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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공동체~/성가대원 방

[스크랩] 성가대 지휘자라면?(펌글)

찬미 예수님!

 

성가대 지휘자라면...

이것이 우리 모두가 좋아해야 할 라면이라는 썰렁한 멘트로 짧은 글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아는 지휘자의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과묵한, 진지한, 소침한, 허탈한, 무식한, 웃기는, 실없는, 가벼운, 엄격한, 째려보는, 악한,

소탈한, 소박한, 성실한, 잘웃는, 유식한, 뺀질한, 유들유들한, 속없는, 착한, 겸손한, 용감한,

...참 다양하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스스로의 캐릭터를 갖게 됩니다.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이 그것인데 세월이 더할수록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후천적인 것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만족스럽든 아니든요..

 

그럼, 성가대 지휘자로서의 캐릭터는 둘 중 어떤걸까요?

 

당연히 후천적인 것에 더 가깝겠죠.

처음부터 성가대 지휘자로 길러지지 않았으니까..그래서 스스로를 개발하고 계발하고 더

나아지게 한다면 우리 대부분이 필경 좋은 성가대 지휘자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성가대 지휘자라면(라면이 업그레이드되었네요;;;)

 

1. 기본적인 지휘제스쳐는 오른 손으로 하시고 왼손은 좀 더 두드러진 표현을 위해 사용하세요,

좌우의 손이 대칭으로 늘 똑같이 움직이면 안됩니다. 왼쪽 가장자리에 계신 분이 사인이 잘

안보인다고 원망하셔도 그러셔야 합니다.

 

2. 단원들과 눈빛을 맞추세요. 눈은 흔히 마음의 창이라 하죠? 눈이 통할 때 맘도 통하는 것

아니겠어요? 사실 여기엔 숨겨진 비밀 테크닉이 있어요.(담에 자세하게..오옷 미스테리..^^)

 

3. 항상 존대어로 말씀하세요.

 

4. 그리고 소설이나 영화처럼 완급을 조절하세요. 몰아부친 후에는 꼭 풀어주는 멘트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음정이나 박자, 다이나믹, 템포를 강조하시고 잘 안되는 부분은 여러번

반복해서 될 때까지 연습을 되풀이하되 그럼에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느정도

좋아지셨다고, 앞으로 더 좋아지게 되실 거라고 말씀해 주세요. 작은 성취감과 더불어 연습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안심시켜 드리세요.

 

5. 소리 빛깔이나 공명이 맘에 안드실 때는 가사의 의미를 담아 소리내시라고 하세요. 가요나

오페라처럼 부르는 건 좀 그렇겠죠?

 

6. 비브라토가 강하신 분께는 설명하세요. 모든 소리에는 비브라토가 있다(비브라토가 없는

것은 기계소리뿐이다), 다만 음정의 허용치를 벗어나는 폭을 가진 비브라토냐 아니냐가 중요

하다, 그 폭을 줄이면 더 좋은 비브라토가 될 것 같다, 그러므로 그럴 땐 좀 더 작은 소리로

노래해라, 비록 작은 소리지만 그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소리내라...어때요?^^

 

7. 단원들도 유식한 경우가 있습니다. 지휘자의 오류를 지적당하면 겸허하게 받아들이세요.

저도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또는 저도 잘못할 때가 있습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요. (사실 작전이죠, 나중에 그분들도 겸허하게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하게끔ㅎㅎㅎ)

 

8. 표정관리 잘하세요. (2번과 일맥상통..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 미스테리) 노래 시작 바로

전 예박을 줄 때 표정도 같이 주세요. 조금 어색하죠? 눈이 찡그려질 때도 입은 꼭 미소를

지으세요.

 

9. 반주자와는 적이 되지 마세요. 경험 있는 분들은 아시죠?;;;

 

10. 신부님께 적어도 한달에 한번 이상은 의견을 여쭈어보세요. 성가대가 좋아지라느고 애쓰고

있는데 제대에서 들으시기에는 어떠하신지, 성가대가 어떤 쪽으로 개선되었으면 하시는지,

미사 때 성가대가 방해된 적은 없었는지, 겸손하게 의견을 구하세요. 신부님은 아군입니다.

(때로는 적보다 더 무서운 아군입죠)

 

11. 시작할 때도 그렇지만 노래를 마칠 때도 사인을 잘 표현하세요. 어물어물 대충 사인주면서

성가대가, 반주자가 사인을 잘 못본다고 강짜를 부리는 지휘자라면? (답: 상한 라면^;;;)

 

12. 미사의 흐름을 타세요. 한곡 한곡이 나무라면 미사 전체는 하나의 숲이자 정원입니다.

나무 한그루 한그루도 좋아야겠지만 조경이 잘 된 숲이나 정원처럼 미사가 잘 정돈되게끔

하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빈틈없는영화처럼 미사도

짜임새 있게 해주세요.

 

거룩한 부활 맞이하시길 기원드리며

 

사도요한 드림

출처 : 전례음악
글쓴이 : 최아녜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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