에 관한 좌담회라든가 음악 감상회, 또는 더 적당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지휘자와 성가대 간부들이 다과회를 개최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하여 성가대를 소개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지휘자 입장에서 관심이 있는 계층은 고등학교 졸업반의 학생이다. 대학 입시나 취업의 고비가 지나면 연락을 취하고 성가대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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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3) - 단원자격 |
(3) 성가대원의 자격
성가대원은 두 가지 기본 자격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가톨릭
신자라야 하고 둘째는 음악에 소양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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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조건은 가톨릭 신자이거나 또는 신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세례를 준비 중인 예비자로 그 요건을 완화할 수 있다.
둘째 조건은 추상적인 자격 요건인데 음악에 소질이 있거나 음악에 대한 노력을 성실히 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음악에 관한 소질과 관련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흔히 말하는 음치(☞著者註/音痴: 음치의 원인은 두 가지를 든다. 선천적인 음치와 후천적인 원인인데 음치의 대부분은 후천적 음치이다. 음치가 되는 이유는 청각 기능에 이상이 있어서 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에 제 음을 못 내는 경우와 듣고 노래하는 생활 습관을 안 들여서 음악과 담을 쌓고 지내는 경우로 대별할 수 있다. 후천적 음치 중에서도 후자의 경우는 꾸준한 훈련으로 고칠 수 있다고 본다.)가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존재하기는 하지만 한 성당에 한두 사람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희귀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겸양의 말로서 스스로 음치임을 내세우며 성가대원 되기를 지레 포기하는데 실제로 다른 장소나 다른 기회에 그의 노래 솜씨를 들어 보면 결코 음치가 아니다. 간혹 오디션을 실시하여 오르간 건반을 누르며 소리 나는 음을 따라 해보도록 하면 그 음을 못 내는 사람이 있지만 긴장을 하기 때문인 것이 거의 모든 원인이다. 음치로 분류된 200명을 정밀 진단한 결과 불과 20명 미만이 실제 음치였다는 외국 연구 사례도 있지만 진짜 음치는 희귀하다고 하겠다. 음치에도 음정 음치와 리듬 음치가 있지만 리듬 음치는 더 희귀한 존재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10년 이상 수백 명의 젊은이들과 접촉해 보고 성가를 가르쳐 보았지만 음치로 진단을 내릴 만한 사람은 단 두 명(남성 1명, 여성 1명)뿐이었다.]
따라서 그토록 희귀한 음치가 아닌 한 소질이 덜 하더라도 꾸준한 자기 노력으로 성가대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심한 콧소리를 내거나 쇳소리가 나는 사람의 경우인데 올바른 지도를 하고 소리의 크기를 줄이게 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실제 문제는 이러한 극단적인 사례보다 성가대원들의 악보 해독 능력에 있다. 아주 쉬운 성가조차 시창이나 초견이 불가능하다면 재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셋째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성실성이다. 연습 시간 엄수를 소명(召命)으로 받아들이는 성실성이야말로 자신과 성가대 모두를 위하여 필요한 조건인 것이다. 성가대원이 된다는 것은 은총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이 밖에 사소한 요구 사항으로 라틴어를 가르치는 대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어야 하고 성가 연습 때 지휘자의 말뜻(음악적인 이론)을 알아들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런 정도라면 고등 고육을 받은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이상은 혼성 합창을 염두에 둔 성가대의 경우이다. 어머니 성가대의 경우에는 조건을 다소 완화하여도 좋을 것이지만 성대가 늘어진 사람은 제외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한 바이브레이션은 합창에 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교회 전례 음악/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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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4) - 조직관리 |
4) 조직의 관리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자격이 있다고 판정된 성가대원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하면 그 다음 문제는 조직의 유지이다.
성가대라는 단체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특수한 조직체이기 때문에 조직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모처럼 다져 놓은 조직이 와해되기 쉽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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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저한 출석 관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
연습 시간에 출석 점검을 성가대 간부가 하기도 하지만 지휘자가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많지 않은 성가대원들의 이름과 세례명은 외도록 하고 개개인의 신상 파악을 해 두어야 한다. 사전 보고 없이 결석했을 때는 그 원인을 파악하여야 한다. 본인의 건강 때문인지 집안에 경조사(慶弔事)가 있었는지 학교나 직장의 행사 때문이었는지 기타 등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성가대에서는 개개인의 영명 축일을 맞아 예쁜 카드 한 장이라도 전달하는 성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지휘자나 성가대장은 본인에게 경우에 따른 인사말(축하, 위로 또는 격려)을 전하고 관심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인간은 어찌 보면 퍽 단순한 감정을 가져서 이러한 세심한 배려가 성가대원들에게 감명을 줄 수도 있는 것 같다. 출석표는 연말(성탄절 같은 때)에 집계하여 우수 단원을 시상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2) 원만한 의사 소통
인간 관계에서 대화가 단절되는 것만큼 삭막한 것은 없다. 정해진 시간에 교회에 나와서 지휘자의 요구에 따라 합창 연습을 하고 나면 시간도 늦고 피곤하여 각자 집에 가기에도 바쁘다. 주일 미사도 마찬가지이다. 지휘자나 단원, 단원과 단원, 단원과 간부 이러한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없다 보면 곧 그 조직에 대하여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성가대 간부들은 지휘자와 상의하여 공식, 비공식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지휘자에게 요구하고 싶은 사항이나 간부들에게 건의하는 사항이 아니더라도 격의 없는 대화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 준다.
침체된 상태가 지속된 경우, 조촐한 다과회나 회식은 예상외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3) 보다 예술성 높은 합창곡에 도전
반복되는 미사곡과 일반 성가만 계속하다 보면 새로운 노래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게 된다. 특히 중견 단원일수록 보통 성가에 식상하여 성가 연습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예가 허다하다. 이럴 경우에는 수준이 좀 높은 성가(다성 음악이나 감동적인 현대 성가)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 새 노래를 배운다는 심리적 부담감과 긴장감이 작용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성가대의 합창은 교우들의 개창과 수준이 다르고 또 마땅히 달라야 한다. 성가대원들의 욕구 충족은 보다 차원 높은 전례 음악의 연주로 해소할 수 있다.
(4) 신입 단원에 대한 관리
신입 단원들의 중도 하차 사례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적성이 안 맞는다거나 시간이 없다든가 또는 자신의 능력 부족도 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단원들로부터 느끼는 소외감이다. 자신들이 마치 이방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느낄 때 성가대석이 불편한 것이다.
선배 단원들이 솔선하여 이들을 보살펴 주고 복잡한 전례도 이해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휘자의 애정은 중요하다고 하겠다. 필요한 경우에는 집의 방향이 같은 선배 단원과 신입 단원을 대자 대녀처럼 결연시켜서 보살펴 주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매일 미사」책이 나와서 전례 순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입 단원들은 여러 권의 성가집과 기도서를 뒤적이며 숨가쁘게(?) 돌아오는 성가 순서를 찾기에 진땀을 뺐다. 이럴 때 선배 단원의 친절한 도움이야말로 마땅하고도 옳은 배려인 것이다.
(5) 지속적인 단원 보충
성가대원은 수시로 보충하여야 한다. 40명 정도의 규모를 가진 성가대라도 1년에 10명 이상의 결원이 생긴다. 결원이 발생하는 사유도 다양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결혼이 많고 남성의 경우는 군 입대와 학교 졸업 후 취업 또는 결혼이 주 원이이다. 군 입대의 경우에 단원 관리를 잘하면 전역 후 성가대에 복귀하는 사례도 많다.
성가대는 본당 신부의 관심과 지휘자의 열성, 그리고 간부들의 노력이 있는 한 물이 깊은 샘처럼 신심 충만한 새 단원들로 계속 보장될 것이다.
(교회 전례 음악/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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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5) - 기구, 합창 수준 유지 |
(6) 성가대의 기구와 직무 분담
성가대는 교회내의 단일 조직으로는 가장 큰 단체에 속한다. 또한 교회내에서의 활동 빈도가 가장 높다. 그 이유는 통상 주 1-2회의 평일 연습이 있고 주일 미사가 있어서 최소한 주 2-3회 교회에 나오게 된다. 이것은 연중 시기에 그렇고 대림 시기나 사순절 시기에는 연습일이 대폭 증가되어 거의 매일 나오는 주간도 있다. 인원 수도 많고 활동도 많으며 미사와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직분을 수행하는 성가대는 조직 원리에 따라 어떠한 형태이든 기구를 갖는다. 교회마다 통일된 규정(규칙)이 아직 없기 때문에 보편적인 형태를 소개하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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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음악을 맡는 것이 기본 임무인 성가대의 기능상 책임자는 지휘자이다.
따라서 지휘자는 지도 신부, 또는 전례 위원장으로부터 전례 음악적 요구를 직접 받기도하고 전례에 관한 의논도 하게 된다. 기능상으로 볼 때 지휘자는 각 성부의 파트장을 임명하고 성가대를 지휘한다. 성가대장 이하 각 간부들도 당연히 성가대원으로 각 성부에 배속된다. 이렇게 볼 때 성가대를 대표하는 사람은 지휘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행정 관리의 측면에서 볼 때는 양상이 다르다.
대내외적으로 성가대를 대표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성가대장(또는 성가단장)이고 문서의 발신, 수신권자도 성가대장이다. 성가대장 예하에 부대장이 있고 이를 보좌하는 간부들(총무, 부총무, 서기 또는 회계)이 있으며 필요에 따라 각부(전례부, 홍보부, 봉사부, 전교부 등)를 두기도 한다.
성가대의 역사를 돌아보면 지휘자=성가대장의 형태였고 한 사람이 겸하는 것이 편리한 점도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성가대장과 지휘자를 구별하지 않고 지휘자를 성가대장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는데 그러한 관습에 익숙한 탓인 것 같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음악가들이 성가 지휘만 하고 골치 아픈 성가대 운영은 안 맡겠다고 해서 성가대장과 지휘자의 기능상 분리가 이루어진 것인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통솔에 있어서 책임과 권한 또는 의무의 한계가 모호할 때가 많아서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경우(☞著者註: 예를 들면 대축일 미사 때 성가대원이 입을 복장 문제에 관한 의사 결정은 누가 하는 것이 좋은가? 또 연습일의 일시 변경은?)가 많다.
현실적으로 보면 임명된 지휘자의 연령이나 사회적 경륜이 자치 제도에 의하여 선출된 성가대장보다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간 활동 계획 수립에서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지휘자가 권한을 행사하고 성가대장과 간부들은 행정 지원(예산 집행, 대내외 협조 등)을 맡는 형태가 많은 것 같다.
만일 지휘자가 성가대장을 겸한다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을지도 모른다. 지휘자의 지나친 독주는 조직을 인물 본위로 끌고 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 보아도 임명직인 성격이 많은 지휘자 신분과 선출직 성가대장은 동일인이 아니어야 할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되기도 한다. 지휘자와 성가대장은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다.
(7) 합창 수준의 유지
성가대원의 수가 많아지고 합창을 잘하게 되면 지휘자와 성가대 간부들은 현실에 만족하고 해이해질 우려가 있다. 성가대의 합창 수준이나 사기는 주기적으로 발전과 침체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부활 대축일과 성탄 대축일에 절정을 이루었다가 삼복 더위와 바캉스 계절인 7-8월, 연휴의 행락 계절인 9-10월에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교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위 그림과 같은 기복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대축제가 지나면 어느 정도의 해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마치 바닷가의 썰물 빠지듯 성가대원의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것은 성가대원이기 이전에 신자로서 믿는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휘자와 성가대 간부들은 성가대원들을 독려하여 이른바 철새 기질을 가진 대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성가대의 합창 수준은 성가대원의 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따라서 노래만을 좋아하고 믿음이 약한 형제들을 한 믿음 안에서 성가대로 이끄는 능력이야말로 성가대 조직과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성가대라고 해서 음악적인 측면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경우 단체 피정이나 기도회가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휘자는 전례와 교리 등의 신앙 교육을 통하여 성가대원을 정예화하여야 할 것이다.
(교회 전례 음악/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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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6) - 성가대 운영 (예산) |
2. 성가대 운영
성가대 운영은 성가대 활동을 촉진하거나 지원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전례나 음악에 관한 사항은 지휘자에 속하는 사항이고 예산 관리나 대원 관리를 포함한 행정 사항은 성가대장과 간부들에게 속사는 사항이며 성가대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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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산 관리
성가대의 예산 관리는 교회의 연간 예산 수립 절차에 소요를 제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획득 및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현금 관리는 서기(또는 회계)가 하며 지출 행위는 간부 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산의 수입원(收入源)과 지출 소요에 관하여 간략히 소개하기로 한다.
※ 수입원: 본당 지원금/자체회비/사례금 기타
※ 지출 소요: 악보비(성가집 구입 및 악보 복사)/사무 용품비/간식비/기타
수입란에서 본당 지원금은 각 단체에 교부하는 지원금인 경우와 전례비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성가대 예산(著者註: 한국 가톨릭 교회는 성가대 지휘자 및 반주자에 대한 보수 지급이 관례로 정착되어 있지 않다. 서울 대교구 산하 몇몇 큰 교회에서는 1980년 이후 유급제를 시도하고 있다. 성음악 활동을 위한 예산은 수천만 원에 이르는 교회로부터 전혀 없는 교회까지 다양하지만 거의 모든 교회가 고정 예산을 아직 수립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 교회의 예이지만 교회의 1년 예산 중 6-10% 정도의 예산을 성음악 분야에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만일 성음악 분야에 쓰이는 예산이 6% 이하에 불과하다면 그 교회는 성음악에 무관심한 교회로 분류된다. 물론, 이 예산은 지휘자, 반주자 및 독창자에 대한 보수가 포함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참고가 될 만한 예인 것 같다. 아무튼 성음악에 대한 투자 없이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겠다.)의 수립은 대부분의 본당이 대축일 행사비(부활, 성모 승천 및 성탄 등) 단위로 책정하는 사례가 많다.
자체 회비는 징수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징수를 반대하는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성가대원들이 귀한 시간과 노력을 희생하고 봉사하는데 거기에 더하여 회비를 거두는 것은 곤란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에 회비 징수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단체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회비는 결국 성가대원의 복지에 사용되니 필요하다고 한다. 원칙적으로 내는 것이 좋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회비 징수가 어렵다. 특히, 남성 대원들은 가입, 탈퇴가 잦고 성가대 운영에 무심한 탓인지 회비 납부 제도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기타 수입은 사례금이나 희사금이 있다. 전자는 혼인 미사 때 약간의 사례금을 받는 것(그나마 일부 교구에서는 주일 혼배 미사를 폐지하여 기회가 대폭 감소되었음.)을 말하며 희사금은 대축일을 앞두고 맹연습을 할 때 뜻있는 독지가로부터 답지하는 간식 보조비나 본당 신부님의 격려금 등을 말한다.
지출 소요에서 성가집은 기본 비품이다. 일부 가난한 본당에서는 합창용 성가집은 각자 마련토록 하고 있지만 사실은 개인용과 비품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개인용은 집에서 연습용으로 쓰고 성당에 와서는 비품용을 쓰는 것이 좋다.
악보비는 미사곡이나 피스를 구입하거나 복사하는 데 쓰는 비용이다. 성가대의 지출 소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간식비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다 큰 사람들이 무슨 간식비냐고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쁜 현대 생활을 하다 보면 성가 연습 시간에 쫓겨 직장이나 학교에서 바로 성당으로 오는 성가대원들이 예상 외로 많다. 이들에게 한두 시간 동안 복식 호흡 연습을 시키고 합창을 계속 시키면 몹시 피로하고 허기가 진다. 이들에게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우유 한 봉과 빵 한 개 정도의 간식은 꼭 필요한 것이다.
또한 무더운 삼복 더위에 땀으로 미역을 감다시피 하며 연습할 때 갈증을 풀어 줄 음료수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간식비는 꼭 필요하다. 본당에서 간식비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성가대라고 해서 지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만 지휘자나 성가대 간부들이 주머니를 털어서 지출할 뿐이다.
기타 항목으로는 성가대원 관리를 위한 잡비가 있을 수 있다(예를 들면 신입 단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비 등). 어머니 성가대의 경우는 활동(연습과 혼인 미사 등) 시간이 낮이고 지출 소요가 적어서 예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청년 혼성 성가대보다 어머니 성가대를 선호하게 하는 풍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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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7) - 질서와 사기 |
2) 질서와 사기
성가대는 한 믿음 안에서 성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라는 특성이 있다. 또한 연령층이나 직업, 환경이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는 또 다른 특성이 있어서 질서를 유지해 가면서 사기를 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항상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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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질서
성가대에서는 질서는 연습이든 미사이든 시간 엄수로부터 시작된다. 연습 시간 5분 전에 지정된 좌석에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 예의이며 성가대원의 도리이다. 일상 생활을 영위하다 보면 부득이한 일로 늦는 일이 있겠지만 문제는 본인의 부주의나 게으름으로 인하여 상습적으로 늦는 대원의 경우에 있다. 지휘자는 이들에게 경고를 주어야 한다. 경고의 방법이 직설적인 경우에는 그 대원을 상실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본인으로 하여금 잘못을 느끼고 반성하도록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어떤 성가대에서는 지각한 대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냄으로써 지각자 일소에 성공했다는 사례도 있지만 지각한 대원은 자신보다 일찍 나와서 불충분한 성가대 구성으로 연습에 임하는 성가대원들과 지휘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심지어는, 미사 시간에도 지각하는 사례가 있다. 입당 성가가 끝날 무렵 가쁜 숨을 쉬며 달려오는 것을 보면 그를 탓하여야 할지 연민의 정을 느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성가대원은 소정의 절차에 의하여 성가대원이 된 이상 성가대원으로서 본분을 다하기로 하느님과 교우들께 약속한 것과 다름이 없다.
결석이나 지각은 사전에 지휘자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로 연습 중에 지각이나 조퇴를 하는 경우라면 조용한 목례로서 예의를 표하고 자리에 앉거나 나갈 일이다.
특히 있을 수 없는 일은 지휘자, 반주자의 예고 없는 지각이다. 수십 명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성가대원들로 하여금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일이다.
(2) 사기
성가대원에게 물질적인 보상은 없다. 하느님 말씀대로 살며 작은 능력을 하느님 찬양에 봉헌하겠다는 갸륵한 마음으로 모인 성가대원들이므로 희생에 대한 대가는 없지만 사기 진작을 위한 활동은 본당 차원에서 또는 성가대 자체에서 마련하는 것이 좋다.
연습 시간에 본당 신부님이나 사목위원들이 연습실을 방문하여 노고를 위로한다거나 큰 행사를 치르고 난 후에 광고 시간을 이용하여 성가대의 아름다운 합창에 감사하는 말씀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휘자나 간부들의 성의로써 마련되는 회식이나 다과회는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사기와는 좀 다르지만 인화와 관련하여 지휘자가 유의할 점이 있는데 그것은 특정 성가대원에게 대한 편애(偏愛)의 오해이다. 감정이 민감한 성가대원에게 오해를 살 만한 지휘자의 눈길이나 행동은 본인은 물론 다른 대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지휘자는 연주 중에 대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지휘자는 연주 중에 대원들에게 의미 있는 신호와 눈길을 주게 되고 칭찬과 질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정도라면 곤란한 일이다. 자칫하면 불화의 원인이 된다. 특히, 남성 지휘자에 대한 여성 대원의 지나친 존경심에는 냉철하여야 한다. 성가대원간의 이성 교제도 좋은 결과를 낳기보다는 당사자 모두가 성가대를 떠난 사례가 더 많음을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다만 정혼이 된 경우에는 예외이다.
(교회 전례 음악 /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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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8) - 복장, 연습환경 |
3) 복장
성가대원의 지위는 시대에 따라 달랐다. 교회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성가대원의 복장도 근세에 이르기까지 품위를 나타내도록 제복화되었지만 오늘날 많은 교회가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복장에 관하여 관심을 덜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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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때 예복(까운)을 입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예복은 사치스러운 옷과 초라한 옷을 다 함께 덮어 주는 역할을 하며 성가대의 복장 통일을 이룸으로써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해준다. 단지 교우들 보기에 좋도록 하는 것은 예복의 취지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보다 더 큰 의미는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나 이를 돕는 복사 또는 해설자와 마찬가지로 경건한 제사에 직접 참여자로써 갖추어야 할 예복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성가대 예복은 여름용과 겨울용이 있으면 더욱 좋다. 삼복 더위에 땀을 줄줄 흘리며 성가를 부른다는 것은 재고해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난방이 불충분한 교회에서 외투를 벗고 성가를 부를 때 예복이 보온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해서- 재정적인 부담이 주 이유겠지만- 예복을 갖추지 못할 경우라도 성가대원의 복장은 단정해야 할 것이다. 너무 화려한 옷이나 노출이 많은 옷은 피해야 하며 청바지에 샌들을 신는 것은 상식 이하의 복장이라고 하겠다.
여성의 정장은 치마와 스타킹 및 보통 구두이다. 남성은 넥타이를 매는 것이 정장이다. 이러한 조건은 성가대원이 아닌 평신도라도 지켜야 할 예의에 속한다. 세속 모임이 아닌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휘자와 반주자의 예복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지휘와 반주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으므로 예복을 마련할 때 여러 모로 고려하여야 한다. 특별한 때에는 한복으로 입는 것도 권장할 만한 일이다.
민족 고유의 정장으로 대축일을 축하하는 것도 뜻이 있으며 축제의 기쁨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복을 너무 꼭 조이게 입으면 노래 부르는 데 장애가 되므로 유의하여야 하며 의상이 전례에 우선할 수 없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남성에게 적당한 복장은 짙은 색(검정색이나 회색 또는 청색)의 양복이라고 하겠다.
4) 연습 환경
성가대의 연습 장소로 가장 좋은 곳은 두말할 것도 없이 미사를 거행하는 본당이다. 그러나 교회의 사정상 본당 사용이 곤란한 경우가 더러 있다. 평일 성체 조배를 하는 교우들이 많다거나 다른 행사와 겹치는 경우가 그것이다. 또한 지휘자 입장에서도 본당보다도 별도의 연습실이 요구될 때가 있다. 겨울에 난방 조건이 안 갖추어진 때라든가 여름에 온도 조건이 안 맞을 때 또는 합창 연습과 휴식 과정이 경건한 성전에서 실시하기에 합당치 않을 경우 등이다.
유감스럽게도 성가대의 연습에 적합한 연습실이 있는 성당은 거의 없다. 여름에 습기 차는 지하실이나 협소한 회합실을 쓰는 일이 많은데 소리가 반사되어 실제보다 크게 들리거나 또한 울려서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이런 곳에 있는 악기(피아노나 리드 오르간)는 노후되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연습에 능률을 올릴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불충분한 조명과 환기 장치는 연습 자체를 고통스럽게 만들기까지 한다.
성가대 간부들과 지휘자는 교회의 행사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효과적인 연습이 되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사전 준비가 안 되어 성가대원들이 성가집과 다른 악보들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은 상상만 하여도 답답한 일이다.
(교회 전례 음악/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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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 (9) - 성가대원의 훈련 |
3. 성가대원의 훈련
성가대원은 부단한 합창 훈련을 받아야 한다. 여느 합창단과는 달라서 대축일 시기마다 신입 단원들과 철새 단원들이 모여드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에 기초 훈련을 시켜야만 한다. 이들의 발성법, 호흡법, 음색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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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보 읽는 능력
악보를 읽어 낼 수 없는 사람은 성가대원의 자격이 없다. 귀로 들어서 익히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합창을 위한 연습으로 일정한 교재(☞著者註: 합창 교재로 많이 쓰이는 책으로《Chorubungen》과 《Solfeggi Cantani》등이 있다. 전자는 독일에서 나온 것이고 후자는 이태리에서 나온 것인데 후자는 4성부 반주부로 되어 있어서 편리한 면이 있다. 이 밖에 《Sing Legato》처럼 미국에서 나온 쉬운 교재가 있다.)를 사용하여 실시하는 방법도 있고 쉬운 성가를 계명으로 부르기 시작하여 점점 어려운 성가를 불러 보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시창을 시도해 보면 우리 나라 중고등학교의 음악 교육이 크게 잘못된 점을 느끼게 한다. 아무튼 악보를 못 읽는 것은 맹인이 숲길을 걷는 것과 같으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훈련을 시켜야 한다. “식량이 없는 자에게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2) 발성법
성가대원에게 가장 필요하고도 중요한 것은 발성법이다. 그러나 성가대원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또한 발성 연습이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많은 성가대원들은 발성 연습 시간이 5분만 계속되어도 지겹게 생각하는데 사실은 전체 합창 연습시간의 1/4-1/5을 할애하여도 좋은 것이다.
발성 기법을 이 장에서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휘자는 성가대원들에게 최소한 복식 호흡법과 음색을 고르는 기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음색을 고르는 기법은 목에 힘을 빼고[사실은 목에서부터 어깨까지 힘을 뺀다.] 공명을 이용하여 낭랑한 소리가 나서 성가대원 개개인 특유의 음색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고전 성가를 부를 때 다른 사람의 음색에 자기를 일치시키려는 희생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남성의 경우에 고음 처리가 어려울 때는 가성을 곱게 내도 무방하다.
3) 노래 부르는 자세
좋은 노래 부르기(Bel Canto)는 올바른 자세와 호흡법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선 노래는 입으로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1) 양다리는 조금 벌리고 몸의 균형을 잡는다.
(2) 가슴을 들어 올린다. [양팔을 들어올리면 가슴의 위치가 위로 올라가는데 이 자세가 유지되어야 한다.]
(3) 가슴을 넓힌다.
(4) 턱을 당기고 떨어뜨린다. [마치 껌 한 통을 한입에 씹듯이 하면 귀 밑에서 소리가 날 정도이다.]
(5) 호흡은 아랫배 부위가 움직이면 저절로 된다.[이 때 가슴이 내려오면 안 된다.]
(6) 호흡에 날숨과 들숨이 있는데 날숨(내쉴 때)에 소리를 싣는 것이다. [복식 호흡을 하게 되면 숨을 들이마시는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노래는 서서 하는 것이 좋으나 피로도를 감안하여 앉아서 연습해도 되지만 허리를 펴고 가슴을 올린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미사 때는 항상 서서 부른다.]
4) 지휘자와 일치
합창은 지휘자와 반주자 및 성가대원의 공동 작품이어야 한다. 합창의 3위 1체라고 볼 수도 있다. 반주자와 성가대원들은 지휘자의 지휘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흔히 호흡이 맞아야 한다고도 하는데 악보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라면 곤란하다. 경험에 의하면 자신이 없는 성가대원일수록 지휘를 안 보려 한다. 선율과 가사를 거의 암기하지 못할 정도의 수준에서 하느님을 제대로 찬미할 수 있겠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성가 합창에서 「알파요 오메가」라고 하는 것은 노래 시작과 노래 끝이 잘 맞아야 한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 것이다. 처음과 끝이 지저분하게 들릴 때 중간 부분을 잘 불렀다고 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교회 전례 음악 /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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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10) - 성가대 육성의 문제점(실태) |
※ 한국 가톨릭 교회 성가대 육성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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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언
한국 가톨릭 교회는 1984년을 기하여 자랑스럽게도 선교 200주년을 기념하였고 세계 교회 사상 유래 없이 103위의 성인 성녀를 한꺼번에 탄생시켰다. 1985년말을 기준으로 할 때 본당의 수는 약 700개 소에 이르고 신자 수가 5,000명이 넘는 본당만도 전체의 1할이 넘고 있다. 이처럼 외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보조를 맞추어 미사 전례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신자들의 성화에도 필요한 성음악도 함께 발전해 왔는가 반문해 볼 때, 자신 있게 긍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일선 본당에서 미사 음악을 주도하며 신자들에게 성가를 보급하는 단체인 성가대의 실태를 살펴봄으로써 간접적이나마 성음악 활동을 파악하고 성가대 육성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성가대 발전과 신자 개창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2) 일선 본당의 성가대 운영 실태
(1) 성가대의 정의
성가대란 쉽게 말해서 “교회에서 하느님을 성가로 찬미하는 단체”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혼성 합창이 실제로 가능한 성가대로 국한시켜 고찰하고자 한다. 동성 합창은 성가대가 아니냐고 항변할 분이 있을 줄 알지만, 교회의 전통은 남성만의 합창이었거나 적어도 혼성 합창이다. 하느님이 당신 모상으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남자와 여자로 만들었을진대 여성만으로 구성된 성가대가 가톨릭 교회의 대표적인 성가대가 될 수 없다는 뜻일 뿐이다.
그러면, “혼성 합창이 실제로 가능한”이라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론적으로는 10명 이상이 두 성부 이상으로 부르는 것이 합창이므로 혼성 4부이면 2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실제로 성당에서 미사 전례시 성가를 주도하고 합창을 하려면 2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빼어난 수준을 가진 성가대라면 15-16명 정도로도 훌륭한 합창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아마추어 평신도들의 성가대임을 전제로 한다.
(2) 성가대에 관한 통계 자료
유감스럽게도 한국 가톨릭 교회의 성가대에 관한 자료는 아직 없다. 각 교구별로 통계를 내면 알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존폐(存廢)를 거듭하는 성가대가 많아서 정확한 자료는 입수할 길이 없으므로 성가대 활동이 그래도 가장 활발하고 표본수도 많은 서울 대교구 산하 130여 본당을 대상으로 한 자료로 분석해 보기로 한다.
1984년 4월말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 대교구 산하 120여 본당 중 혼성 성가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한 본당은 72개 본당이었다(이 자료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행사 위원회에서 작성한 공문에 의거함). 이 숫자는 대략적인 통례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보고가 누락된 본당도 있을 것이고, 실제 혼성 합창단은 구성되어 있지 않았었지만 행사 참가를 위하여 기존의 어머니 성가대에 아버지들이 추가되어 급조한 성가대도 있어서 더하고 빼면 대략 맞는다는 논리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통계가 나온다. 서울 대교구의 각 본당 신자수는 평균 5,000명 선에 이르는데 혼성 합창을 할 수 있는 성가대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본당이 50여 본당에 달한다는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다른 교구의 형편은 더하다.] 갈라진 형제인 개신교인들은 신자 수가 불과 500명에 불과한 교회라도 예외 없이 그럴 듯한 성가대를 보유하고 잘 활용하고 있음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3) 일선 본당에서 혼성 성가대의 위치
이 문제에 관한 한 설득력 있는 자료를 제시할 길이 없다. 다만 필자가 직접 체험한 서울 대교구 산하 3개 본당과 지방 교구 산하 2개 본당을 모델로 삼고 다른 교구의 본당을 방문하거나 다른 본당의 지휘자들과의 교제를 통하여 입수한 실태를 종합한 것이다. [객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주관이 작용하여 그릇된 관찰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혼성 성가대는 즉 청년 성가대라는 인식이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어머니 성가대를 별도로 구성할 여건이 안 되는 본당에서는 연합 성가대를 편성하여 운영하므로 여성이 많고 남성은 적은 기형의 성가대가 되고 있다. 남성 부족 현상은 청년들만의 성가대도 마찬가지다.
혼성 성가대는 대부분의 본당에서 본(本) 성가대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대축일 전례와 본당 차원의 행사도 맡고 있다. 본성가대의 지위를 어머니 성가대에게 빼앗긴(?) 청년 혼성 성가대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본당은 청년 혼성 성가대에 지휘자가 없어서 걸핏하면 해체되곤 하여 본당 신부님의 신임을 잃은 데다가 어머니 성가대원의 남편들이 이 본당의 평협간부들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간혹 연령 구분 없이 혼성 성가대를 구성하여 모범적인 합창을 하는 본당도 있다.
혼성 성가대는 본당내에서 가장 큰 단위 조직체이며, 본성가대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끊임없는 연습을 게을리할 수가 없다. 따라서 1년 365일 중 1/3인 120일 정도는 연습과 연주를 위하여 본당에 나와야 되므로 많은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성가대원의 본분을 감당할 수가 없다. 따라서, 많은 중도 탈락자가 발생하여 새로운 대원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이 가히 필사적이라 할 만큼 지속된다. 따라서 성가대의 책임을 맡은 사람들(간부나 지휘자)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간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며, 본당 신부님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즉 예산의 뒷받침이 요구되므로 어떤 면에서는 이 성가대가 부담스러운 존재로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이므로 물의를 빚는 일도 없지 않아서 “미운 오리 새끼”신세가 되기도 한다.
(교회 전례 음악 /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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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대론(11) - 성가대 육성의 문제점 (필요성) |
3) 성가대 육성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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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의 중요성과 성가대 육성의 필요성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공포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제6장」과 보다 구체적인 시행령이라 할 수 있는 「거룩한 전례 안에서의 성음악에 관한 훈령」에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신자들의 개창이 가장 바람직하며 개창이 성가대의 합창을 대신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 두 규정을 정독해 주기 바랄 뿐이다. 이 글이 학술적인 주장을 펴는 것이 아니므로 몇 가지 실례를 듦으로써 성가대 육성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로 한다.
(1) 사례 1
어느 본당에 지휘자로 취임하고 맞은 첫 사순 시기였다. 미사 때와 「십자가의 길」시간에 신자들의 개창이 틀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이 조금, 몇몇 신자들이 틀리게 부르는 정도라면 개창이니까 그러려고 하고 넘어가려 했으나 그것이 아니었다. 노래의 기본인 선율이 크게 잘못되어 있었다. 《공동체 성가집 195번》(십자가 지고 가시는)을 첫째 악절과 둘째 악절을 똑같게 불렀다. 악보를 찾아보면 누구나 알게 되지만 넷째 마디와 여섯째 마디는 3도의 차이가 나는 곳인데 넷째 마디(솔-도)를 여섯째 마디(솔-미)처럼 불렀다.
또한, 《공동체 193번》(십자가의 길)도 아래 악절에서 2도씩 낮게 불렀다. 그 다음 주일 미사 시작 전에 신자들에게 틀린 곳을 지적하고 올바르게 가르쳐 주고 연습을 몇 번 하니 잘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미사 때 올바르게 부르는 사람들(성가대와 일부의 신자)과 틀리게 부르는 사람들(대부분의 신자)의 두 가지 소리가 화음(?)을 구성했다.
성가대 없이 거행되는 평일 미사에 가 보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 신자가 원래대로 틀리게 불렀다. 그 다음 주에 교육을 시켰지만 결과는 호전되지 아니했다. 그 후에도 결국 못 고친 사례이다. 이 현상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애초부터 그 성가들을 본당에 소개할 때 성가대가 보급을 했더라면 그런 잘못을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다. 성가대 활동이 부진했던 시기에 누군가가 미사 해설자로 마이크를 잡으면서 편곡해 부른 것이 신자들 귀에 굳어 버린 것이다. 마치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듯이 ….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 속담처럼 노래는 처음에 잘못 배우면 고치기 어렵다. 새 성가는 성가대가 부르는 것을 몇 번 듣다가 조금씩 따라하고 그 다음에 개창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사족 같지만 개창을 잘하려면 성가대가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
(2) 사례2
통일 《가톨릭 성가》가 나오기 전에는 《정선 가톨릭의 성가집》을 애용했다. 신자들의 개창은 주로 《가톨릭 공동체의 성가집》에 있는 곡을 하고 성가대는 라틴어 성가를 합창으로 했다. 성가대원 중에 영국에 유학간 남성(M군)과 이태리의 수녀원에 들어간 여성(K양)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우리는 흔히 영국이 성공회(Anglican Communion 또는 Catholic Church)의 나라로 알고 있는데 수도인 런던만 해도 가톨릭(Roman Catholic) 성당이 제법 많다. M군은 한국에서 성가대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곳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자기 소개를 하니 성가대로 안내를 해주더라고 한다. 지휘자와도 사귀고 함께 성가를 불렀는데 놀란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고 하였다. 하나는 그토록 음악 수준(신자들)이 높은 영국에서 신자들의 개창은 입당 성가와 퇴장 성가뿐이고 나머지는 성가대만 부르게 되어 있고 신자들은 성가대의 성가를 잘 듣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더라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어쩌면 라틴어 성가가 우리가 부르던 것과 같으냐 하는 것이었다. Panis Angelicus와 Ave Maria 등을 함께 했는데 가톨릭은 역시 공동체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으며 한국에서 라틴어 성가를 배운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는 내용이었다.
K양은 수녀원에서 미사를 드릴 때 카세트 녹음기를 틀어 놓고 드린다고 했다. 그 이유는 성가를 가르칠 수녀님도 안 계시고 합창을 할 수준도 안 되어 아예 녹음기가 성가대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국에서의 성가대 생활이 무척 그리워진다는 것이었다.
위의 예를 든 M군과 K양의 실례는 간접적이나마 성가대의 활동과 라틴어 성가(개창은 곤란함)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일화라고 하겠다. 가톨릭 종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이태리의 성가 쇠퇴는 오늘날 구라파 국가들의 가톨릭 열기가 식어 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3) 사례3
성가대 남성 한 명이 친구를 입교시키기 위해 무척 노력을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 그 친구는 무신론자로서 친구의 거듭되는 청에 못 이겨서 성당에 몇 번 나오긴 했지만 가톨릭에 대하여 호감을 갖기는커녕 점점 비판만 더하여 아예 입교시키기를 단념한 그런 친구였다.
어느 해에 성가대에서 성음악 발표회를 개최했다. 그 지방에서는 좀처럼 드문 행사이고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그 남성은 친구에게 조건 없이 음악회에 초대를 하였다. 50여 명의 성가대원이 펼친 미사곡과 라틴어 성가 및 성탄 캐롤을 듣고 돌아간 이 친구는 느낀 바 있어, 얼마 후 입교하였고 지금은 열심한 신자가 되었다. 본인의 말로는 성가대의 그 신비스럽고 이상한 힘을 가진 합창을 듣고 입교를 결심했다는 얘기이고 보면 성가대의 보이지 않는 전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4) 사례4
서울의 어느 노 신부님께서 직접 들려주신 말씀이다.
신부님께서 사목하는 구역의 어느 중년 남성 교우가 꼭 명동 성당에 미사 참례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교우에겐 그 이유를 물었더니 기왕이면 좋은 성가를 들으러 간다기에 더 하실 말이 없었다고 한다. 고집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신부님이었기에 그 후에 성능 좋은 전자 오르간을 설치하고 성가대에 투자(?)를 하며 성가대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얼마 후에 문제의 그 교우가 소속 본당으로 나오기에 왜 명동 성당에 안 나가느냐고 물었더니 말없이 웃더라고 한다.
이 말은 청년 성가 대원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는 기회에 하신 말씀이다.
위에 소개한 몇 가지 사례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성가대는 미사를 거룩하고 장엄하게 하며, 신자들의 성화와 올바른 개창을 유도하며, 지역과 시간을 초월하여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라틴어 성가를 소개하기도 하며 전교에 기여한다.
「교회 합창대와 성가대의 사명은 금번 공의회에 전례 쇄신의 규정에 의해서 보다 더 커지고 뚜렷해지고 중대해졌다. … 중략 … 특히 주교좌 성당, 그 외에 큰 성당과 신학교 그리고 수도원의 신학교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합창대나 악대나 성가대를 유지하며 육성해야 한다. 또한, 작은 성당에도 비록 그 규모는 작을지라도 성가대를 설립하이 매우 좋은 일이다.」(성음악 훈령 제19조)
(교회 전례 음악 /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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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론(12) - 성가대 육성의 문제점 (대책) |
4) 성가대 육성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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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당 신부 및 지도자들의 인식과 관심 부족이다.
본당 신부와 지도자들이라는 표현은 서울 대교구의 경우에 모든 본당의 97% 이상에서 의사 결정권자는 “본당 신부”이거나 “본당 신부와 사목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성가대 육성이 안 되는 본당이 있다면 그 책임은 신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권자에게 있기 때문이며 현실적으로 보아서 본당 주님 신부가 혼성 성가대를 설립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설립되도록 되어 있다.
본당 신부가 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할까? 신학 대학 시절부터 음악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다. 개신교 계통의 신학 대학에서는 “찬송가학”이란 과목도 있고 종교 음악과가 설치된 대학도 일반 대학과 신학 대학을 합쳐 8개 학교나 된다. 우리 가톨릭 신학 대학은 어떤가? 음악은 정규 과정 6년을 통하여 2학점에 불과하다고 한다. 물론, 신부님 중에는 종교 음악을 전공하신 대가도 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보아 음악에 무관심한 편이 더 많다. 죄송한 표현이지만 대영광송 선창이 잘 되는 신부님이 많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가난한 재정 때문이다. 혼성 성가대는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있어서 예산 자립이 어렵다. 성가집에서부터 시작하여 악보비, 간식비 등등 지원할 예산이 많고 수입은 적고….
극소수이겠으나 사목위원 중에는 성가대를 친목 단체로 알고 있는 분도 있다. 성가대라는 것이 자기들의 노래 부르기 좋아하기 때문에 조직했는데 무슨 보조가 필요하느냐는 논리이다. 성가대가 신심 단체이냐 친목 단체이냐 하고 묻는 경우도 있었다. 성가대라는 단체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라는 사고 방식이 불식되지 않는 한 성가대의 육성은 요원하다고 하겠다.
(2) 성가 지도자의 부족에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휘자를 구하고 있는 본당이 없지나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지휘자가 기근 상태에 있다. 지휘자의 조건은 크게 보아,
① 신앙심 ② 음악성 ③ 통솔력 ④ 건강을 들고 싶다
신앙심이 없으면 전례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음악성이 없으면 합창을 지휘할 수가 없다. 통솔력이 없으면 성가대원이 모이지 않는다. 건강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맹연습과 연주를 감당해 내지 못한다.
이러한 여건을 구비한 지도자가 귀하다는 말이다. 그러면 개신교 교회의 성가대에는 지휘자가 많은데 가톨릭 교회에는 왜 귀한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노력의 대가를 현실적으로 보상받는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에게는 시간이 돈이고 생활 수단이 즉 음악적 재능이다. 그런데 한국 가톨릭 교회는 무보수 봉사가 관례로 되어 왔기 때문에 신자 스스로가 본인이 음악을 공부한 사실을 숨기고 있는 정도이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개신교 교회에 가서 연주를 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도시의 지휘자는 상당한 지출을 감수하며 지휘자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은 경험자만이 아는 사실이다.
가톨릭 교회의 지휘자(특히 남성)가 귀하고 비전공자가 대부분인 이유는 전공자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들이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유능한 인재들을 교회에서 활용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 [어떤 본당에서 지휘자를 구하지 못하여 몇 개월 고생하다가 교구 주보에 급료를 제시하고 유급 지휘자 모집 광고를 냈더니 100여명이 응모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3) 성가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 없다.
교육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여지가 없다. 평신도가 지휘자 직분을 수행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선행 조건이 신앙심과 음악성이라면 어디서 어떻게 함양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렇다 할 교육 계획이 없다. 평신도가 그때그때마다 전례를 이해하거나 시행 착오를 거쳐서 익숙해져야 하며 특별 강습 기회도 거의 없다. 서울 대교구의 경우 종교 음악 연구소에서 4개월 과정의 성음악 연수 과정이 있지만 지휘자, 반주자 등을 위한 연수이지 기초부터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대구 대교구와 인천 교구 등에서 교구 단위의 연합회를 구성하고 연 1회 정도 단기 지휘자 교육 및 세미나를 개최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가톨릭 교회 음악은 다른 음악과 달라서 고전 성가, 즉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 음악을 이해하여야 하고 라틴어를 비교적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배우고 싶어도 배울 만한 곳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
하루 속히 성음악원이 건립되어 일선 교회의 지도자를 양성하고 성음악을 연구,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또한 너무 여성화되지 않도록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위에서 언급한 종교 음악 연구소가 현재까지는 그나마 유일한 교육 기관이다. 1981년 4월부터 1986년 6월까지 11회에 걸쳐 336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성음악 과정 수료생 336명 중 남성은 9%에도 못 미치는 31명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수업 시간이 오전 3시간이므로 자유업을 하거나 한가한 사람이 아닌 이상 3개월 과정을 오전 수업에 전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981년 서울 대교구 종교 음악 연구소를 시발로 1988년 대구 대교구 종교음악 연구소, 1991년 부산 교구 가톨릭 음악원 등 교구 차원의 전문 과정과 효성 여대에 종교 음악과가 설립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5) 문제점에 대한 대책
올바른 진단이 내려지면 처방은 어렵지 아니하다. 본당 사목을 맡고 있는 사제의 관심이 고양되어야 하며 전례 음악의 발전이 교회 전례 발전과 직결된다는 사실이 교회 지도자들에게 인식되어야 한다. 또한 관구, 더 나아가 교구 단위로 전례음악 교육을 위한 항구적이고 실질적인 기관이 설립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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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전례 음악/김건정 지음/가톨릭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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