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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이해~/하느님 사랑

버지니아 공대 총기사건에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단성명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 희생자들을 하느님 자비에 맡겨드립니다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교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으로 33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고 많은 부상자가 생긴 데 대하여 한국 천주교회는 경악과 깊은 슬픔을 감출 길 없습니다. 젊음의 꿈을 꽃피우지 못한 채 스러진 희생자들을 하느님 자비의 품에 맡기면서 희생자와 부상자의 가족은 물론 미국에 사는 모든 분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이번 참사를 일으킨 젊은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저희 주교들은 더욱 큰 충격과 아픔을 느낍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생명의 존엄성을 모두가 깊이 깨닫고 이를 지키도록 도울 직무를 다하지 못한 저희 주교들은 그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또 다른 폭력이나 보복으로 무고한 희생이 되풀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번 일이 어떠한 편견이나 민족 간의 또다른 갈등으로 증폭되는 불행을 초래해서는 결코 안되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번 비극을 계기로 우리 주변을 따뜻하게 돌아봄으로써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좌절과 절망에 빠져 살아가는 이웃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 앞에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최근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라는 성명을 통해 “근본적 가치인 생명과 가정의 존엄성이 경시되는 사회는 결코 진보와 발전을 이룰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인 논리에 집착하여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생명의 진정한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이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 우리에게 되돌아올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의 생명과 평화가 전 세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모으기를 다시 한번 호소하며,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을 주님 자비의 손길에 맡겨 드리고 이 일로 슬픔에 빠져 있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빕니다.


2007년 4월 18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