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쁜 하느님
어느 마을에 할머니 한분이 매일 저녁마다
하느님을 만난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할머니는 하느님을 직접 뵙고
얼굴을 마주하고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느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할머니가
정말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인지,
아니면 꿈속에서 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또 그것도 아니면
환상을 보고서 거짓을 말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부님을 찾아가서 말씀을 드렸다.
"신부님, 할머니가 정말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인지 아닌지 알아봐주십시오."
그 부탁에 신부님은 할머니를 몰래 만나 이야기를 꺼냈다.
"할머니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다음에 하느님을 만나시거든
저에 관해서 하나만 여쭈어 주십시오.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고 하느님과 저만이 아는
제가 저지른 죄 하나만 알려달라고 말입니다.."
만약에 할머니께서 신부님만이 아는
신부님의 죄를 이야기한다면 하느님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이 틀림없는 것이다.
다음날 신부님은 다시 할머니를 만나
하느님께서 무어라고 하셨는지 여쭈었다.
할머니는 대답하셨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지.
그의 죄는 잊은 지 이미 오래되었다.
지난 죄는 절대 기억하지 못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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