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당서 문화강좌 들으세요”

"교회·성당서 문화강좌 들으세요”

종교시설이 지역주민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장관 김명곤)가 교회, 성당 등 종교시설이 운영하는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올해부터 사업비를 지급키로 함에 따라 교회 시설의 문화공간화가 탄력을 받는 것. 정부는 지난달 3개의 기독교 연합단체를 통해 공모신청을 받아 총 60건의 프로그램 중에서 최종 14건을 선정했다. 선정프로그램에는 많게는 건당 1000만원 내외가 지원된다.

이에 따라 서울 만리현교회, 경북 사천교회 등 첫 수혜 교회들의 문화활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 만리현교회(02-717-9534)는 ‘만리현 문화예술교실’을 열어 국악·한글교습과 박물관 체험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 평화동 사천교회(055-852-3119)는 ‘사천문화교실’을 열고 지역주민에게 뜨개질, 퀼트, 성인미술강좌, 한글교실 등 13개 강좌를 무료로 가르친다.

천주교 안동교구(054-853-3090)는 다문화가족 한국문화 바로알기 프로그램인 ‘아이러브 코리아’를 운영한다. 4∼12월 안동시 목동성당과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주민 가족을 위한 한글·컴퓨터교실, 안동문화체험, 한국음식체험, 문화강좌 등이 펼쳐진다.

◇부산 샘터 교회에서 펼치는 ‘책과 만나는 산책길’ 행사장면.

이와 함께 ▲경기 파주시 문산침례교회(031-952-0620) ‘제5회 한여름 초록별 축제’ ▲경기 양평군 성실교회(031-775-0996) ‘민들레 음악회’ ▲전남 보성군 희년교회(061-853-7310) ‘건강문화 체험 마당’ ▲부산 샘터교회(051-611-3036) 부설 샘터문화원 ‘책과 만나는 산책길’ ▲서울 강동교회(02-482-1738) ‘어르신 문화한마당’ ▲경기도 동두천교회(031-867-1030) ‘여럿이 함께 미술놀이 교실’ ▲서울 사랑교회(02-3298-0918) ‘어린이 문화체험 강좌’ 등의 성과도 주목된다. 천주교 측도 ▲강원도 정선군 고한천주교회(033-591-6386) ‘지역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 ▲천주교 부산교구(051-291-9020) ‘파란아이들 누리의 노래 문화공연’ ▲천주교 전주교구(063-285-0041) ‘찾아가는 희망콘서트’ ▲천주교 청주교구(043-275-9105) ‘창작 오페라 솔뫼 공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과 만난다. 선정프로그램은 개신교 9개, 천주교 5개로 총 1억여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는 “교인 10여명밖에 안 되는 작은 교회라서 실력있는 분들이 출연해도 교통비조차 주지 못했는데,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게 돼 적지만 사례비를 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더 좋은 작품으로 주민들을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종무담당관실 강재수씨는 “농어촌 문화소외지역과 대도시 달동네 위주로 지원대상을 선정했으나, 점차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교회가 문화공간으로 개방되는 것을 교회 안팎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