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드라마를 보면 대신들이 임금에게 종묘사직을 보존해 달라며 상소를 올리는 모습을 곧잘 보게되곤 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종묘사직이란 종묘는 창경궁 옆 종로구 훈정동에 있는 종묘이며 사직은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사직단을 의미한다. 종묘는 비교적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종로에 있어서인지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직단은 그렇지 않은거 같다. 종로에 비해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까닭일게다.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유교 사당이며 사직단은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나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든 때에도 의식을 행하였다. 몇년전 크게 유행했던 드라마 '용의 눈물' 마지막회에서 태종 이방원(유동근분)이 오랜 가뭄끝에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 바로 사직단이었다.
사직단은 굳게 잠겨있으나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공원은 일제가
우리 나라의 사직을 끊고 우리 민족을 업신여기기 위하여 사직단의 격을 낮추고
면적을 축소하여 공원으로 꾸몄으며, 1940년에 정식 도시공원으로 삼았다는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역사의 현장에는 아프지 않은 상처가 한군데도
남아있지 않은듯 하여 답답해지기도 하다.
사실 사직단은 지극히 평범하다.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어 들어가 볼 수도
없거니와 잔디와 조그마한 제단이 전부일 뿐이다. 공원을 위해 사직단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직단이 있기에 공원이 있는 것인지도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니 역사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크다. 사직단의 의미와 유래를 아는
사람은 역사의 현장을 찾았음에 감격해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별 감흥없이 지나치고 말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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