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는 어떻게 하는가? ∼
모든 수도자들은 기도에 박사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나,
나는 그렇지 못해 항상 바램으로 숙제를 남기곤 한다.
조금 초급을 넘어 섰는가 하고 허리를 펴 걸어 온 발자욱을 세어 보면
아직도 제자리걸음으로 동동거리고 있다.
다시 목을 추기고 배낭 속에 양식을 준비해 걸음을 재촉하면서
넘어지고, 밟히고, 상처받으면서 다시 살아오나 또 제자리인 듯 느끼는
나 자신!
이런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자기 안에 지쳐 쓰러져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들 정도에서 하느님 안에 자신을 발견한다.
그제야 묻게 된다.
"당신을 만나려면 어찌해야 되는지요?"
물음의 답은 너무도 부드럽고 조용하게 들려오기에
조금만 소란해도 들리지 않는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으라." 고 하신다.
그 옷은 성모님이 예수님 어릴 적부터 십자가 밑에까지 입고 걸으셨던
"겸손의 옷" "믿음의 옷" "순종의 옷"을 입고 나오면 만날 수 있단다.
(Ⅰ베드로 5,5∼10)
그 옷을 기워 입으려 하니 많은 유혹이 따라 온다.
세상적인 체면 앞에 바보처럼 보일 것 같은 인간,
본능에서의 갈등, 이성으로 이해되는 한도 내에서만 받아들이고
인정하려 하는 앎의 장애와 그 분 뜻이 내 상식(양식)으로
이해되어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하는 옷들의 혼돈을 가져와
옷을 입기는커녕 기우는데도 결국에는 실패하고 만다.
이젠 큰 소리로 탄원한다.
"아무리 해도 저의 힘으로는 당신이 요구하는 옷을 갈아입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지금의 은총을 누리게 되었고,
또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희망을 안고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합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로마 5,1∼5)
사도 바오로의 확신에 찬 음성을 듣고 예수님 앞에 나와 있노라면
마음이 조용해지면서 무겁게 느껴지던 짐들이 가벼움을 준다.
말씀의 체험은 한없이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게 하며 말씀을 살도록 이끈다.
(야고보 1,19∼27)
아! 그래서 옛 성현들이 말하기를
기도는 공식도, 방법도 없다고 말씀하셨구나,
계속적인 실기로써 터득하는 체험과목임을...,"
피아니스트가
건반을 계속 두드리면서 익혀야 만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듯,
이젠 장소에 구애됨 없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음을....,
틀 속에서가 아닌 모든 이들 안에서 그 분을 만나는 것을....,
세상 모든 사건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면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으로 마칩니다.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위해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해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몸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남김없이 전하는 사명을
하느님께로부터 받고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서울대교구 여성 제84차
박 진 녀 (마리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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