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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 사목추진과정(정월기 신부님)

 

한국 교회 소공동체 사목 추진 과정


정월기 신부(서울 대교구)


- 차  례 -


제1부 서울 대교구 소공동체 사목

1. 도입 배경

1.1  ‘복음화’ 사명 수행

1.2 ‘친교’의 교회론 실현

1.3 참여하는 교회, 함께 하는 교회

1.4 반모임 안에서의 소공동체를 위한 노력

2. 추진 과정(1992-2004년)

2.1 배경 설명

2.2 단계적인 진행

3.  본당 사목을 위한 교구 차원의 사목적인 노력

3.1 본당 사목 나눔

3.2 사도직 단체(레지오)와 소공동체 협력 방안

3.3 예비 신자 교리 교육 ‘함께 하는 여정’

3.4 직장 사목과 소공동체

3.5 소공동체 추진 과정에서 교구에서 사용한 교재와 교육 방법

4.  본당에서 소공동체 사목 (본당의 새로운 교회상)

4.1 구역반 모임을 소공동체로 육성

4.2 소공동체의 구성 요소

4.3 소공동체 사목의 주안점

4.4 서울 대교구 본당 사목 조직 개편


제2부 전국 교구 소공동체 사목

1. 소공동체가 확산되는 배경

1.1 반모임과 200주년 사목 회의

1.2 소공동체 연수와 아시파 총회 영향

1.3 소공동체 전국모임과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1.4 해외 연수

2. 각 교구별 소공동체 추진 과정

2.1 수원 교구

2.2 인천 교구

2.3 대구 대교구

2.4 청주 교구

2.5 제주 교구

2.6 대전 교구

2.7 춘천 교구

2.8 마산 교구

2.9 원주 교구

2.10 전주 교구

2.11 부산 교구

2.12 안동 교구

2.13 광주 대교구


제3부 소공동체 활성화 노력에 대한 성찰

1 성과

1.1 ‘말씀’을 원천으로 신앙 성숙

1.2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

1.3 삶의 현장 중심의 교회

1.4 선교와 소공동체(세상에 열린 교회)

1.5 새로운 지도력

2 반성과 과제

2.1 사목 비전

2.2 교회 구조와 성직자의 신원 의식

2.3 통합적인 사목 정책

2.4 가정과 소공동체

2.5 토착화

2.6 시대적 요청


제4부 결론


한국 교회 소공동체 사목 추진 과정



제1부 서울 대교구 소공동체 사목


소공동체가 서울 대교구의 장기적인 사목 정책으로 추진되고 시행되면서 그동안 많은 의견이 있었고 여러 과정을 통해서 평가도 되었으나, 이번과 같이 체계적으로 이 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사람이 참여하여 소공동체 사목의 평가와 전망에 대한 세미나를 갖는 것은 처음이기에 이런 자리는 큰 기쁨이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더욱 새로워지려는 움직임이라고 본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보편 교회는 소공동체를 ‘새로운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고 ‘친교의 교회론’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 교회들은 소공동체 사목을 통해서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교회를 삶의 현장에 적용시켜서 세상에 교회의 참다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소공동체는 복음화를 이루는 장이면서 교회로서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재능을 드러내면서 교회에 적극 참여하는 참교회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데서 교회의 희망이라고 밝히고 있다.1)

서울 대교구가 1991년도 사목 교서에서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사목의 한 주제로 제시하다가 92년도 사목 교서에서는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를 사목의 장기 목표로 정한 것은 보편 교회의 지향과 일치한다. 서울 대교구의 이런 사목 교서는 장기적으로 나갈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의 많은 문제들을 성서와 교회 가르침에 따라서 사목적으로 응답하고 그 비전에 맞는 구조를 만든다. 그것은 그 구조에 따른 사목적인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교회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2) 서울 대교구는 복음화된 공동체를 이루어서 교회의 근본 사명인 세상의 복음화를 완수하고 ‘친교의 교회’로서의 교회상을 정립하여 하느님 백성 전체가 공동체 책임 의식을 갖는 교회3), 주체 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교회상을 구현하기 위해 교회 변화와 쇄신의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정하였다.4)

서울 대교구가 추진해온 “소공동체”라는 사목 목표의 주요 내용과 흐름을 1992년부터 2004년까지의 교구장 사목 교서와 복음화 사무국에서 시행한 정책과 사목국에서 추진하는 교육과 사목 지침을 통해 살펴보고, 실제 추진 과정을 교구 정책과 교구에서 사용한 방법과 교재를 중심으로 파악하고자 하며 이러한 사목 정책이 본당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소공동체 사목’이 전국 교구로 확산된 과정과 각 교구의 추진 실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도입 배경


서울 대교구는 사목 교서를 통해 본당의 비대화, 소속감과 유대감의 상실, 냉담자의 증가, 삶과 신앙의 유리, 형식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신앙 생활 등으로 드러나는 사목 현장의 문제점과, 생명 경시와 비복음적인 모습을 직시하면서 교회 본연의 모습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교회 본연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5) 교회가 수행해 온 기존 사목이 급변하는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 작용하기에는 문제점이 있음을 인식하고, 교회 사목의 패러다임6)을 바꾸고자 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총체적인 위기에 총체적으로 응답할 때만이 교회가 세상에 빛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깨달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인다.


1.1 ‘복음화’ 사명 수행


한국 교회 선교 200주년 기념 사목 회의 사회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들의 신앙 생활은 개인주의적이고 성사 중심적으로 교회 내적인 활동에 주로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신자들이 개인주의적 신앙 생활과 구원관, 미사와 성사 위주의 신앙 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7)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의 정의 구현을 비롯한 사회 참여 활동을 교회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8) 교회의 물질주의와 세속화, 교회의 각종 부조리 현상과 형식주의, 성직자들의 권위주의적 태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9)

사목 교서에서 “복음화가 복음을 비신자들에게 선포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는 일뿐만 아니라, 복음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이 관계하고 있는 활동, 그들의 생활과 구체적 환경을 변혁시키려고 노력하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과 활동전체를 포괄하는 풍부하고 역동적인 개념”10)임을 언급하면서 교구민 전체가 복음화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목표를 바로 세우고 복음화의 의지를 새롭게 하여 복음화를 위해 사목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당시 서울 교구장은 복음화는 사랑과 친교의 참된 교회 공동체의 삶의 증거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서울 대교구의 본당 신자수는 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는 단위를 초과하고 있음으로, 구성원들이 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는 소공동체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복음화를 실현해갈 것을 촉구하였다.

‘복음화’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래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드러내는 본질적인 개념으로 규정되어 보편 교회 안에서 중요한 사목 목표로 추진되어 왔으며, 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은 ‘2000년대 복음화’를 장기 사목 목표로 천명하게 된 것을 보편 교회와의 일치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뜻이며 섭리라고 강조하였다.11)


1.2 ‘친교’의 교회론 실현


한국 천주교회는 1945년 8․15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 초까지 경이적인 교세 성장을 이룩하였다.12) 서울 대교구의 경우 1963년에 111,194명이었던 신자수가 1980년에 383,577명으로 증가하였으며 10년 후인 1990년에는 965,436명으로 약 2.5배가 증가하는 큰 발전을 이룩하였다.13) 이러한 신자수의 급격한 증가는 본당의 비대화를 초래하여 한 본당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인원을 훨씬 초과하게 되었다.14) 서울 대교구의 본당 평균 신자수가 1970년에는 2,600명이었으나 1980년에는 3,700명으로 증가하였고 1990년에는 6,800명으로 급증하였다.15) 교회의 신자수는 증가하였지만 냉담자와 행방불명자의 비율도 높아졌다. 서울 대교구의 경우 비활동 신자(쉬는 신자와 행방불명자)의 비율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평균 23%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대교구는 괄목할만한 교세 성장을 이루었지만 성장 자체가 본당의 비대화와 교회의 내적 공동화를 초래하여 사목자들과 신자들과의 인격적 만남이 어려워졌고 신자들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상실하여 공동체로서의 교회 정체성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16)

이러한 현실 상황에 직면하여 서울 대교구는 1992년 교구 장기 사목 계획을 통해 사목 현장에서 발생하는 냉담자 증가와 같은 사목의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격적인 만남이 없는 비대화된 교회를 지적하고, 친교가 상실된 교회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사목적 대안으로 신자들이 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공동체, ‘기초 공동체’를 건설할 것을 제안하게 되었다.17)

또한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교회 쇄신은 1984년「사목회의 의안」에서 천명한 사목 목표이며 방법이다. 이 의안은 “교회는 신비스런 친교(Communio)”라고 표현하면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한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교회론을 반영하고 있다.18)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친교’(Communio)19) 개념으로 이해하였고 공의회 문헌은 ‘친교’라는 개념을 통해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친교 공동체성과 하느님과 일치된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간의 친교 공동체성을 표현하였다. 친교의 교회론을 활성화하고 본당을 쇄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의 친교를 나누고 상호 봉사와 사랑 안에서 이를 드러낼 수 있는 소규모의 공동체들을 본당 안에서 육성해야 하며 이러한 소공동체가 참다운 친교의 표현이며 친교의 구조를 이룩하는 수단이라는 입장을 아시아 주교들은 명확하게 표명하였다.20)

아시아 주교회의(1990,반둥)21)에서도 2천 년대의 교회상을 ‘공동체들의 친교’(communion of communities)라고 선언하였고 이 회의는 서울 대교구에서 ‘친교의 교회론’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진척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서울 대교구가 1992년에 교구 장기 사목 목표로 발표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의 교회론에 근거하여, 친교의 가장 이상적이고 가시적인 모습으로 “기초 공동체”를 구현하여 본당을 “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가 되도록 하여 친교의 교회 공동체를 지역 교회 안에 실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1.3 참여하는 교회, 함께 하는 교회


서울 대교구 교구장은 시노드 후속 권고에서 서울 대교구가 ‘참여하는 교회’, ‘함께 하는 교회’라는 하나의 완성된 건물을 짓기를 권고하였다.22)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는 “친교의 증거”에 그 본성의 바탕을 두어야 함을 제시한다. 그는 “교구를 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이 성령의 은총으로 지지된 ‘삶과 마음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목자 주변에 모인 공동체들의 친교로서 묘사하기로 선택하였음”을 강조한다.23) 아시아 시노드 후속 권고에서 교황은 “교회의 친교는 각 지역 교회가 주교 대의원회의 교부들이 상기시킨 ‘참여하는 교회’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못 박고 있다. 교황은 “구성원 각자가 자기의 맡은 바 소명에 따라 살고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는 교회”가 되길 희망하며 “‘선교를 위한 친교’와 ‘친교의 선교’를 구축하려면 각 구성원의 고유한 은사를 인정하고 발전시키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하여야 한다”고 역설한다.24) 이 참여하는 교회에서 평신도들과 수도자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이들이 “본당 사목 협의회와 본당 총회들과 같은 참여 조직들을 통하여 사목 계획 수립과 의사 결정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육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한다.25) 교황은 참여하는 교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참여를 강조하여, 아시아 주교 대의원회의 교부들의 권고를 받아들여서 “가난한 이들이 본당과 하느님 백성 전체의 구성원임을 진실로 느낄 수 있도록 신자들을 사목적으로 지도하기 위하여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도록 사목자들에게 촉구”하고 있다.26) 교황은 “본당과 교구 안의 친교와 참여를 증진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그리고 복음화를 위한 진정한 힘으로써 기초 교회 공동체들의 가치를 강조하였다”27)

교황은 기초 교회 공동체가 “초대 그리스도인들처럼(사도 2,44-47; 4,32-35 참고.) 믿고 기도하고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들로 살아가도록 신자들을 도와 줌”을 확인하고 “그들은 형제적 사랑과 봉사의 정신으로 복음에 따라 살도록 그 구성원들을 도와주는 데 목적을 두며, 결과적으로 사랑의 문화인 새로운 표현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확고한 출발점인 것”28)을 강조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교회에서 우리 모두는 “각각 다른 선물을 은총”(에페4:11)으로 받았으며, “봉사 활동을 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하는 것”(에페4:12) 이며 “마침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있어서 하나가 되어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 교회임을 강조하며,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우리의 몸은 각 부분이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고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나”(에페4:16)듯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도 이와 같이 하여 사랑으로 자체를 완성해 나가는 것”(에페4:16)이라고 설명한다.(1고린12:12-30 참고.)

여기서의 참여는 공동체 책임성과 보조성의 원리29)와 협의체의 원리30)를 바탕으로 하는 참여이다.


1.4 반모임 안에서의 소공동체를 위한 노력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본당 쇄신은 이미 89년에 서울 대교구 사목국에서 시도하였다. 당시 서울 대교구 사목국31)에서는 M.B.W(Movement for a Better World)32)에서 말하는 본당 쇄신과 공동체 형성을 목적으로 반모임을 기초 교회 공동체가 되도록 이끌려고 하였기에 이 반모임에서는 복음에 따른 삶을 나누도록 하였다.33) 이 반모임은 비전이나 목표는 공의회 정신에 따른 것이었으나 일선 사목자들의 호응이 적어서 반장들을 모아 직접 강의하고 반을 이끌도록 안내함으로써 본당 주임 신부의 협력이 저조한 상태에서는 교구가 주도한 반모임 사목 정책이 본당까지 파급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당 사목자들이 주체의식을 갖고 본당 반모임을 이끌도록 하여 반모임을 소공동체로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 후임 사목국장이 그런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89년에 복음 나누기 방법이 아니고 강의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식으로 바뀌어서 반모임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수동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90년에 옥수동에서 있었던 대화식 반모임이 알려져 교구에서 92년 한 해 동안 대화식 반모임34)을 소개하고 그 방법대로 반을 이끌도록 하였다.


2. 추진 과정(1992-2004년)

2.1 배경 설명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장기 복음화 계획을 추진하기를 권하는 로마 교황청의 권고 아래 서울대교구는 2000년대를 향한 복음화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수립하였고 그 구체적인 실현 방법으로 본당을 쇄신하는 프로그램인 M B W를 도입하려고 하였다. 사제들을 대상으로 한 M.B.W 연수가 수행되었다.

그런데 아시아 주교회의(1990, 반둥)에 참여하였던 강우일 주교는 룸코35) 방식의 소공동체 추진 프로그램을 소개 받았고, 강주교는 사제들과 수녀들로 이루어진 4명의 팀을 태국에서 열린 룸코 소공동체 연수회에 파견하여 1달 간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91년 말 경에 오스왈드 주교(당시 사제)가 한국에 와서 서울 대교구 사제 평의회 구성원들에게 룸코식 소동동체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과반수 이상의 사제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하였다. 파견 미사에서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37) “연수인데도 불구하고 사제들이 피정과 같은 분위기를 이루면서 연수를 하는 것을 보고 기쁘다, 나 자신도 시작 미사만 참여할까 하다가 오스왈드 신부님의 첫날 ‘본당 성장 5 단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끌리는 데가 있어서 끝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이 때 김수환 추기경은 이 프로그램이 복음에 기초하고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잘 드러내는 것임을 인정하고 그동안 추진해왔던 M.B.W 방식보다는 룸코식 소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자고 제안하였다.


2.2 단계적인 진행


서울 대교구는 1992년 사목 교서를 통해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각 3년씩 세 단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실행해가겠다고 발표하였다. 이 기간의 교구장 사목교서의 주요 내용과 흐름 및 실제 추진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서울 대교구의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의 실상을 파악해보고자 한다.38)


2.2.1 사목 방향과 실현 방법 모색기(1992-1993년)

서울 대교구는 이미 1991년 사목 교서를 통해 선포한 ‘복음화’의 과업과 소공동체 활성화를 교회의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목표로 재천명하면서 ‘1992년 사목 교서’를 통해 2000년대를 향한 장기 사목 계획으로 ‘2000년대 복음화’를 선언하였다.39)

교구에서는 ‘2000년대 복음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1992년 상반기에 사제,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 연수를 시행하여 한국 교회의 현실과 문제점과 당면 과제들을 알아보았다.40) 이후 교구장은 ‘2000년대 복음화 본당 조직에 관하여’라는 공문을 통해 본당에서 2000년대 복음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1992년-1994년의 사목 목표와 과제와 조직 방안을 발표하였다. 본당에서 이를 기본으로 삼아 각 본당의 상황에 맞게 융통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추진해갈 것을 당부하였다.41) 각 본당에서는 복음화 위원회를 구성하여42) 우선적으로 본당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본당 신자 전체의 신앙 생활에 내재하는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표출시킬 수 있는 본당의 기초 사회 조사를 실시하고, 하느님 백성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본당 사목 회의(공의회)43)를 개최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본당에서 실현되지는 못하였다.

본당 사목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도인데, 추진하는 사람들이 이런 근본적인 변화까지를 예견하지 못하고 추진했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소홀했고, 사목자들이 함께 모여서 세상의 변화와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른 적절한 사목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공유 비전을 만드는데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다. 본당 사목 비전의 근본적인 변화, 과정의 변화, 지도력의 변화에 앞서서 변화의 주체가 누구이며 이 주체가 적극 참여하는 길은 무엇이고 그런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그 중요한 과정을 소홀히 다루었기에 본당 분석과 본당 공의회는 어려움을 만나게 되었다.

교구에서는 ‘2000년대 복음화’ 목표 수행을 위해 ‘교구 복음화 기획 위원회’를 구성(1992.6.3)하였고44) ‘2000년대 복음화 사무국’(1992.10.8)을 신설하였다.45) 그러나 2000년대 복음화를 추진해야 할 교구 복음화 기획위원들 내부에도 복음화와 기초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46) 교구는 기초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개념을 정립하고 한국 상황에 적합한 기초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공동체 운동 중에서 1969년에 한국에 도입되어 활동하고 있는 M.B.W의 본당 쇄신 프로그램과 1990년 아시아 주교회의 총회에서 소개받은 룸코 프로그램을 먼저 알아보기로 결정하였고 관련 연수를 시행하게 되었다.47)

M.B.W의 본당 쇄신 과정 연수는 본당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교회의 미래상을 모색하기 위해 본당 사목자를 대상으로 연수회를 하여, 2000년 대를 향한 교구 장기 본당 쇄신을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각 본당에 소개하고 확산하려고 하였다.

그러던 중에 룸코 프로그램이 소개되었다. 룸코 프로그램에 대한 연수는 교구 복음화 기획위원과 사제 평의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룸코 연구소의 오스왈드 히르머 신부를 초청하여 1992년 12월에 실시하였다.48) 이 연수회를 통해서 룸코의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모든 프로그램에 복음이 중심이 되어 있었고,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풀어나가는데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이 잘 활용되고 있었다. 참여하였던 사제들뿐만 아니라 교구장도 이런 장점을 받아들여서 희년을 앞둔 교구 장기 계획에 이 룸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문제가 적극 검토 되었고, 교구장의 최종 결정을 통해서 M.B.W 프로그램 대신 룸코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되었다.

이 연수를 통해 본당 쇄신과 교구 장기적인 사목 방향과 계획을 세우는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교구에서는 교구 사목 방침을 실현하기 위해 토착화된 사목 자료 및 프로그램 개발, 사목 정보 수집 및 분석, 특히 공동체 지도자를 위한 교육 자료 발간을 목적으로 1993년 3월 복음화 사무국 산하에 ‘복음화 연구실’을 신설하였다.49) 복음화 연구실은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 장기 복음화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서 교구 사목 목표와 그 배경과 의미, 원리를 이론적,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본당 사목현장에서 추진한 사목 목표를 제공하며 그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사목 프로그램과 자료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신설되었다.50) 그러나 복음화연구실은 본래 계획한 위원회의 구성과 인원 확보를 이루지 못하고 룸코 자료를 번역하여 출간하는 기능만을 수행하다가 97년 이후로 한국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과 교재를 만들어 내고 있다. 51)


2.2.2 공감대 형성기(1994년)

교구에서는 1994년부터 룸코의 프로그램을 원용하여 복음화 연구실에서 발간한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교구의 사목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구민 전체가 그 의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52)

94년 2월에 태국 후아인에서 2주 과정으로 있었던 소공동체 지도자 과정에 교회 지도자를 파견함과 동시에, 1994년 4월 룸코 연구소의 오스왈드 히르머 신부를 초청하여 서울 대교구 본당 주임신부들을 위한 ‘복음화와 소공동체 연수’를 8박 9일 과정으로 2회 개최하였다.53)

교구에서는 교구 안에 친교의 교회 공동체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사제들과 신자들을 대상으로 연수, 교육, 홍보 활동을 전개하였고 동시에 그 비전에 맞는 교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법과 경로를 모색하였다. 또한 평신도 지도자들이 교구의 사목 비전과 그 비전에 따른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룰 방법을 이해하고 필요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와 구역․반소공동체 활동을 강화하였다.

1994년부터 교구 복음화 사무국은 평신도 사목국54)과 협력하여 신자들에게 교구의 친교의 교회상에 따른 교구의 사목 방향을 설명하고 평신도 지도자들과 신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행하였다.55) 복음화 사무국은 ‘본당 복음화 교육팀’을 양성하기 위한 ‘복음화 지도자 교육’에 주력하였고, 사목국은 구역․반장 학교나 구역․반장 월례 연수를 통해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사목 목표로 제기하게 된 배경과 필요성, 현재의 교회 모습과 이상적인 교회 모습을 제시하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표방하는 교회상을 교육하였고, 복음화와 소공동체의 개념, 복음 나누기 7단계 등의 내용을 교육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복음화의 장기 사목 계획의 1단계(1992-1994년)인 이 기간은 한국 교회 실정에 맞는 복음화의 실현 방법을 알아보고 복음화의 의미와 실천방안을 중심으로 교구민 전체가 새로운 인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소공동체의 형성과 활성화가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이룩하는 길임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56)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은 공유 비전을 갖는다는 것인데, 차동엽 신부는 “비전은 관념적인 사변의 결과로 생겨나는 이론적인 기획이 아니고 현실의 실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철저한 성찰을 기반으로 한 미래 실천의 모색”이라고 한다.57) 그는 줄레너를 인용하여, 공유 비전의 세 가지 기능을 제시한다. 첫째, 조직체가 나아갈 목표를 제시하는 ‘길잡이 기능’(orientierende Funktion) 둘째, 조직체가 목표를 향한 정도(正道)를 밟고 있는지, 사도(邪道)를 지나고 있는지, 아니면 우회도로를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비판적인 기능’(kritische Funktion)과 셋째, 조직체가 길을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밀어 주는 ‘촉진 기능’(motivierende Funktion)이다.58)

그는 “‘공유 비전’을 세우고 그 성취에 적합한 ‘교회 구조’를 갖춘 다음 필요한 것이 그 비전과 구조에 상응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하며 그 ‘과정’에서 중요한 물음은 비전을 향해 (조직)구조를 가동시킴에 있어서 주체가 누구이며, 그 추진력과 자원은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 운영할 것이며, 새로운 비전의 창출, 곧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것에 적절히 응답하면서 성공적으로 공동체를 꾸려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서울 대교구에서는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첫 단계로 공유 비전을 만드는 데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고 이런 소공동체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의도로 “지역 담당 주교제”59)를 실행한다고 선포하였다. 교구를 3개 지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에 지역 담당 주교를 임명하였다. “교구의 15개 지구 중 5개 지구를 1개 지역으로 하고 1명의 지역 담당 주교가 1개 지역을 담당하여 지역 내의 각 본당의 사목 활동을 증진시키고 조정하였다. 지역 내 본당의 분할 및 신설에 관한 조정과 감독을 하고, 지역내 사제들의 우선적인 상담역이며 대화의 창구 역할을 하며, 지역 지구장 회의를 주관하고, 그 결과를 교구장에게 보고하도록”60) 되어 있다.


2.2.3 의식 전환기(1995-1997년)

서울 대교구는 복음화의 제 2단계(1995-1997년)를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새 교회상의 확립 기간으로 설정하고, 모든 신자들이 소공동체 건설의 의미와 방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것을 당부하였다.

교구에서는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자료들을 발간하고 평신도 지도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데 주력하였다.61) 복음화 사무국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본당 복음화 교육팀을 양성하기 위해 ‘복음화 지도자 교육’을 1, 2단계로 나누어 시행하였다.62) 복음화 지도자 교육은 교구에서 교육을 받은 이들이 본당에 돌아가 신자들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소공동체와 복음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사목국은 1993년에 여성 구역․반장 학교를 신설하여 소공동체와 복음 나누기 등의 내용을 포함한 8주 과정의 교육을 1996년까지 시행하였다.63) 1997년부터는 구역․반장 학교를 각 5주 과정의 1, 2단계 교육으로 개편하여 복음화와 소공동체에 대한 여성 구역․반장 대상의 교육을 강화하였을 뿐만 아니라64) 1단계 교육은 각 지구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도록 함으로써 지구 사제들이 교육 내용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지구 내 본당신부들이 자신의 반장들 교육에 참여하면서 소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본당 안에서 소공동체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임하게 되었으며 사목자의 관심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은 여성 구역․반장들이 교육받을 수 있게 되었다.65) 교구에서는 지구 사정상 아직 시행하지 못한 지구의 반장들을 위해서 반장 학교 2 단계를 주로 시행하였다.66) 또한 1995년에는 침체되어 있는 남성 구역 모임을 활성화하고 남성 평신도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8주 과정의 남성 구역장 학교를 개설하였고 1997년부터는 1, 2단계로 구분하여 심화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67) 남성 구역장 학교 1, 2단계의 교육 내용은 여성 구역․반장 학교 주제와 거의 동일하다. 교구 사목국에서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 구역․반장 교육 외에도 소공동체와 함께 하는 예비 신자 교리인「함께 하는 여정」교육, 병자 방문 교육(소공동체 활동 교육), 사목 위원 교육, 공동체 선교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68)

이와 같은 평신도 지도자 교육을 통해 소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평신도들이 과거에 비해 교회의 직무와 사명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게 되었고 구역․반 모임에 복음 나누기가 정착되면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초석(礎石)을 마련하게 되었다.


2.2.4 정체(停滯) 및 도약기(1998-2000년)

희년을 앞두고 로마 교황청의 요청에 따라서 “성령의 해” “성자의 해” “성부의 해”에 걸 맞는 사목 지침을 제시하게 되어 지난 10년 동안 해오던 소공동체 사목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고, 10년 가까이 해오던 소공동체 사목이 정체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며, 이런 분위기에서 교구는 가정 사목의 중요성과 민족 화해의 중요성(1998년 사목교서)과 복음 선포(1999년 사목교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많은 경우 주임 신부의 지원이 소극적인 본당은 소공동체가 활성화 되는데 한계를 보인다. 어떤 본당은 구역․반 모임이 정착되고 복음 나누기가 활성화되었지만 모임에서 나누는 내용이 반복되고 진부하고, 모임에서 말로 나눔을 하지만 실천이나 활동으로 연결되지 못하므로 공동체의 활력이 드러나지 못했다. 그래서 소공동체가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停滯)되는 경우가 나타났다. 또한 구역․반 소공동체 활성화를 강조하다 보면 본당의 사도직 단체들과 구성원 및 모임 시간, 활동 등이 중복되어 소공동체와 단체 간에 갈등을 겪는 경우도 생겨났다.

한편 여러 해 동안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본당의 경우 소공동체는 어느 정도 활성화되고 정착되었지만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새로운 본당상을 수용할 수 있는 본당의 사목조직 및 체계, 사도직 단체들과의 관계 정립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소공동체 사목은 단순히 구역․반 소공동체를 활성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주임 신부가 바뀔 경우 본당 사목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구의 사목 방향에 따라서 본당을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로 형성하려고 하는 본당은 눈에 띄게 본당이 활성화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소공동체를 통해서 신자들의 참여의 기회가 높아지고 평신도들의 지도력이 드러나며, 나눔과 친교가 향상되고, 함께 하는 활동이 늘어났고, 말씀을 통해서 그리스도와 가까워지는 모습이 보인다. 말씀을 읽고 나눔으로써 지배하는 지도력에 변화가 생기고, 신자들의 삶에 회심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전례가 역동적으로 살아나게 되었다.

여성 구역․반 모임의 활성화와 함께 남성 구역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 99년부터 교구 내 모든 남성 구역장들을 위한 하루 피정을 실시하여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초창기는 500-800명 정도였는데 2004년에는 2번에 걸쳐서 1600명이 참여하여 남성 구역장을 위한 좋은 배움의 자리, 복음의 힘을 재충전하는 자리가 되었다.


지구장 제도 도입과 소공동체; 교구장은 지구장 제도를 활성화 하여, 지금까지 시행해온 소공동체 사목이 지구별로 추진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주었다. 교구 사목국 차원에서 시행되어 오던 구역․반 소공동체 지도자들 교육과 선교에 관한 업무를 지구 차원에서 관장하도록 하고 지구가 일선 본당 사목과 함께 사목의 주체가 되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지구는 인근의 여러 사목구들이 연대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사목하도록 마련된 제도이다.(교회법 제553조 참고.) 서울 대교구는 1970년에 사제 평의회를 처음으로 구성하면서 그 기회에 간접적으로 지구 제도를 활용하여 왔다. 지구 대표들, 특수 사목 대표들, 연령 대표들이 사제 평의회를 구성하였다. 서울 대교구는 1983년 11월 3일 공문 (prot. No. 83-36)부터 지구장 임명이 명시되기 시작하였다. 98년 새 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는 98년 9월 교구를 “지구장 중심 사목 체제”로 전환하고 7개월여 만에 지구장의 직위와 임무를 명문화한 “지구장 직무지침”을 확정 공표했다.69) 감목대리(지구장)에 관한 교회법 규정 제553~555조에 근거해 마련된 지구장 직무 지침에 따르면, 서울 대교구의 지구장은 교구장의 명에 따라 직권으로 주교의 사목직을 분담 수행하며 교구 인사 위원회에 참여해 교구장에게 지구 내 사제의 인사 이동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또한 지구장은 또 지구 공동 사목 증진과 사제들의 친교 도모 및 교구장 보필이라는 일반적인 책무를 지니며 2년에 한 번씩 지구 내 각 본당을 공식 방문, 교구장에게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구 내 사목 업무와 관련, 지구장은 특히 선교와 교육에 우선적으로 힘써야 하며 지구 내 전례 질서의 조정은 물론이고 병원, 시장, 직장, 선교본당 등 지구 내 특수사목 현장에 대한 사목적 배려에도 노력해야 한다.70)


2.2.5 심화기(2000년-2004년)

서울 대교구 시노드71)를 통해서 10여 년 간 해온 소공동체를 평가하고 그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 모색을 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2002년 8월에 시노드에서 조사한 소공동체에 관한 의식 조사에서, 소공동체 사목을 반대하는 이유로, 소공동체가 이상으로 삼는 목표와 현실이 맞지 않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획일적 방식으로 규격화된 공동체 형성 때문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한국 정서에 맞지 않고 한국 문화에 부적당하기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 밖에, 참여 부족, 강제성을 띤 운동, 객관적인 평가 결여, 남성 교우에게 가중되는 부담감, 지도자 자질 문제 등의 이유를 들어서 소공동체를 반대한다고 하였다.72)

3년여에 걸친 시노드에서 소공동체를 직․간접적으로 평가하고 미진한 부분의 평가는 계속 하기로 하였다. 시노드의 몇 가지 평가는 아래와 같다.


가) 소공동체에 대한 시각


(1) 성직자들의 소공동체에 대한 시각

설문지를 제출한 199명 중에 대다수(77.9%)의 사제들은 현재까지 실행해 온 소공동체 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소공동체운동에 대한 태도 (N=199, %)]


2002년 8월 교구 시노드 교회 운영에서 작성한 소공동체에 대한 태도 및 향후 전망에서, 사제들 중에 대다수(77.9%)는 현재까지 실행해 온 소공동체 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공동체 운동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어렵겠지만 성공할 것이다’는 견해가 43.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실패할 것이다’는 응답자도 22.1%나 된다.73)


대다수의 사제들이 소공동체 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소공동체 운동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어렵겠지만 성공할 것이다’는 견해가 43.7%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소공동체운동에 대한 향후 전망 (N=199, %)]

(2) 성직자들의 소공동체에 대한 시각

수도자들은 지금까지 해온 소공동체 운동에 대해 87.2%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하는 응답자가 미미하지만 반대하는 이유는 형식적이 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소공동체운동에 대한 태도 (N=199, %)]


“소공동체 운동”의 전망에 대해 수도자들은 “반드시 성공”이 2.5%, “어렵긴 하겠지만 성공할 것”이라는 응답이 63.2%였고, “실패할 것이다”가 6.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1.7%로서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


(3) 평신도의 소공동체에 대한 시각

2000년 신앙생활 연구소 윤득길 연구원이 소공동체 실태를 조사했는데,74) 평신도들은 공동체 운동에 대한 견해에서 전체적으로 “억지로 할 필요 없다”는 응답이 13.5%, “별다른 생각 없다”는 응답이 13.0%, 그리고 “결과를 보고 계속 시도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는 응답이 15.1%, “아무리 어렵더라도 꼭 해내야 한다”는 응답이 58.4%로 나타났다. 60% 가까운 응답자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꼭 해내야 한다”고 응답함으로써 향후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가능의 지평은 그런 대로 열려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공동체운동에 대한 향후 전망 (N=199, %)]


구분

인 수

비 율

억지로 할 필요 없다

50

13.5

별다른 생각 없다

48

13.0

결과를 보고 계속 시도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56

15.1

아무리 어렵더라도 꼭 해내야 한다

216

58.4

370

100.0

<표 1>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견해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향후 소공동체 운동은 “성공할 것이다”,  “실패할 것이다”라는 두 가지 중에서 택일하도록 했던 바, 전체응답자 중 89.9%가 “성공할 것이다”라고 전망하였다. 비록 당위론적인 전망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사목 정책적 배려와 확고한 실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이 운동을 펼쳐 나간다면 밝은 전망을 담보할 수 있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구 분

인 수

비 율

성공할 것이다

301

89.9

실패할 것이다

34

10.1

335

100.0

<표 2>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전망


소공동체에 대한 전망이 사제들 보다는 수도자가 더 낙관적이고 사도자 보다는 평신도가 더 낙관적으로 드러난다.


나) 본당 사목 목표 주제에 따른 분석

2003년도에 본당에서 제출한 본당 사목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본당에서 결정한 사목의 목표를 주제에 따라 분석하였다. 2003년 10월 현재 236본당(준본당 11개, 선교본당 4개 제외) 중 209개 본당이 사목계획서를 제출하였다. “구역․반 모임이나 소공동체”가 목표인 본당은 188개 본당이었는데 90%에 해당된다.


시노드

 

102

소공동체

(반.구역)

188

선교 188

선 교

122

예비신자

33

신자 재교육

쉬는 교우

33

청소년

 

62

사회사목

 

136

레지오

 

121

가정

 

0

신심 단체

 

81

성서 교육

 

38

성전 건립

 

41

똑바로

 

44

환경

 

2

민족

사목

3

기타

화해

3

 

(특색)

25


<표3> 2003년 서울대교구 본당 사목 계획 분석표


다) 지역 교구장 대리제 시행

교구장은 “서울 대교구 사목 체계 쇄신에 관한 교령”75)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과 교회법 규정에 따라 교구 사목 체계를 쇄신한다고 하였다. 2001년 현재 서울 대교구의 관할 구역은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북부 지역 및 황해도 전역이다. 통일을 대비하고, 경기도 북부 지역이 머지않은 장래에 국가 행적 구역상 경기 북도로 승격될 것이 예견되므로 새로운 교구로 분할될 것을 감안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취지로 서울 대교구 관할 지역을 4개 지역으로 나누어서 지역 담당 교구장 대리를 임명하고 이미 존재하던 직능 담당 교구장 대리제를 세분화 하였다. 한국 사회의 사회 경제적인 급격한 변화로 인구 밀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초대형 도시에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이 서울에 편중되어 큰 병패가 되고, 빈부 격차에서 오는 위화감과 지나친 소비 풍조와 윤리 도덕의 타락화와 생명 경시 풍조 앞에 교회가 받은 사명과 과업이 지대함을 통감하며, 합당한 사목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 신학적인 면에서나 실천적인 면에서 최선책을 강구하고자 하며, 그 첫 출발로 “교구 운영 쇄신”을 하고자 하였다. 인구의 이동율의 증가에 다른 거주 불명자율이 30%에 이른다. 이에 따른 사목적인 대안으로 지역 교구장 대리제를 하여 지역을 사목하기에 적절한 수준으로 분할한다는 것이다. “능률적인 선교 활동과 신자 생활의 활성화 및 거주 불명자의 교회 복귀를 위하여 사목자들과 신자들의 친교가 필수적이다. 교회 안에 참된 친교가 이루어지기 위하여서는 본당 사목구 수준에서나 교구 수준에서나 사목자와 신자들이 서로 잘 알 수 있을 만큼 작은 규모의 신자 공동체 제도가 정착되어야 함”76)을 역설하며 친교의 공동체 유지 발전을 위해서 지역 대리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소공동체 사목의 정신이 이 교령에 잘 드러난다.


라) 소공동체와 시노드

서울 대교구는 20001년부터 2003년까지 약 3년간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여 시노드 문헌을 발표하였는데, 이 문헌에서 교회는 친교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하느님 백성의 참여와 함께 하는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고 하였고,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26항에서, “소공동체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중심 개념인 하느님 백성의 교회론과 친교의 교회론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이라고 언급하였고, 1992년부터 지금(2003년)까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장기 사목 목표로 설정하고 추진하여 왔음”을 확인하고, 교구장은 이 후속 문헌에서 서울 대교구는 “이를 계속하여 추진함으로써 하느님 백성이 모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 친교의 삶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자 합니다”라고 선언하였으며,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선교를 지향하면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여 선교와 신앙 교육을 확장하고자 함”77)”을 선언하였다. 이것을 보면 10여 년 간 수행해온 소공동체 사목은 시노드가 그리는 이상적인 교회상을 이루는 “역동적인 교회의 새로운 길”78)임을 재확인해 주었다.


3. 본당 사목을 위한 교구 차원의 사목적인 노력


교구 차원에서 본당이 소공동체로 향하도록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사목자들의 만남을 가졌고, 사목자들과 본당의 지도자들을 양성하였고, 그 양성에 필요한 교재를 만들었으며 그에 따른 교육을 하였고 소공동체에서 나오는 문제점을 연구하여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여 공유하면서 소공동체를 촉진하고 있다.


3.1 본당 사목 나눔

(소공동체 사목의 비전을 공유하고 그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본당 사목 나눔)

본당사제들이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공유 비전을 갖고 소공동체 사목을 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은 소공동체 사목의 중요한 요소이다. 본당 사제들이 소공동체 사목의 비전을 공유하도록 하기 위해서 교육과 연수와 사목 교서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본당 사목의 현장 체험과 이론을 중심으로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소공동체 추진 사제 모임”이란 이름으로 소규모 모임을 하다가 참여자들의 요청에 따라서 수도자와 평신도에게도 개방하였다. 그러나 소공동체로 한정된 주제 때문인지 사제들의 참여가 늘어나지 않아서 명칭을 “소공동체 추진 사제모임”에서 “본당 사목 나눔”으로 바꾸었다. 2000년 1차 모임에서는 “본당과 소공동체”에 대하여 원충연 신부가 발표하였고, 이어서 공동체 사목이란 주제로 차동엽 신부가 5번 발표하였으며, 여러 본당 사제들의 소공동체 사목 사례를 발표하였고, 레지오와 소공동체 협력 발전에 관한 세미나도 개최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소공동체 사목 체험을 다양하게 나누었고,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원리와 이론에 대하여 이해를 깊이 했고, 무성한 비판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소공동체 사목의 이론적 기초를 놓는데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사제들의 참여가 저조하여, 이제는 사목국 사제들이 지구 사제 평의회에 참여하여 교구의 사목 방향을 공유하고 지구 사제들의 사목과 연대하려고 한다.


3.2 사도직 단체(레지오)와 소공동체 협력 방안


지난 10년간 소공동체 사목을 본당에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몇 가지 어려움들이 드러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사도직 단체와의 관계 정립이다. 특히 레지오 마리애와 소공동체 사이에 사명이나 모임 시간의 중복 등으로 관계 정립의 필요성이 요청되어 왔다. 레지오와 소공동체의 차이에 대한 단순 비교를 하면서,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의 신학적인 자리매김과 서울시내 두 개 본당의 조사 보고를 통해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3.2.1 레지오 마리애와 소공동체 단순 비교표

(아래 표는 소공동체를 추진하는 입장에서 소공동체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레지오 마리애와 소공동체의 특징을 단순 비교한 것이다.)






          교회

구분

단체(레지오)

소공동체

중심․/주인

주님(성모님)

부활하신 주님

사명감. 책임감

분명

느슨함. 되어가는 과정

신자 결속

분명

느슨함. 되어가는 과정

모임빈도

매주

매달

참여도

자발성과 참여의지가 있음

수동적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데 시간이 걸림

책임자 책임과 권한

분명

책임은 많은데 권한은 약함.

구성원들의 결속력

분명

약함

기초와 바탕 (모임장소)

본당

삶의 현장

누가 교회냐

사제의 오른팔이요 협조자

기초교회공동체가 교회이다.

필수선택(본질)

선택(동아리)

필수(학급)

카리스마

한 두가지로 시작

교회 모든 카리스마가 보존됨

역사

100년 이내 (레지오 55년됨) (한국53년옴)

초대교회- 수도원- 공소-본당

전체신자 대 구성원비율

10-20%

모든 신자 소속됨

사도직활동 일

사제나 상급기관이 지시한 것(본당청소. 본당내 활동 본당내 활동 중심 선교-냉담자초대. 입교권면

공동체 자발적으로 선정 (사목회나 총구역장단에서 요청한 것이나 스스로 마련한 것이나 사제가 요청한 것, 가난한 사람. 환경 등 지역사회 중심)

책임자 임명  

스스로 선출하고 사제가 인준

스스로 선출하고 사제가 인준

조직 인원 관리

짜여진 틀이 있다. 일사분란

자발성. 변화. 느슨. 혼란.

사명부여

상급단체

스스로 하거나 사제가

공부

많은 배움의 기회가 있다. 주입식 교육.

모두가 스승이고 학생이다. 나눔식 교육

교회상

먹여주는 교회상/ 사제중심의 교회상

친교의교회,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

영적 양식(성숙도)

사제가 먹여 주어야한다.

활동은 잘하나 통합성과 자발성에서 개선필요

스스로 찾아 먹고 자발성. 사제와 협력할 줄 안다.

자신의 삶을 드러냄과 성장

활동을 주로 나눔, 활동가로 성장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회심이 이루어짐

자발성

지시와 순종

커간다.

각자 안에 탈랜트

한정된 탈랜트 개발(지도력, 활동, 순명)

다양한 탈랜트 발견하고 키워주고 함께 커감

지도력

지배하는 지도력

함께 하는 지도력

구조. 패러다임.

군주제

민주제도/ 복음정신

정신

복음의 순명정신

삼위일체정신. 가족정신. 함께 하는 정신

내가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가

활동 능력에 따라서 인정받음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자신의 고유한 자리를 찾아감.

자신의 약점

드러내지 않는다.

드러낸다.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

미사분위기

적극적인 참여함.

자신의 체험과 삶을 봉헌한다.

삶과 신앙의 일치

느슨

일치된다.

평신도양성(관찰. 판단. 실천)

실천이 강조됨(행동단원) 관찰 판단은 상급기관

반장 같은 책임을 맡아서 하면서 성장한다. 관찰과 판단과 실천 통해서 성숙된다.

자유기도

자신이 없다.

잘한다.

성서

가끔이용

복음의 맛을 드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

권한-책임

사제나 지도자나 소수 평신도 지도자에게 집중됨

평신도 지도자와 하느님 백성 모두

사제-신자관계

상하관계

형제관계

교회 안에서 복음의 가치

복음과 군인정신

복음정신 발견하고 습득해감

가난한 사람

고통 있는 사람

도움을 준다.

함께 하려고 한다.


<표4> 레지오 마리애와 소공동체 단순 비교


3.2.2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의 신학적인 자리매김

2002년 6월 12일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의 신학적인 자리매김” 이란 주제로 주제 발표를 하였다. 이 자리에서 차동엽 신부는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를 자리매김하고 있다. 첫째, 소공동체는 교회의 기반 조직체이고 레지오 마리애는 교회의 특수 목적 사도직 수행 조직체이다. 전자가 교회의 존재(being)에 비중을 둔 조직체 유형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교회의 사명 수행(doing)에 비중을 둔 조직체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소공동체는 전 신자의 문제요 레지오 마리애는 가입 의사를 지닌 특정 신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는 상호 대체 불가능하며 오히려 상호 보완적이다. 레지오 마리애가 소공동체 조직으로 흡수되어 소공동체가 레지오 마리애 체제를 취하는 것은 존재 방식 또는 존재 기반을 등한시하고 목적 추구만을 강조하는 기형적 현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또한 소공동체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기고 레지오만을 강조하는 본당의 사목 정책도 같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역으로 소공동체만을 강조하고 레지오를 등한시하거나 해체하는 조치는 교회의 다양한 사도직 활동(apostolic action)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셋째, 본당에서 발생하는 이 양자의 경합 내지 갈등의 해결을 위해 양자택일의 방식을 피해야 한다. 사명 수행(doing)은 존재(being)의 기반이 탄탄할 때 제대로 이루어지고, 존재(being)는 사명 수행(doing)으로 보람을 누린다. 넷째, 조직적인 면에서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는 원칙론적으로 상호 제휴나 통합을 배제한다. 조직적인 면에서 볼 때 소공동체는 본당-교구의 교계 체제에 예속되는 반면 레지오 마리애는 그 밖에 있는 꾸리아(Curia)-꼬미씨움(Comitium)-레지아(Regia)-세나투스(Senatus)-꼰칠리움 레지오니스(Concilium Regionis) 에 예속되어 있다. 즉 전혀 다른 지휘계통의 조직이 교회의 사명이라는 공통목표를 접촉점으로 하여 한 영역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양자는 적절한 상호 배합이나 변형을 원칙적인 면에서는 서로 허락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경계선을 지니고 있다. 다섯째, 레지오 마리애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이 요망된다. 엄밀히 말해서 교회의 사도직 수행(apostolic action) 단체는 레지오 마리애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M.B.W(Movement for Better World), 성령쇄신(Charismatic Movement), 꾸르실료(Cursillo), 포콜라레(Focolari), CLC(Christian Life Community), ME(Marriage encounter), 네오카테쿠메나토(Neocatecumenato),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빈첸시오, 연령회(선종봉사회), 성모회 등이 있다. 이들은 교구 또는 본당차원에서 교회의 사명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직체들이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레지오 마리애는 한국의 본당 사목에 도입되어 특이할 정도로 거대한 조직을 형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차동엽 신부는 “본당 사목에 있어서 풍요롭고 다채로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사실 다른 사도직 단체들도 사목적인 지원을 균형있게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 세미나에 함께한 성준한 신부와 김종욱 신부는 “교구 운영자와 협력자들(사제 및 공동체 지도자)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에 입각하여 차별성에 대한 수용 안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이러한 원칙 하에서 지역 교회(본당)의 책임자(주임신부)는 단체와 공동체의 조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교구의 사목적 방침을 현실에 적용하도록 수행하여야 한다. 즉 지역 교회의 사목에 대한 계획에 있어서 우선적 순위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사목적 활동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3.2.3 ‘소공동체와 레지오의 협력과 발전’을 위한 본당 조사보고서

2002년 6월 서울 대교구 사목국 강영옥 연구원은「소공동체와 레지오의 협력과 발전」을 위한 본당 조사 보고서를 작성, 보고 하였다. 레지오 마리애는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50년이 지났으며, 대중신심인 성모 신심을 바탕으로 평신도의 영성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해 왔다. 이에 반해 소공동체는 서울 대교구의 경우 10년 전부터 본당 사목에 접목되기 시작했다. 점차 소공동체가 활성화되면서 모임 시간이나 횟수, 활동 영역 등에서 레지오 마리아와 중첩되면서 레지오 마리애와의 관계 정립에 있어서 어려운 일들이 생겨났고, 때로는 대립 양상으로 치닫기도 하였다.79) 이에 서울 대교구 복음화 사무국은 소공동체를 추진하면서 레지오 마리애와 상호 협력하고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본당 기초 조사에 착수하였다. 소공동체가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 있는 본당 두 개를 임의로 선정하였는데, 의정부 2동 본당과 난곡 본당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연구 목표는 첫째, 표본 본당의 소공동체 지도자와 레지오 마리애 간부들의 활동 현황을 조사하여 두 조직의 활동 영역과 관계를 파악한다. 둘째,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 각자의 장점을 통해 상호 보완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상호간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여 해당 문제들에 대한 사목적 접근 방향과 원칙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마련한다. 셋째, 서울 대교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공동체에 대한 평신도 지도자들의 이해와 전망을 조사하여 현행 프로그램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하고 이의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한다. 넷째, 평신도 지도자들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관에 대한 이해를 조사하여, 서울 대교구가 지향하는 소공동체의 기본 정신을 신자들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도록 한다. 다섯째,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와의 관계에 대한 평신도 지도자들의 평가를 조사하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소공동체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타 사도직 단체들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강 연구원은 “레지오 마리애는 대중 신심이 뿌리내리도록 사도직 단체로서의 그 특성을 살리고,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하는 새로운 교회상을 이루는 쪽으로 자리잡아 가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협력 방안을 제시한다.


소공동체도 활성화되고 레지오도 활성화되면서 서로 잘 된다고 할 때 점차 레지오가 소공동체로 대치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을 때, 여러 가지 의견이 엇갈렸다. 소공동체 지도자들은 교구의 사목 방향에 따라 선택할 일이라고 답변하였다. 교구에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우선한다면 신심단체가 소공동체에 귀속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공동체도 활성화시키고 신심 단체도 활성화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드니까, 교구에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방향 잡았다면 신심단체를 소공동체와 협조하는 방식으로 밀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레지오 간부들은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레지오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레지오 단원들은 순명의 정신으로 양성된 사람들이기에 소공동체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난곡동 본당에서는 꾸리아를 선교 분과로 넣어 현재 7개월 째 같이 일해나간다고 한다. 모든 신심단체들이 소공동체와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한다.


모임 시간이 중첩되는 어려움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소공동체 모임 시간을 바꾸어서 여러 번 해보고 난 다음 일정한 날을 잡아서 정해진 날에 하길 원했다. 소공동체 지도자로서의 반장 역할을 강조하였는데, 소공동체 지도자들은 발로 열심히 뛰어 반원들에게 소공동체에 대해 확실히 알리고 다독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틀이 잡혀 있고, 단원들이 기도와 봉사를 열심히 하며 신심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활동 범위도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다른 구역까지 활동할 수 있고 모든 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단원들은 순명의 자세로 임하며 협조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그러한 장점들을 소공동체에도 받아들여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소공동체 지도자들은 레지오 마리애에서 순명정신을 키워서 소공동체 지도자를 양성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3.3 예비 신자 교리 교육 ‘함께 하는 여정’


예비 신자 때부터 소공동체의 친교의 맛을 들여야 하는데 예비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체험하도록 하는데 좋은 교재가 “함께 하는 여정”이다. 함께 하는 여정은 95년부터 사용되었다.

“함께 하는 여정”에서 채택된 방법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살펴본다.


3.3.1 예비 신자 교리 약사80)

초대 교회는 점차 예수에 대한 목격 증인들이 사라지고 예수를 신화 또는 전설로 몰아붙이는 이단이 등장한다. 잘못된 이단을 물리치고 바른 복음 선포를 하기 위해서 예수에 관한 사건, 각종 행적, 어록 등을 문서로 작성할 필요를 느꼈다. 이것이 성서다. 초대 교회의 교리서는 성서다. 핵심은 예수는 그리스도임을 알리고 깨닫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81) 1500년 경 프로테스탄트의 등장으로 위기 의식이 생기고 그들을 반대해서 올바른 교의를 강조할 필요성이 생겼다. 교조적인 입장이나 호교론적인 자세로 신자들을 교육하였는데 이것이 교리 문답이다. 1700년 경 전 세계로 포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어른 입교 신자가 늘어나고 교리 교육의 필요성이 다시 생겨났으며 교리 문답식 교리가 진행되었다. 마침내 1962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초대 교회에서 행했던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부활을 선언하였다. “성인의 단계적 성세 예비 기간을 복구시켜, 교구장의 판단에 따라 이를 다시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합당한 교리 교육을 위하여 지정된 성세 예비 기간은 연속적으로 일정한 시기마다 거행되는 거룩한 예절에 의해서 성화되도록 해야 한다.”82) 1972년 어른 입교 예식을 반포하면서 “예비 신자들의 교육은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3.3.2 지식 위주 전달식 교육의 한계

지금까지 예비 신자 교리는 영세 받은 신자들에게 교육하듯이 그 교리 내용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함께 하는 여정” 예비 신자 교리서는 신자와 예비 신자가 공동체를 이루어 그들의 삶과 신앙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강의식 교리의 맹점은 예비 신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이미 그들에게 있는 타고난 지혜, 하느님의 성령이 있음을 간과(看過)한다. 삶과 연관이 없는 단순한 지식습득에 불과하며, 참회와 결단과 투신에까지 가는데 부족함이 있다. 강의식 교육은 30%, 나눔식 교육은 70%가 소화된다고 한다. 성서 없이 교리 기간을 지내게 되고 기도의 체험을 갖기가 쉽지 않고 주님을 만난 체험이 약하다. 삶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사람들의 흥미나 관심을 갖게 하기는 어렵다. 기존 신앙인과 교류가 없고, 교회 공동체와 관계하지 않으므로 교회와 친교 체험을 하기 어렵다. 신앙의 선배와 함께 하는 자리가 없어서 도움을 받을 기회가 없어 교리 중 탈락하거나 영세 후 냉담 가능성이 많다. 영세식을 일정 단계 밟아서 졸업장이나 자격증을 따는 식으로 생각한다.



3.3.3 함께 하는 여정의 장점83)

그러나 소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함께 하는 여정 교리의 이점이 있다. 이곳은 기존 신자들이 참여한다. 기존 신자들에게는 신앙 쇄신과 평신도 사도 양성의 기회가 된다. 그 자체로 반소공동체 모임이 된다. 매주 한번 소공동체가 열린다. 삶과 신앙의 이원화가 극복되고 일치 도모하는 자리가 된다. 건물로서 만의 성당이 아니라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교회라는 폭 넓은 교회관이 생긴다. 소공동체가 모여서 본당 공동체를 이룬다는 이상적인 교회관을 심어준다. 이웃에 관심을 갖고 소공동체에 초대한다. 탈락자가 줄고 다음에 자연스럽게 또 초대할 수 있다. 삶 속에서 신앙을 고백하게 된다. 단계별 예식을 통하여 각성의 기회를 주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여정임을 알게 한다. “교리 교육의 고유한 성격과 특성을 존중하는 한, 기초 공동체의 형제적 분위기는 교리 교육 활동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다. 교리 교육은 기초 공동체의 안정을 가져다 주고 신자들의 그리스도교적 삶의 토대를 보장해 주는 공동체 생활을 키워 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소공동체는 교리 교육 과정을 마친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언제나 적합한 곳이다.”84)


“함께 하는 여정”에서의 교리 과정은 예비신자들을 “가르치던” 종래의 교리 교육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시도이다. 함께 하는 여정의 각 단계의 신학적인 의미를 보자.


3.3.4 함께 하는 여정의 각 단계별 신학적인 성찰

“가 단계”, “나 단계”, “다 단계”로 되어 있고 가 단계에서 삶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함께 하는 여정’에 있는 교리 교육 과정이 삶의 문제로부터 시작한다. 각 과정의 첫 단계에 나오는 이야기나 그림은 “암호 code ” 문제 제기 구실을 한다. 암호는 삶의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지 않고, 그룹 구성원들이 그 특수한 연령 집단이나 문화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을 빗대어서 제기한다. 구약과 신약의 하느님은, 당신 백성들의 여행에 동참하시거나 그들의 일상 생활을 함께 하심으로써 자신을 드러내셨다. “이 계시의 계획은 업적과 말씀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실현된다. 즉 구원의 역사 속에서 하느님이 행하신 업적은 말씀으로 표시된 교훈과 사물을 밝혀 주며 확인하고, 말씀은 업적과 거기에 포함된 신비를 밝히 선포한다.”85) 하느님께서는 당신 외아들을 보내심으로써,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전적으로 침투하셨다. 우리는 예수께서 살아가신 길을 통하여 하느님의 신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즉 그분께서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사물을 어떻게 새롭게 보셨는지, 모욕과 죽음을 어떻게 감당하셨는지 등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공의회 문헌을 읽는다. 그리스도는 “충만한 계시다.”86)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신학 강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인간의 삶 속에 깊이 들어오심으로써 신적 진리를 드러내셨다. 그분의 “교리”는 삶의 상황에서, 그리고 사람들이 짊어진 문제에 대한 반응으로 흘러나왔다.87) 성 바울로 역시 그리스도의 신비에 관해 설명할 때 학문적 강의를 하지 않았다. 그의 서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초대 교회의 삶이 상황에 대한 영감의 응답이다. 성 바울로는 수많은 상황과 문제들에 부딪히면서 하느님의 신비에 대해 더욱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즉, 공동체 안에서의 분열 (1고린 1:10-31), 유대인과 이방인의 관계 (로마서와 갈라디아서), 죽은 자의 문제 (1데살 4:13-18) 노예 제도(필레몬) 등이다. 오늘날에도 하느님께서는 바로 우리 주변 상황과 문제점 안에서 그분을 드러내신다. 그리스도는 모든 계시의 “충만함”이시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마지막 말씀을 하셨고, 거기에는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도 그리스도께서는 살아 계시며, 그분의 왕국을 촉진하는 데 있어 우리와 함께 살고 함께 일하기를 원하신다. 그러므로 우리 매일매일 삶의 사건들은 하느님께서 말씀해 주고자 하시는 도전이 된다. 그것들은 “시대의 표징”으로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빛에 비추어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88)


“나 단계”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단계이다. 믿음의 공동체가 그리스도를 체험하도록 한다. ‘함께 하는 여정’의 교리 교육 과정은 성서 공부가 아니다. 성서 공부에서는 예수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거기서는 성서 구절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토론하고, 또 “거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지적인 언어로 여긴다. 그리고 성서 본문을 지혜와 영적 통찰력의 메시지로 여길 때가 많다. 그러나 ‘함께 하는 여정’에서는 성서를 하느님 현존의 표지(“성사적인 상징”으로 이해한다.89) 그러므로 그룹 구성원들은 성서 구절을 낭독하는 동안, 각 과정의 단계 ‘나’에 있는 성서 그림을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서 진행자나 구성원들이 어떤 단어들이나 짧은 구절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반복하고, 그 사이는 침묵을 한다. 그들은 성서의 상황에 잠겨들어 그 일부가 되어야 한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요한 1:14) 성서 말씀들은 살아 있는 말씀의 표지가 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구체적 가능성이 된다. 이 단계의 목표는, 성서 구절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 의하여 건드려지는 것이며, 그의 옷자락 끝을 만진 군중 속의 여인처럼 그리스도와 접촉하게 되는 것이다(마태오 9,20). 말씀에 자신을 열고 있는 신자들의 모임 안에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현존하신다는 사실은 성찬식에서와 마찬가지로 실재적이다. “교회는 성체와 함께 성경을 항상 존중한다.”90)(계시 헌장 21) 성사적 표지를 통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은 마술적인 주문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주님께 마음을 열고 말씀을 통해 그분께서 오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에 달려 있다(물론, 이것은 미사에 참례하는 사람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런 마음으로 성서를 사용한다면, 그리스도께서 “와서 나를 따르라”고 부르실 때, 신자와 예비 신자들이 “직접” 듣고 체험할 수 있다. 예수께서 나자렛 회당에서 말씀하신 것이 실현된 것이다. “이 성서의 말씀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루가 4,21)


“다 단계”는 “복음에 비추어 삶을 해석”하는 단계이다. ‘함께 하는 여정’에 있는 각 과정의 세 번째 단계에서는, 성서의 메시지를 자신들의 삶에 적용시키거나, 공의회 교부들이 표현한 대로 “성서에 비추어서 시대의 표징을 해석한다.” (사목헌장 4항) 이렇게 함으로써 신자와 예비 신자의 그룹은 그들의 예언자적 기능을 행사한다. 그들은 그들 삶의 특정한 상황에서 하느님의 진리를 함께 찾는다. 그들은 특별한 성서 구절만이 아니라 성서의 전체 교훈에 비추어서 도전을 받도록 자신들을 연다. 사실 성서 본문의 원래 상황이 즉시 이해될 만큼 명백하다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한다면 해석이 잘못된 본문이라도 그 안에 반영된 일상 생활의 상황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성서 전체의 맥락 안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인의 본능”이 있어, 신앙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형식적으로 잘못 해석된 구절과 “전체 성서” 사이의 연관성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전체 성서”는 빛과 영광으로 가득한 태양과도 같다. 거울은 그것을 반사할 수 있다. 비록 이 거울이 산산조각이 난다 하더라도, 태양 빛은 아직도 그 조각조각을 통하여 반사될 수 있다. ‘함께 하는 여정’에서는, 성서 구절이 지적인 논쟁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쓰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주님의 사랑과 자비와 성령의 영감을 받은 예수의 시각으로, 삶을 바라본다. “당신의 빛 안에서 우리는 빛을 보나이다.”(시편 63,10)


‘함께 하는 여정’에서는, 사람들 자신이 ‘교리’ 내용이 된다. 우리는 그들을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는 (교회 헌장 31) 성령의 전달자로 여긴다. 우리는 아직 세례 받지 않은 사람들의 천부적인 지혜도 신뢰한다. 우리는 “그들 사이에 숨겨져 있는 말씀의 씨앗을 존중한다.”91)


3.3.5 서울 대교구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실태

서울 대교구 내 교리 교재 사용 현황은 “초대받은 당신”은 48개 본당에서 사용하고, “주교회의 예비 신자 교리서”는 138개 본당에서 사용하고, “함께 하는 여정”은 107개 본당에서 활용하고 있다. 대상 본당은 238개 본당 인데, 2가지 이상의 교재를 사용하고 있는 본당이 있다. 여정만 사용하는 본당은 36개 본당이고 이론 교리와 여정을 병행하는 본당은 47개 본당이며, 격주로 이론과 여정을 사용하는 본당은 7개 본당, 매달 교대로 이론과 여정을 병행하는 본당은 17개 본당이다.92)

교리 교사는 사제가 146개 본당에서, 수도자가 179개 본당, 평신도가 96개 본당에서 예비 신자 교리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예비 신자 교리 기간 현황은 6개월 이하는 172개 본당, 7-8개월은 44개 본당, 9-10 개월은 19개 본당, 9 개월 이상은 5개 본당이었다. 이론교리 시간을 30-40분이 46개 본당, 50-60분이 74개 본당, 70-80분이 33개 본당, 2시간 11개 본당이었다.


3.3.6 여정 봉사자들의 반응

여정을 위한 봉사자 교재의 필요성을 제기하여 여정 봉사자 교재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여정 봉사자 교재를 만들기 위해서 설문 조사를 하였다.(2003년 9월)


가) 봉사자들을 위한 교재 내용93)

함께 하는 여정 봉사자들에게 물었다. 봉사자용 교재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표5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봉사자의 역할 및 진행 방법’이 전체의 22.1% (868점)로 나타나 「봉사자용 길잡이」제작에 가장 필요한 내용으로 보인다. 다음이 ‘나눔 봉사자의 올바른 자세’로 총점의 18.5%(727점)로 분석되어 이에 대한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겠다. 또한 ‘과별, 단계별 접근 방법’과 ‘여정의 중심사상’이 필요하다고 반응한 빈도가 비슷하게 나타나 과별 접근 방법과 이에 대한 중심 사상이 함께 제시되어야 하겠다.

<표5> 봉사자용 길잡이 제작 시 필요한 내용

<표5> 봉사자용 길잡이 제작 시 필요한 내용

868

674 

727 

503 

489 

672 

 

 

 

 

 

 

① 봉사자의 역할 및 진행방법

② 과별,단계별 접근방법

③ 나눔봉사자의 올바른 자세

④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사례 중심

교리내용에 대한 보충

⑥ 여정의 중심사상

<674점(17.1%), 672점(17.0%)>

끝으로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사례’와 ‘교리내용에 대한 보충’은 각각 12.8%(503)와 12.4%(489)로 나타나 비교적 낮은 반응을 보였다.


나) 봉사자들이「함께 하는 여정」을 운영할 때 어려운 점

표6 에서 보면 「함께 하는 여정」을 진행하면서 ‘충분한 나눔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전체의 30.1%(12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이 ‘영적 분위기 조성의 어려움’이 26.6%(111)로 나타났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봉사자들과 본당 지도자들의 의견이 제시되어야 하겠다.

또한 ‘봉사자의 자세(친절/겸손/지식)’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전체의 22.7%(95)로 나타나, 이는 표5에서 나타난 결과와 같은 맥락으로 보이며「봉사자용 길잡이」제작에 참고할 내용으로 보인다. ‘본당의 관심 부족과 교육 과정 미흡’에서는 8.3%(35)정도의 분포를 보이고 있어 비교적 낮은 반응으로 나타났다. 기타 다른 의견들도 더욱 낮은 반응으로 나타나 크게 부각되지 못하였다.

<표1)> 함께 하는 여정 진행 시 어려운 점

<표1)> 함께 하는 여정 진행 시 어려운 점

35 

111 

126 

95 

25 

26 

 

 

 

 

 

 

① 본당의 관심 부족, 교육과정 미흡

②영적분위기 조성의 어려움

③ 충분한 나눔시간의 부족

④봉사자의 자세 (친절/겸손)

⑤기타의견

무응답

3.4 직장 사목과 소공동체


가정 다음으로 중요성을 지니는 삶의 장이 직장이다. 직장은 가정과 달리 사회 활동의 장이며 공식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며 생계를 지탱해주고 삶의 보람을 성취하게 해주는 곳이며 동시에 자아를 실현하는 사회적 장이다. 직장은 특정한 조직이나 상황으로 개념화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이질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직장은 인간 관계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면에서는 동질성을 갖는다. 직장 동료는 가족들만큼이나 빈번한 관계를 가지므로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일상적 사회 관계를 통하여 직장 동료들은 심리적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되는 동시에 직장을 통하여 자신의 사회적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직장에서도 신자들이 ‘말씀’을 중심으로 함께 모여 친교를 나누고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94)

서울 대교구 사목국에서는 일찍이 직장인 모임에 관심을 갖고 1983년부터 직장인 모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직장인 모임 교재」를 월보 형태로 발행해왔다. 사목국은 1993년 11월에 사목국 산하에 직장 사목부를 설립하고 교구의 사목방향에 따라 직장 소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였다.95)

남성 신자들이 소공동체 모임을 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과 한계가 있으므로 남성들에게 더 많은 소공동체를 접할 기회와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 기존의 직장인 신우회를 직장인 소공동체라는 이름으로 개편하고 소공동체 사목을 직장이란 삶의 장에서 하고자 한다.

직장 사목부의 직장 사목은 “일터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세속에 대한 평신도의 고유한 사명을 자각시키며, 이로써 생업을 핑계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교우들의 신앙심의 고취와 교우들의 본당에로의 환원 및 냉담자의 회두와 선교를 목적”96)으로 한다. 이런 목적에 따라 직장 내에 교우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도우며, 그 교우회가 ‘말씀’ 중심의 공동체가 되도록 한다. 94년도에는 기존 직장인 교우회를 “직장 공동체”로 개편하고 당시 118개의 직장 공동체를 시작하였으며, 가톨릭 직장인 월보를 발간하여 이 월보를 통해서 각 공동체가 자발적으로 모임을 하도록 이끌어주었다. 1996년 3차에 걸쳐 직장공동체 대상 소공동체 연수를 했다. 그 후 소공동체 교육, 피정, 성지 순례, 직장 방문 등 꾸준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은 시간의 부족이나 직장 내의 경쟁적인 분위기 때문에 신앙인 소공동체가 자발성과 창의성을 갖고 직장 내에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나누고 사도직 활동을 하며 보편 교회와 일치하려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본당에서는 남성 구역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본당의 남성 신자들이 직장에서 소공동체를 구성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직장 소공동체가 현대 사회에서 삶의 현장을 중심으로 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동시에 남성 신자들의 교회 활동 참여를 증대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97)


3.5 소공동체 추진 과정에서 사용한 교재와 교육 방법


3.5.1 교육 교재

소공동체 추진 과정에서 교재는 주로 룸코 연구소와 아시파98)에서 나온 교재를 번역하였고, 1999년부터 “소공동체 길잡이”에 7단계 외에 다양한 복음 나누기를 소개하였고, 2003년부터는 좀 더 다양화하여, 그림으로 복음 나누기를 하도록 하였고, 성서 공부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성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성서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도 제공했다. 아래 교재는 94년 이후 번역 출간한 것인데 소공동체 추진 과정에서 비중있게 사용한 것을 소개한다.


복음화 교재 제 1권 인 “소공동체 길잡이”는 ‘복음화’와 ‘소공동체’에 대해 알기 쉽게 문답식으로 풀이한 교재로 복음화가 제기된 배경, 소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을 알아보고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신자들과 본당에서 해야 할 일을 소개했다. 제 2권 인 “소공동체란 무엇인가”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으로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를 지향하며, 소공동체의 모습과 요소·역할 등에 대해 알아보고, 본당 내 단체와 소공동체와의 사이에 올바른 관계를 살펴본다. 제 3권 인 “소공동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소공동체를 처음으로 시잘 할 때에 과정을 소개하였고, 시작 단계나 추진 단계나 성숙 단계에서 필요한 자각 프로그램을 소개하였다. 제 4권인 “사목을 위한 성서의 사용”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는데 필수적인 교재로서 성서를 사목적으로 이용하는데 다양한 안내를 하고 복음을 맛들이도록 복음 나누기의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였다. 즉, *복음 나누기 7단계 *공동 응답 *보고-듣고-사랑하기 *아모스 프로그램 *함께 하는 여정에서의 성서 사용법 * 두 그림 보기 방법 *주일 복음 그림 사용 방법 등을 소개했다.

소공동체에서 복음 나누기의 기초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 나누기 7단계이다. 그 목표는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체험토록 하며 모임의 참가자들이 개인적으로 말씀과 만나도록 도우며, 개인적인 나눔으로 서로의 믿음을 심화시켜 주도록 격려하고, 참가자들 간에 개인적인 유대를 깊게 하며, 모임 안에 신뢰감을 키우며, 공동체 활동을 계획하도록 영성적인 분위기를 만든다.99) 공동 응답 복음 나누기의 목표는 성서의 말씀이 오늘의 상황과 문제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알아본다. 그 상황 속에서 각 개인에게 영적으로 필요한 요구 이상을 보도록 돕는다. 공동체가 복음의 힘으로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한다. 100)

아모스 복음 나누기의 목표는 참석자들에게 관련된 사회, 경제, 정치 문제에서 시작한다. 상황을 분석하고 그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도록 돕는다. 사회, 경제, 정치 문제를 복음과 교회 문헌에 비추어 보며 예언자적인 시선을 갖고 예언직을 수행하도록 돕는다.101) 아모스 복음 나누기는 이질감을 주지만 토착화하려는 시도로 2003년부터 소공동체 길잡이에 “생활 속에서 하느님 찾기”란 주제로 제공되고 있다. 제 5권인 “공동체를 향하여”는 본당 성장 5단계를 제시하고, 각 단계의 특성을 설명한다. 신자들의 신앙 나눔과 체험, 주교님들의 문헌을 근거로 발전되어 온 ‘본당 성장 5단계’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교회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단계별 발전 과정에서 장애 요소와 촉진 요소를 발견하게 하고 단계마다 지도력의 유형을 점검할 수 있다. 제 7권인 “함께 하는 여정”은 예비 신자 교리서로서 신자들의 공동체가 새로운 입교자들을 포함하여 삶 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게하고 성서에 맛들이게 하며 삶과 신앙이 일치하도록 안내한다. 신앙의 전통을 전수하며 공동체와 함께 하는 신앙의 여정에 대한 내용들로, 예비 신자 공동체 안에서 나눔을 통해 교리 교육을 진행하고 신앙의 성숙을 이루도록 돕게 한다. 제 9권인 “병자 방문”은 병자들을 방문할 봉사자를 교육하기 위한 것으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병자방문의 봉사직을 준비하는 신자들을 위해 환자들을 신앙적으로 안내하는 것, 함께 기도하는 것 등을 소개한다.


93년에 번역한 “복음화 교육 매뉴얼”은 소공동체를 추진한거나 연수를 할 때에 필요한 안내를 하고 있으며, 사제들 연수에 주로 사용하였고, 일부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소개하였다.


97년에 발간한 “구역․반장 학교 1단계 교재”는 복음화와 소공동체, 복음 나누기 7단계, 공동체 선교, 구역․반장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서 안내하고 있는데, 기존의 자료를 모아놓았다. 2001년에 발간한 “구역․반장 학교 2단계 교재”는 ‘공동체를 향하여’ 일부와 ‘함께 하는 여정과 아모스 복음 나누기’, ‘참여하는 교회’를 소개하여 구역․반장들이 교회 비전과 공동체 운영에서 보다 나은 지식을 갖도록 안내한다.


3.5.2 교육 방법과 교육 주체

복음화 사무국에서 발행한 교재에서 안내하고 있는 교육 방법은 대부분, 강의식이 아니다. 교육 참가자들이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지 않고 주인 의식을 갖고 교육에 적극 참여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진행자도 강의하는 사람이 아니고 촉진해주고 함께 해주고 안내하도록 하며 성인들이 이미 갖은 지식과 삶의 지혜 속에 담긴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하도록 한다. 그래서 진행자는 지배적인 지도력을 드러내지 않고 촉진자로서 진행하도록 한다.

또한 교육의 주체는 교구 사목국과 복음화국에서 담당했으나 차츰 교구 차원에서는 소공동체를 연구하고 교재를 만들고 그 교재를 안내할 강사를 양성하며 지구나 본당에 파견하는 방향으로 하였으며, 소공동체 추진의 주체가 지구나 본당이 되도록 하였다.

교구 중심의 교육에서 차츰 지구 차원에서 교육을 하도록 안내하였고, 교구에서 실시한 것보다는 참여자들이 늘어나고 지구에서 담당하게 되니 지구 내 본당 신부들의 관심이 커가고 사제들의 참여도 증가한다.

2004년 6월 지구 구역․반 학교 강사를 위한 사제 연수를 사목국에서 개최하게 되었고, 많은 지구에서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반장 학교 교재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본당 사목의 비전과 방향 지도력에 대하여 나누게 되었다. 102)


4. 본당에서 소공동체 사목 (본당의 새로운 교회상)


서울 대교구에서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장기 사목목표를 수립하고 기존의 구역․반 모임을 소공동체로 육성하여 본당이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쇄신되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였다. 서울 대교구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소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하였고,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을 하도록 안내하였다. 서울 대교구에서 추진한 소공동체가 본당의 새로운 교회상을 확립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4.1 구역․반 모임을 소공동체로 육성


서울 대교구에서는 구역․반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구 차원의 사목적 지원 활동을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하였다. 사목국에서는 1980년 이전부터 해오던 반모임과 그 지도자들을 촉진해 주기 위해서 교구 사목국에서 1980년 2월부터 구역․반장 월례연수를 시행하였고 3월부터 구역․반모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월보를 발행하였다.103) 초기의 구역․반모임은 본당의 사목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행정적이고 관리적인 차원에서 편성된 본당의 최소 단위 조직체의 성격이 강했다.104) 그러나 당시 교구 반장을 위한 지침서를 보면 나눔을 하도록 안내하고 한 두 사람이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있다. 구역․반 모임이 초대 교회의 복음적인 교회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교구 사목국 지침을 찾아볼 수 있다.105) 또한 구역모임을 위한 유의사항에 보면, 사목 위원과 구역․반장은 매달 정기적으로 만나서 지난달의 구역 모임을 평가하고 다음 달의 구역 모임을 준비하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이는 본당 사목위원들이 반모임을 본당 사목의 중요한 위치에 놓는 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이런 요청을 일선 본당에서 잘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84년 사목 회의에서도 현재 반모임이 주로 신자에 대한 연락의 업무를 맡고 있지만 지역적 특성과 가족적 특성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특성이 있으므로 반모임을 ‘기초 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제시하였다.106) 80년대에 반모임을 공동체로 엮어 보려는 사목국의 입장이 있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실재로 반모임이 소공동체 모습을 띄지 못하고 전달식 반모임으로 끝난 것은 교구의 지침이 일선 본당과 반모임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구 차원의 외침으로 끝난 것은 교구에서 시행 과정에서 충분한 공감대 확산의 노력과 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교구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여서, 일선 본당의 사목자들이 교구 사목국의 반모임 운영 비전이나 정신에 공감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경우에 구역․반 모임이 단지 본당의 하부 조직으로만 이해되고, 사목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하나의 사목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다.”107) 구역․반 모임과 소공동체의 차이를 살펴보면 구역․반 모임은 인간적인 유대와 친목은 이루어지나 ‘교회’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각과 교회 안에서 자신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신앙의 주체 의식이 약하고 자신들이 교회라는 분명한 인식이 안 되어 있으며, ‘말씀’으로 오시어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고 그 주님이 자신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 말씀을 중심으로 삶과 일치시키는 신앙 공동체로서의 모습은 부족하며, 개인적인 신심 위주로 자신의 소극적인 신앙 생활에 만족하거나 교회 내의 활동에만 관심을 가지고 이웃에게 사랑의 증인이 되지 못하고 세상을 복음적으로 변화시키는 예언자적 사명 수행은 미흡하다. 소공동체는 구성원들이 교회의 공동체성을 인식하고 말씀으로 오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그 분의 현존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그분과 함께 신앙 생활을 역동적으로 살면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세상 변화의 원동력이신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세상을 복음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함으로써 교회의 모든 사명을 수행하는 ‘친교의 교회 공동체’라는 점에서 구역․반 모임과 차이가 있다. 또한 반모임이 본당의 기초 행정 조직으로 본당 사제가 제시하는 일들을 맡아 수행하는 수동적인 협조자였다면, 소공동체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와 공동 협력과 본당 사제의 격려에 의해 운영되며 그리스도의 현존을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적인 교회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구역․반모임과 소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구역․반 모임은 본당의 행정 조직이나 본당 운영의 말단 조직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소공동체는 교회의 다양한 사명이 이루어지는 ‘교회’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공동체의 교회로서의 정체성은108) 소공동체의 구성 요소를 근거로 파악해볼 수 있다. 소공동체 구성 요소들의 공통점은 교회의 전통적 기본사명인 예언직(Martyria), 사제직(Leiturgia), 왕직(Diakonia)으로 나타난다. 예언직은 복음 선포와 교리 교육, 말씀과 생활 나눔 등을 의미하며 사제직은 성사, 전례, 기도 생활, 신심 행사 등을 왕직은 봉사와 나눔, 사랑의 실천 등을 의미한다.109) 이 세 직분이 잘 수행될 때 그 결과로써 교회 안에 친교(Communion)의 공동체가 이루어지며 이로써 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친교의 ‘표지’가 되고 세상의 구원을 위한 ‘도구’가 된다.110) ‘표지’란 복음화되어 친교의 신앙을 실생활에서 보여 주는 ‘증거의 교회’를 의미하며 ‘도구’란 삶을 통해 친교를 증거 해 보일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이들이 이 친교의 신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을 복음화하는 교회를 의미한다.111) 이처럼 소공동체는 교회의 기본직무인 예언직, 사제직, 왕직을 수행하고 그 결과 친교의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게 된다.


4.2 소공동체의 구성 요소


서울 대교구에서 제시하는 소공동체의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하였다.112) 서울 대교구에서 제시하는 소공동체의 네 가지 구성요소는 룸코 연구소에서 제시한 내용이다.113)

소공동체는 첫째, 이웃이 가정에서 모인다. 이웃이라면, 삶을 공유하는 모든 이웃들이 초대된다는 것이다. 단체와 달리 삶의 현장에서 만나기 때문에 삶의 문제와 갈등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고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삶의 변화나 환경의 변화에 참여하는 공동체가 되고, 삶과 신앙을 일치시키는 데 소공동체가 기여할 수 있다. 본당에서 모이지 않고 가정에서 모이는데, 가정이라는 ‘삶의 현장에서 모인다’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소공동체를 이룰 수 있어 소공동체는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삶의 현장의 기본 단위인 가정에서 모이는 것이 더욱 좋다.114) 가정은 삶의 현장이요,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가정 교회에 기초를 두고 있고 몇 몇 가정 교회115)가 모여서 반소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신자인 가까운 이웃들도 참가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라는 성격이 있으며, 소공동체가 자신들이 속한 지역 사회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봉사할 수 있다. 또한 가정을 기초로 하는 소공동체 모임은 가정 성화와 가정 공동체 육성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 ‘복음 나누기116)를 한다.’ 소공동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 생활을 하도록 하는 데 있다. 말씀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만나고 전하는 삶의 역동성이 복음 나누기에서 체험되어야 한다. 신자들은 성서를 가지고 와서 함께 복음 나누기를 한다. 소공동체에서의 복음 나누기는 누군가의 설교나 강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을 초대하여 그분의 말씀을 듣고 인격적으로 그분을 만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말씀을 통해 우리 가운데 현존하심을 체험하게 된다. 소공동체가 말씀을 중심으로 모일 때 우리 가운데 계신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신앙이 확실해지며 희망이 거가며 그분에 대한 사랑이 뜨거워지면서, 신자들이 복음화되어 친교의 공동체로 성장해갈 수 있다. 복음 나누기는 거룩성을 체험하도록 돕는다. 셋째, ‘사도직 활동을 한다.’ 소공동체는 신앙을 증거하면서 육화하셔서 우리 가운데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공동체이다. 소공동체는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생활로 표현되는 이웃 사랑의 실천 요소를 갖추어 사랑의 문화117)를 확산시킬 수 있다. 소공동체들을 통하여 신자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을 복음화하는 구체적인 실천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보편 교회와 일치118)한다.’ 소공동체는 다른 공동체를 서로 방문하고 또 각 소공동체는 사목자와 보편 교회와 밀접히 연결되어야 한다. 사목자들은 소공동체가 보편 교회와 더욱 강한 유대를 맺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공동체를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울 대교구는 소공동체를 이루는 필수요건으로 앞에서 살펴본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하였으며 이중에 하나라도 결핍되면 가톨릭 교회의 소공동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하고 있다. 만약 소공동체가 삶의 현장에서 함께 모이지 않는다면 본당 단체와 비슷해질 수 있고, ‘말씀’을 나누지 않는다면 비신앙인들의 지역 공동체와 유사하며 실천 활동이 결핍되면 교회의 기도 모임과 같고, 보편 교회와 일치를 이루지 않는다면 개신교의 소모임과 같다고 설명하면서 소공동체의 네 가지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119)

동아프리카 협의회는 “우리가 세우려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하나이며, 거룩하고, 공번되며, 사도적인 교회가 가장 지역적으로 육화된 것이다”(1979, 10월, 동아프리카 주교협의회(AFER), 21권 5호, 265 - 266페이지)라고 하여, 소공동체의 4 요소 속에 가톨릭교회의 하나이요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온 교회의 4가지 특징이 드러난다고 하였다. 하나라는 것이 보편 교회와의 일치에서 드러나고, 거룩성은 복음 나누기에서 드러나고, 공번되다는 것은 이웃이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모습에서 드러나고 사도성은 사도직 활동을 통해서 드러난다.

4.3 소공동체 사목의 주안점


서울 대교구의 ‘2000년대 복음화’ 과업은 급변하는 세상 가운데 교회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반성과 함께 교회가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복음적 가치를 깊이 삶으로써 교회가 먼저 복음화되어 세상을 복음화하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깊은 반성과 문제 의식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서울 대교구는 복음화되어 복음화하는 교회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사회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 공동체를 육성하는데 주력하게 되었다.120)


4.3.1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친교의 공동체121)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122) 서울 대교구는 소공동체에서 하느님 말씀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123) 신자들이 ‘말씀’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서로를 형제자매로 느끼는 ‘친교의 공동체’로 함께 성장해갈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124)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는 주님의 성체와 함께 성경을 항상 존중해 왔음”125)을 천명하였고126) 모든 가톨릭 신자가 성경을 가까이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바 있다.127)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혈육을 취하신 ‘말씀’의 신비를 떠나서는 인간의 신비가 참되게 밝혀지지 않는다”는 ‘사목 헌장’ 22항의 내용을 인용하여 회칙들에서 ‘말씀’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128)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만나서 대화하며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하느님은 말씀을 통해서 당신 자녀들을 인격적으로 만나시고 대화하신다.129) “말씀이 사람이 되신” 신비는 완전한 인격적 나눔을 의미한다.130)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경 안에서 당신 자녀들을 언제나 친절히 만나 주시고 그들과 말씀을 나누신다.”131) “성서를 읽을 때 말씀하시는 이는 그리스도 자신이시다.”132) ‘말씀’으로 오셔서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고, 삶의 자리에서 말씀에 비추어 삶을 서로 나눔으로써 말씀과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복음에 비추어 삶을 식별하여 삶을 쇄신할 수 있다.

소공동체로 함께 모여 성서를 묵상하고 나누는 이유는 하느님은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역사 속에서 함께 하시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성서 안의 인물들을 통하여 당신을 나타내기도 하시고 신앙 체험을 나누는 공동체의 구성원들 안에서도 당신을 드러내신다.133) 소공동체를 통해 하느님 말씀에 대한 신앙의 체험을 나눔으로써 서로에게 신앙의 증인이 되어주며 “하느님 말씀을 더욱 기쁘게 수용”할 수 있게 된다.134) 소공동체는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 한 개인이 혼자서는 이룩할 수 없는 한 차원 높은 신앙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해준다.135) 이러한 소공동체 안에서의 삶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준다. 신앙이 성장한다는 것은 어떤 과정을 밟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오신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살아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36) 소공동체의 삶을 통해서 신자들의 신앙은 ‘말씀’을 원천으로 하여 새롭게 살아나고 성장하게 된다.137)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 대해서는 지탱과 힘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신 생활의 깨끗하고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힘과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138)

서울 대교구가 소공동체에서 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복음 나누기는 부활하신 주님을 초대하여139) 그분의 말씀을 듣고 인격적으로 그분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복음 나누기는 성서 말씀을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성사적 표지’로 이해하여 주님과의 인격적인 깊은 친교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140)

또한 복음 나누기는 하느님과의 친교뿐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이 신앙 안에서 더욱 깊은 친교를 이루는 원천이 된다.141) 말씀으로 오신 주님을 체험할 때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고 회심에 이르게 되며 하느님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신 형제자매로 세상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말씀을 통해서 주님을 만날 때에 주체 의식을 갖고 기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


4.3.2 사회 복음화 사명 수행

삶과 복음이 역동적으로 통합되는 소공동체를 통해서 교회가 복음화되고 쇄신되며 세속화된 세상에서 대안 공동체로 자리 잡을 수 있고, 이런 대안 공동체는 세상을 복음화하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다. 교황은 교회의 기초 공동체는 “정의를 위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인간 발전을 위해서 뭉쳐진 사람들을 결속시킬142)” 뿐만 아니라 “생활 주변과 촌락에 뿌리를 내려서 그리스도교 생활의 누룩이 되고 가난한 사람과 소외된 사람을 돌보고 사회 개량의 의무를 다한다143)”고 역설한다. 서울 대교구는 사목 교서를 통해 “변혁과 역전의 복음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은 어느 한 개인이나 몇몇 영웅적인 지도자들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초대 교회처럼 보잘 것 없는 작은 사람들이라도 그들이 진실한 공동체를 이루며 한 마음으로 사는 새로운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때 주변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강조하였고144) “그리스도 신앙으로 맺어진 소공동체 안에서 복음은 추상적인 이념에서 구체적인 생활 현실로의 전환이 가능하고 인격적 만남과 형제적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힘과 의지가 될 때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강력한 행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145)

삶의 구체적인 자리인 소공동체에서 구성원들은 삶의 모든 문제들을 복음에 비추어 성찰하고 하느님의 뜻과 계획에 맞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하느님 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146)할 수 있게 된다.147) 복음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면 복음은 이를 받아들인 사람들 안에서 새로운 의식과 태도를 창조해 낸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복음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임무를 수행하며 믿음과 희망과 사랑에 빛나는 실생활의 증거로써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한다.148) “복음에의 깨달음은 이에 순명한 공동체를 먼저 진정한 공동체로 형성시키고 그 경계선을 넘어 이웃에까지 파급시키는 기쁨과 에너지의 근원인 것이다.”149) 신앙과 삶이 일치를 이루고 “주님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퍼져서 찬양을 받은 것처럼 어디서나 그렇게 되도록”(1데살 3,1 참고.)150) 소공동체가 세상 안에서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151)

4.3.3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

가톨릭 교회는 여러 가지 가르침을 통해 본당을 ‘공동체들의 공동체’ (community of communities)로 쇄신해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152) 서울 대교구는 친교의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본당에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하였고,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를 본당이 새롭게 갖추어야 할 교회상으로 선언하였다.153)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는 소공동체가 본당의 기초이며 바탕을 이루면서 여러 사도직 단체들의 고유한 카리스마가 함께 피어나며 본당의 모든 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기쁘게 참여하는 역동적인 본당 사목 구조를 의미한다. 154) 서울 대교구는 소공동체와 본당 단체들이 본당의 새로운 교회상과 각자의 정체성 및 고유한 카리스마를 명확히 인식하고 상호 보완적인 협력의 관계를 유지하며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줄 것을 강조하였다.155) 또한 본당이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본당 사목 협의회가 이러한 본당의 새 교회상에 비추어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 갈 것을 당부하였다.156)

한편 대구 대교구는 97년에 시작한 교구 시노드가 1999년에 마치면서 교구장 교서를 통해서 소공동체는 친교의 좋은 장이고 말씀과 성체를 중심으로 하나되게 하는 운동으로 제시하고,157) 시노드 후에 소공동체를 교구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기 시작하였고, 구역․반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본당 사목 구조를 개편하였다. 대구에 이어 춘천과 수원 교구도 구역․반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 구조로 개편하였다.

본당을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꾸려가려는 의도를 갖고 추진하는 사목을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이라고 칭하며 줄여서 소공동체 사목이라고 하겠다. 소공동체 사목은 대부분의 한국 본당이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고 단체가 기초가 되어 있는데 구역․반 소공동체가 기초가 되는 본당으로 쇄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공동체 사목은 단순히 기존의 구역․반모임을 복음적으로 바꾸어서 활성화하여 자발성을 갖고 복음 나누기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와 동시에 본당의 전체 사목 구조와 체계(시스템)와 흐름과 지도력을 쇄신하고자 하는 것이며 쇄신의 기준은 복음이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이다. 여기서 “체계(시스템)란 각 부분 간의 관계를 중시하고 그것이 전체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중시하는 것”158)이다. 나무에 비유하면, 기초요 뿌리는 복음과 그리스도가 살아있는 소공동체가 되어 운영되며 소공동체에서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된 사목 평의회가 중심역할을 하고, 다양한 단체가 가지를 쳐서 열매를 맺는 본당 공동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소공동체사목을 하는 본당의 패러다임은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이고, 이 모델에서 본당의 사목 책임자나 협력자들은 함께 하는 지도력이나 섬기는 지도력을 발휘하여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에 충실하여 평신도 지도자들이 복음적으로 양성되어 미래의 교회의 지도자로 성숙하도록 한다. 이 교회는 2차 바티칸 공의회가 표방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이고, 친교의 공동체로서의 교회이며, 서울 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서가 말하는 “참여하는 교회상, 함께 하는 교회상”을 지향한다. 아시아 주교회의에서는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를 지향하는 소공동체 사목을 AsIPA(Asian Integral Pastoral Aproach;아시아의 통합적인 사목 접근)라 부르고 “역동적인 교회가 되는 새로운 길”(New way of being Church)159)이라고 소개한다.


소공동체 사목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공동체 안에 모든 성원이 각자 받은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각자가 받은 소명을 온전히 살고 피어내어 공동체 안의 성령의 역동적인 흐름과 역사를 온전히 드러내게 하고 통합하여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구원의 교회 공동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 공동체는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160)”는 말씀을 실현하는 공동체이다. 여기서 전통적인 사목이 개인 구원에 초점을 맞추었고, 사목자와 신자의 개인적인 관계에 비중을 두었다면, 공동체의 모든 성원이 하느님 구원의 협력자요 도움이로서 공동체 성원들이 하느님을 알고 체험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불렸다는 사실이다.161)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을 한 백성을 모아서 당신을 진실히 알아 모시며 충실히 섬기도록 하시었다.162)

여기서 공동체 성원들 간의 관계의 중요성이 대두 되고 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할 수 있으며, 공동체의 책임자인 사제는 이런 관계가 교회 공동체를 강화시키면서 우리 가운데 계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영광스럽게 하는 본당의 사목 구조와 체계가 되도록 조정하고 관리하고 감독하면서 관계 사목에 비중을 두고 공동체 안의 역학관계나 흐름을 촉진하고 강화시키는 사목을 하여야 하며 이런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섬기는 지도력, 함께 하는 지도력이 사목자나 공동체 책임자들에게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본당의 다양한 단체들의 특성이 함께 피어내는 이상적인 교회 모습을 꿈꿀 수 있다.


4.4 서울 대교구 본당 사목 조직 개편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 실현을 위한 본당 사목 조직163)의 변경은 소공동체 비전을 담은 그릇이요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요소이다. 대구 대교구를 시작으로 춘천 교구와 수원 교구에서 새로운 사목 조직을 적용하고 서울 대교구도 2003년 시노드에서 친교의 공동체 실현을 위하여 소공동체 사목을 지향하면서 그에 합당한 본당 사목조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논의 과정에 있다.


4.4.1 교회 사목 조직의 목적

교회 사목 조직은 교회가 자신의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데 효율적인 조직이라야 한다. 효율적인 조직은 교회의 모든(영적, 지적, 인적, 물적) 자원을 유기적이며 효과 있게 활용하도록 하며, 모든 하느님의 백성들이 교회에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그런 공동체의 유기적인 조직은 내부 역동성을 배가시키며 세상 복음화의 원동력이면서 세상에 대한 대안 공동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조직은 모든 자원이 유기적으로 조직화되어야 하고 자율성을 키우는 동기 부여와 이의 실행을 위한 지원, 상담, 지도도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계획, 조직, 지휘, 조정, 통제되어야 한다.


4.4.2 ‘마땅히 있어야 할 교회의 보편적 모습’과 현실 분석164)


가) 마땅히 있어야 할 교회의 보편적 모습

유충근은 “마땅히 있어야 할 교회의 보편적 모습”을 복음화된 교회의 모습으로 제시한다. 교회 모든 성원이 자신의 부르심과 사명을 온전히 깨닫고 그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사목 조직이다. 규모가 커지고 욕구가 다양해진 본당에서 일인 관리의 범위를 벗어난 공동체 사목에서는 자율성이 존중되는 작은 공동체로 재구축하여 적정 규모의 운영과 접근 방법의 다양성을 살리면서도 보편 교회와의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명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성직자, 평신도, 수도자가 서로 존중하고 각자 안에 고유한 은사를 십분 발휘하면서 모든 구성원들이 형제자매로 함께 하는 본당 사목 조직이다. 평신도가 스스로 복음화의 주체가 되어 책임 의식과 참여의 정신으로 함께 하는 조직을 만들며 성직자가 이를 동반하면서 함께 하도록 하는 사목 조직이다. 제도로서의 교회 모습을 견지하면서 공동체로서의 교회 모습을 살려내는 것이다. 165)


나) 기존의 사목 조직의 모습

현재 교회의 주요 관심사인 ‘소공동체 활동을 통한 복음화’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소공동체 조직과 운영에만 관련된 사항이 아니다. 이는 사목 평의회를 포함한 본당의 조직 전부가 구역․반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조직화되어야 그 목적 달성을 위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그 구성원들은 본당 신부를 중심으로 신앙 생활 전반을 영위하게 되어 있기에 본당 공동체의 사목 조직이 근본적으로 한 방향성, 즉 “소공동체 활동을 통한 복음화”를 중심 목표로 엮어진 조직과 그에 합당한 교회상과 지도력을 갖지 못할 때 그 목적을 달성할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따라서 소공동체 문제는 본당의 효율적인 체계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존 사목 조직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기존의 직능분과 중심으로 구성된 본당 사목 협의회는 참모와 협의 기능을 주로 담당하였고, 구역․반 조직은 집행 기능을 담당했다. 실질적인 일은 집행 조직이 수행하는데 사목 협의회에서는 실제로 구역․반 소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르는 상태에서 본당 사목의 안건에 대한 의사 결정이 협의되고 있고 그 협의되는 내용을 각 구역에서는 모르거나 충분히 숙고하여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 사항만 지시되므로 열성과 효과성에 의문이 생기고 조직 간의 갈등의 요소가 있다.

구역․반 소공동체 조직은 본당의 소공동체를 대표하면서 실제로 신자들을 대표하고 있지만 본당을 대표하는 역할이 구역․반 소공동체 조직이 되지 못하고 직능 위주의 사목 평의회가 본당을 대표하고 있는 모순이 있다.

본당은 단체나, 직능 중심의 사목 협의회의 집합이 아니라 본당 관할 하의 모든 하느님 백성이라야 하고 이 하느님 백성 속에서는 신자는 물론이요 미래의 신자인 비신자들도 묵시적으로 염두 해 두어야 한다. 하느님 백성이 모두 포함 되게 하려면, 본당 관할 내 모든 가정과 구역․반 소공동체로 구성된 사람들이라야 한다. 여기서 공동체의 특성상 이미 존재하고 삶의 자리로서 인정되고 지켜온 가정이나 구역․반 소공동체의 본래의 구성원으로 편성되어져야 하고, 본인의 선택에 따라서 모인 단체나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 분과 위원들은 이 공동체에 속하면서도 도움이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 분과 위원회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기능적 조직으로 신자의 대표성을 갖기에는 무리이며 오히려 구역․반 소공동체의 대표자들이 신자의 대표성을 가져야한다.

본당에 따라 사목 협의회가 직능 조직으로 집행 책임 그룹의 역할을 하는데 그 내용은 일반적으로 소공동체로서의 삶의 자리와는 무관한 본당 전체의 행사(예비 신자 교리 교육, 견진 교육, 성모의 밤 행사, 체육 대회, 등산, 야유회 등, 분과별 또는 사목 위원 피정, 남성 또는 여성 공동체 피정, 구역․반장 교육, 성지순례, 성탄전 행사, 전례와 성사 등)의 성격을 띠고 있는 활동이며, 이 현상은 지휘부의 지도 하에 일사불란한 행사 수행에는 적합하나 참가하는 대부분의 신자들은 매우 수동적인 입장이 되기 마련이고 삶의 현장과 신앙을 직접 연결시키지 못하여 삶과 유리된 전례나 형식화된 신앙 행사, 교육, 또는 친목 활동에 머무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사목 협의회와 소공동체와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관계가 불명확하다. 본당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목 협의회는 자문 기구라고 하면서 소공동체가 수행해야 할 사항들을 결정하고 이의 집행을 의뢰 또는 지시한다.

복음화를 위한 본당의 전례, 성사, 교육이 삶의 자리인 소공동체와 유기적인 관련성을 맺고 본당의 사목과 신자들의 삶과 신앙이 일관되도록 사목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4.4.3 새로이 시도되는 개념의 사목 조직 검토


가) 대구 대교구 본당 사목 평의회

대구 대교구 사목 평의회 회칙을 보면 사목 평의회 목적은 “공동체의 활동과 형성”에 있으며, 회칙 4조에 보면 구성원들도 구역․장들이 중심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소공동체 중심의 본당 사목 구조이며 모든 결정이 소공동체에서 이루어지고, 전체 신자들이 교회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대구대교구 본당사목평의회 기구표






서울에서도 위와 유사한 모습으로 구리 본당, 상계2동 본당, 도림동 본당, 동대문 본당, 서초동 본당, 난곡동 본당의 경우가 지역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사목 협의회의 조직과 운용을 시도하고 있다. 구리 본당의 경우는 신자들의 참여에서 많은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된다.


나) 검토 결과

대구 대교구와 춘천 교구와 수원 교구와 서울 대교구의 몇몇 본당에서 새로이 시도되는 사목조직은 일단 사목 평의회 안에 지역 소공동체의 대표자들이 중심역할 을 하고 있어서 한 단계 발전된 조직으로 인정된다. 문제는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조직의 모습도 중요하지마는 더욱 중요한 것은 조직표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구성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한 공통된 인식과 그에 따른 협의회의 운용이다.

“마땅히 있어야 할 보편적 교회의 모습” 인 “복음적 삶의 현장인 구역․반 소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사목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본당의 사목 평의회 조직에 변화가 시도된 것이라면 본 조직상 각 구역 또는 지역 단위에 분과 기능들이 배속되어 협의회의 각 분과의 전문적 기능들이 반드시 지역공동체의 복음화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임이 명시적으로 사목 협의회 회칙에 들어있어야 한다.166)


4.4.4 ‘마땅히 있어야 할 모습’으로서의 본당 사목 조직

아래 사목 구조는 서울 대교구에서 이상을 제시하고 있는 사목 구조이다.

서울 대교구 본당 사목 평의회 조직과 개념도



가) 개념도의 배경 설명

본 사목 조직은 다음과 같은 개념을 기초로 한다. 구역․반 소공동체는 하느님 백성의 삶의 자리로서 복음화를 위한 사목의 주 현장으로의 필연적인 위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즉 사목의 행정적 도구로 머무는 것이 아니다.)

- 이 삶의 자리는 사목 행위의 효과가 드러나게 되는 주목적지이며 그 자리의 백성들이 본당 사목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복음화의 주체적 존재이다.(즉 지시받고 피동적으로 활동에 임하는 소극적인 백성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복음화가 나의 삶과 직결된 필생의 문제이자 교회의 문제임을 자각하여 활동하는 적극적인 백성이 되도록 깨우쳐 준다.)

- 본당 사목 조직은 이러한 개념을 기초로 지역 소공동체를 사목의 출발점이며 목적지가 되도록 조직화되어야 한다.(즉, 본당에서 실시되는 모든 활동도 결국 삶의 자리에서의 구현을 그 최종 목적으로 하며 그 과정에서도 삶의 자리와 연결이 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나) 각 기구 구성 요소

1) 의결 협의 기구는 반드시 주임 신부, 총회장, 지역 공동체의 대표들이 그 주 구성원이어야 한다. 이 기구는 각 전문 분과장을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교회의 최종 의결권을 가지나 그 집행은 반드시 주임 신부의 별도 승인 또는 동의를 조건으로 한다.

2) 실행 기구는 지역 공동체인 구역․반 조직으로 사목의 주 대상이며 지역 소재 직장 공동체를 포함할 수 있다. 지역장 중 남녀 각1명을 수석 지역장으로 선출하거나 별도 남녀 총구역장을 선출 임명하여 운용할 수 있다. 지역별 조직에는 각분과의 지역 전문요원이 배속된다.

3) 참모 및 전문 분과 기구는 참모 기능 및 자문 기능을 담당하며 의결 기구나 집행 기구의 자문에 응하는 것이 주 임무이며 본당의 종합 기획, 연구, 평가의 임무도 겸한다.

4) 사도직 협의체는 각 사도직 단체의 협의 기구로 지역 공동체인 집행 기구의 활동을 지원한다.

5) 청년 의결 협의 기구는 직접 보좌 신부의 지휘를 받으며 1)의결 협의 기구에 대하여는 조직상 보조적 위치에 있으나 본당 사목 지침의 범위 내의 활동은 원칙적으로 자율적 기획, 실행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의 실행은 가능한 한 지역 소공동체 안에서, 지역 소공동체를 향하여 점진적 발전을 이루도록 한다.


다) 각 기구의 역할과 임무

모든 조직은 역할에 따라 계선 조직(Line organization)과 참모 조직(Staff organization)167)으로 나누어진다. 계선 조직은 계층제의 조직을 조직의 집행과 운용, 활동, 권한의 면을 말한다.

즉 계선(Line)은 행정 체계에 있어서 중추적인 위치에 있으며 법령을 집행하고 정책을 결정하며,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봉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이 개념도에서는 주임 신부, 의결 협의 기구, 실행 기구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참모(staff)는 개선이 원활하게 기능을 수행하여 조직의 존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정하거나 촉진할 목적으로 자문, 권고, 협의, 정보의 수집과 판단, 기획, 통제, 인사, 회계, 법무, 공보, 조달, 조사, 연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개념도에서는 참모 기구/전문 분과 기구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참모 기능은 본당의 사목 지침의 수립과 실행 평가, 예산의 수립과 결산 및 평가, 조사연구, 인사 등에 관한 큰 틀과 큰 방향을 제시하고, 그 실행을 위한 지원, 자문을 수행한다.

개선 기능은 참모 기능에서 제시한 기획과 방향에 대한 최종 결정과 이 제시된 기획 범위와 방향에 맞추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구체적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며 그 실행 결과에 대하여 공동 책임을 진다.

청소년 의결 협의 기구나 그 실행 기구도 위와 같은 기준에 의해 개선 조직으로 분류된다.


4.4.5 본당의 소공동체 사목의 진척도(직관적인 평가)

소공동체 사목이 추구하고 하는 이상적인 교회 모습의 19개 항목을 인도의 사제들이 정리해 놓았다. 168) 이 내용은 인도에서 소공동체에 관한 사제 연수에서 함께 작업을 해서 내 놓은 것이다. 이 내용이 아더 페레이라 신부의 2003년 강의에서 일부 신자들에게 소개되었고, 서울 대교구 여성 총구역장 연수169)에서 다시 소개하면서 직관적인 평가170)를 했는데, 그리스도 중심적인 신앙 생활, 사랑의 하느님, 나눔과 보살핌, 소공동체로 변화, 말씀 중심, 공동체 구원, 모든 사람이 구원 가능, 섬기는 교회, 참여하는 교회, 자기 쇄신하는 교회, 합의에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2점을 주어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한편 공동 사회 형태로의 전환과 토착화의 진전도와 삶의 현장 중심에로 이행 정도, 공동 책임제, 공동체 신자들의 신앙 감각(sensus fidlium)으로 유지되는 교회, 일반 사제직에는 1점을 주어서 개선을 필요로 함을 보여 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모습

앞으로의 모습

평가

촉진

요소

1

교회 중심적

그리스도 중심적

2

 

2

피라미드 형태

공동사회 형태

1

 

3

서구교회-서구문화

토착화-토착문화

1

 

4

교회 건설-성당중심

삶의 현장. 신자 중심

1

 

5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계율

하느님에 대한 사랑-사목

2

 

6

개인주의

나눔과 보살핌

2

 

7

단체중심

소공동체 중심

2

 

8

신심기도 중심-신심

성서-하느님의 말씀

2

 

9

성직자 전권행사

공동책임제

1

 

10

개인구원

공동체 구원

2

 

11

의례적인 전례

생활화된 전례

1.5

 

12

교회밖에는 구원이 없음

모든 사람이 구원 가능

2

 

13

교권에 따라 유지되는 교회

공동체 신자들의 신앙감각 (sensus fidlium)으로 유지되는 교회

1

 

14

성직자 고유 사제직

일반 사제직

(왕직 예언직 사제직)

1

 

15

개선(凱旋)하는 교회

섬기는 교회

(종처럼 봉사하는 교회)

2

 

16

성직자의 교회

참여하는 교회

2

 

17

회개의 강요하는 교회

자기 쇄신하는 교회

2

 

18

결정을 부과

합의

2

 

19

성령께서 머리 부분에 임하심

성령께서 뜻하신 곳에 임하심

3

 


4.4.6 본당에서의 소공동체 추진 사례

본당의 사례를 통해서 교구의 사목 정책이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겠다.

가) 구로 본동 본당 사례171)

이 본당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추진한 것은 교구 계획에 따른 본당 상을 새롭게 제시했고, 미사나 사목회에서 소공동체의 필요성을 제시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하였으며 시작과 과정과 평가에서 사목회와 함께하였다. 사제가 교육팀을 조직하여 신자들과 함께 교육을 하려고 하였으며, 복음 나누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성서공부를 꾸준히 하여 복음에 맛들여서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도록 안내하였고, 본당 공동체 말씀과 가난한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일치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안내하였다.


(1) 본당을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로 가기 위한 과정

사목회에서 소공동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반소공동체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당시에 있었던 구역․반 모임에서 이런 계획을 이야기하였고 책임자들인 총구역장단들과 의논하였다. 이런 계획을 본당 미사 공지사항 때에 공지하였다. 92년도에 반모임을 세분화하여 재편성하고 소공동체에 관한 지속적인 교육을 하였고, 사목자들의 반소공동체 참석과 참석 후에 분석 및 그 결과에 따른 새로운 교육을 추진하였다. 대부분의 교육은 복음화 교육팀을 조직하여 함께하였고, 2000년대 복음화 사무국에서 나온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였고 같은 프로그램을 여러 번 반복하여 교육을 하였다. 먼저 복음 나누기 7단계 교육을 하였는데 복음을 묵상하는 법과 자유 기도하는 법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법과 함께 협의하고 함께 일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실습했다. 다음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소개하였는데 ‘교회 5모델’을 보면서 사제가 신자들에게 모든 것을 주입해 주는 ‘먹여 주는 교회’에서 ‘소공동체들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로 가야 하는 것을 소개하였다.


(2) 소공동체를 향한 본당 차원의 사목적인 노력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하여 소공동체를 중요시하는 사목을 하려고 애썼다. 사목회가 대부분의 신자들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소공동체나 단체의 대표로 구성되도록 하였다. 본당 행사나 일을 결정하고 추진할 때에는 소공동체 단위로 하고 소공동체 대표들이 합리적인 절차와 복음적인 기준에 따라 진행하고 추후 점검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밟았다. 본당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복음 묵상 나누기 모임을 하고 본당 내의 사목팀(사제, 수도자, 사무장, 평신도 지도자들) 간에 책임과 의무와 역할을 분명히 하고 각자의 독립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공동 협력 정신을 살리려고 애썼다. 매주 성서 교육을 하여 말씀에 대한 지식을 키우고 복음 나누기에 익숙해지도록 하였으며, 말씀과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과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일깨웠다.


(3) 반소공동체가 성장함에 따른 본당 공동체의 변화

소공동체 사목을 위한 5년 간의 노력에 주님은 큰 은혜를 체험하도록 이끌어 주셨고 큰 결실을 보게 해 주셨다. 여성 반소공동체에 참여하는 총 인원은 93년 4월에 433명에서 95년 10월에는 659명(152% 늘었다. 신자 총수는 3,600여명이고 주일 미사 참여 수는 1300여명이다.)으로 늘었고 한 달에 4번 반소공동체 하는 반이 2반이고 3번 하는 반이 7반이고 2번 하는 반이 24반이고 한 번씩 하는 반이 28개 반이고 모임을 하지 못하는 반이 5반이 된다.

남성 구역 소공동체(구역 단위로 모임을 한다)에 참여하는 인원수는 92년도 2월에 약 60 명이었는데 95년 1월부터 10월까지 평균 132명으로 증가했다(220% 늘었다). 남성 구역 소공동체가 활성화되어 가면서 각자의 신앙도 성장하고 미사에 참여하는 남성이 늘어났다. 예비 신자들의 수가 증가하였는데, 93년에 새로 영세 받은 성인 남자의 수는 48명이고, 성인 여자는 97명이었으나 94년에는 성인 남자가 77명, 성인 여자가 127명이었다(140%늘었다). 예비 신자의 남녀 비율에서 남자들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93년과 94년을 비교할 때에 여성 예비신자의 증가율은 49%이었는데 남성의 증가율은 60% 이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도 그렇게도 부담스러워 하는 자유 기도에 자신을 갖게 되었고 성서 말씀을 묵상하고 성서의 말씀에 따라 자신들의 삶을 비추어 보고 자신들의 삶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반소공동체에서 복음을 나누고 영적인 삶을 나누면서 가정에서 아내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부부간에 대화를 하며 오손 도손 해졌다는 가정이 점점 늘어간다. 자녀들과도 거리가 좁혀졌고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며 그들의 잘못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이해하고 인내하면서 가족이 함께 문제를 풀어 가려고 한다. 반원 중에 가난한 사람의 고통과 희망을 함께 하면서 가난한 이웃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그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보고 이해하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구역 소공동체에 초대해서 따뜻한 사랑을 지속적으로 베풀고 그들이 고국으로 갈 때까지 함께 해주는 구역이 있었고 어떤 구역은 병들고 가난하여 이혼 직전에 있는 가정에 지속적인 방문과 보살핌으로 가정을 구했다.


(4) 문제점과 전망

이상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가 있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먼저 반소공동체를 새롭게 시작한지 4-5년째 되면서 참여자가 늘어나지 않는다. 어떤 반장들은 열성이 식어 간다. 반소공동체의 반소공동체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을 하여야 한다. 반장에게 늘 새로운 영적 힘을 주는 성서 교육이나 피정이나 성지순례나 야유회를 가져야 한다. 신자들이 자주 이사가고 바뀐다. 새로운 신자들을 위하여 교육을 하여야 하고 기존 신자들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반소공동체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전체 신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반소공동체의 신학적인 배경을 교육하고 홍보를 해야 한다. 반소공동체에서 복음의 힘을 점점 익혀 가는데 그 힘을 활동으로 엮어 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여러 가지 장애 요소가 있다. 본당 차원에서 소공동체 적극적인 활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나 노력이 요청된다.


(5) 평가

교구의 소공동체 추진과정에 따라서 본당에서 소공동체 사목을 시도한 본당은 복음 나누기의 도움으로 말씀과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로 발전해가며 평신도 지도자들이 양성되고 구역․반 주위의 사람들에 대하여 관심과 배려를 하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본당과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해결해가려는 위기 대처 능력이 배가되며, 사목자나 공동체 지도자들이 지식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 사목자와 신자들 간에 좋은 공동체 상을 마련하고 있다.


나) 난곡동 본당 사례

교구의 사목 방침에 따라서 구역․반소공동체를 중심으로 본당 사목회를 재편하고 지역 사목회까지 두면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려고 많은 사목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실도 있지만 봉사자를 구하는데 어려움과 삶의 전선에 나가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모임에 참여하기 어려운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아직도 사제의 손길이 없으면 소공동체의 자발성과 생명력은 약화되고 있음을 홍근표 신부는 호소하고 있다.


(1) 소공동체 추진 과정172) (1997년-2000년)

난곡동 본당은 재개발로 인해서 인구가 줄어들고(1997년과 2000년 비교하면 34,195명 감소), 주임신부의 잦은 이동으로 인해서 사목의 구심점이 약하고 구역․반 소공동체 봉사자가 자주 바뀌고 1998년 경제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갔다. 이런 가운데 소공동체는 약화되고 단체 중심으로 본당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소공동체와 관련한 본당 심포지엄을 실시하였고(1998년 11월 12-15일) 1999년에 행정 구역을 기초로 한 구역․반모임을 재조정하여 지역 단위로 편성하였다. 신자 가정 방문 및 구역 미사를 하였고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며 단체를 운영하도록 하였다. 매주 수요일을 ‘소공동체의 날’로 정하여, 모든 단체 모임과 활동을 다른 요일로 옮기도록 조치하고, 레지오 마리애를 지역중심으로 개편 조정하였다.173)(1999년 6월 13일). 2000년에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매주 수요일 구역 미사 봉헌하고 수도자로 하여금 반모임에 참석하여 소공동체를 격려하도록 하였고 지역별 피정 및 교육을 실시하였다. 함께 하는 여정을 사용하여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교리반을 이끌고 예비 신자 때부터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공동체를 체험하도록 하였다.


(2) 지역 사목회 운영

2001년에 사목 협의회 조직을 개편하였고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 구조로 만들고 남여 총구역장은 부회장으로 하고 지역 사목회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 사목회’는 남녀 지역장이 주관하고 남녀 구역․반장과 각 지역별 전문위원(전례분과 위원, 선교분과 위원, 청소년분과 위원, 사회사목분과 위원)들을 각 1명씩 두어, 지역별 현안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였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사목적 방향을 잡아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실천토록 함으로써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을 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본당에서 지역에 예산을 지원하여 사기를 높여주기도 했다. 구역 사목 협조자들 모임은 구역 미사를 매주 수요일 실시하기에 앞서서 본당에서 성직자, 수도자와 함께 해당 구역․반장이 같이 모여 좀더 구체적인 구역별 현안을 검토 논의하고, 특별히 소외된 이들에 대한 보살핌에 대해서 좀더 깊이 있는 협력방안을 의논하여 가난한 사람들에 사목적인 배려를 하는 소공동체가 되도록 하였다.


(3) 평가

가난한 도시 본당에서는 봉사자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단체 사도직의 위축, 복음 묵상 나누기가 공동 활동을 촉진해주지 못하고 있고 소공동체 활성화에 따라서 미사 참례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쉬는 교우들을 위한 또 다른 배려가 필요하다. 모이는 사람만 모일 뿐이며, 소외된 사람들을 돌볼 여유가 없어서 형식화되므로 단체 사도직 활동을 통해서 보충해야 한다. 소공동체를 행정적 조직이나 프로그램이나 방법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목자와 봉사자들이 복음적인 삶을 성실히 살아갈 때에 효력을 발생한다. 사목자와 봉사자의 지도력이 신심이 깊고 겸손하고 사랑의 모습을 갖어야 한다. 청소년들을 소공동체에 수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들을 위한 다른 사목적인 대안이 나와야한다.


다) 두 본당의 공통점

위의 두 본당의 사례를 통해서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란 공유비전을 형성하기 위하여 회의와 홍보와 교육 등을 하였고, 그 비전에 따른 사목 목표를 세웠으며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였고, 비전에 합당한 본당 사목 구조를 재편하였고, 그 구조에 맞는 지도력을 갖도록 노력한 모습이 드러난다. 소공동체 사목은 교회 쇄신을 위한 사목의 좋은 방법이고, 사제의 지도력이 복음화 되는 좋은 장이 될 수 있다.


제2부 전국 교구 소공동체 사목

(소공동체 사목의 전국적인 확산 과정)


1. 소공동체가 확산되는 배경

1.1 반모임과 200주년 사목 회의


한국 교회는 70년대 초반부터 구역․반모임을 추진하여 오다가 교구 차원에서 구역․반 공동체 운동이라는 조직 활성화에 관심을 집중적으로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200주년 사목 회의를 전후해서이다. 구체적으로 관계자의 진술에 따르면, 수원 교구는 1984년, 인천 교구 1979년, 대구 대교구 1982년, 부산 교구 1980년, 전주 교구 1985년, 마산 교구 1985년, 대전 교구 1985년, 청주 교구 1980년대 중반, 원주 교구 1980년 중반, 제주 교구가 1986년에 교구 차원에서 정책 지원이 시작되었다.174)


1.2 소공동체 연수와 아시파 총회 영향


1990년대 초부터 서울 대교구에서 시작한 아시파 모델을 원용한 소공동체 사목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은 한국의 다른 교구에 영향을 주어서 다른 교구의 사제나 수도자나 신자들이 서울 대교구 연수에 참여하면서 소공동체 사목의 원리를 여러 형태로 도입하고 시도하였다. 그 과정에서 서울 대교구는 전국적인 규모의 소공동체 연수를 매년 실시하여 확산되는 것을 도왔으며, 다른 교구의 요청에 의해서 서울 대교구 소공동체 사목팀이 다른 교구에 가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소공동체 사목 모델을 비전으로 하는 사목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국 교구간의 사목적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서울 대교구와 마산 교구의 AsIpA 2차 총회(2000년) 참가를 계기로 ‘소공동체 전국 모임’을 준비하게 되었다.


1.3 소공동체 전국모임과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서울 대교구와 마산 교구가 같은 뜻을 갖고 시작하여 여러 교구가 함께한 2001년 제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은 “소공동체 사목”이란 주제로 한국 교회 일선 사목자들과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교회 공동체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였다. 교구를 넘어 천주교회의 일치성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석한 각 교구 대표자들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위한 사목적 노력들을 서로 나누고 배울 수 있는 전국 차원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지기로 결의하였고 이를 위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 ‘소공동체 소위원회’ 설립을 요청하였다. (1) 두 차례의 ‘소공동체 전국모임’을 통해서 초교구적으로 교회 공동체 구성원이 모두 함께 하는 친교의 장, 역동적인 한국교회 모습을 발견하고 체험하였고, 2) 한국교회 소공동체 활성화의 토대 마련하였으며 (3) 전국 사목국 차원의 사목적 교류와 연대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4) 평신도 사도직의 활성화와 함께 하는 지도력의 발전을 가져왔다.175)


1.3.1 소공동체 전국모임

(1) 2001년 제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176)은 교구와 본당의 소공동체 사목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목 경험의 교류와 심화를 목적으로 하였다. 학술 발표와 교구 및 본당과 구역․반 공동체 사례를 발표하고 공동체 놀이와 전례를 통해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한 마음 한 몸임을 체험하도록 하였다. 11개 교구 154명(주교 3, 사제 40, 수도자 17, 평신도 94)이 참여하여, 소공동체 사목의 풍요로움과 기쁨을 체험하고 함께 할 때에 상승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였다.177)

참여자들은 소공동체를 통하여 새로운 복음화와 친교를 이루고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교회 공동체를 추구한다. 이는 초대 교회의 모습이자(사도 2,42-47),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명한 ‘친교의 공동체’이며, 아시아의 주교들이 확인한 ‘공동체들의 친교’ 교회관을 실현하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친교 안에서 사목 체험을 나누며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내려주시는 풍성한 생명력을 맛보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로마 8,28)는 희망의 말씀으로 격려를 받았다. 하느님 나라 성장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어려움과 고뇌도 크겠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받는 위로가(2고린 1,5) 많을” 것이며 성령께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소공동체가 한국 교회에 더욱 확산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다짐한다.178)

소공동체 전국모임의 영향으로 여러 교구와 본당․공소에서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움직임들이 있었고, 교구와 본당․공소를 넘어선 형제적 교류와 협력도 있었다. 이러한 나눔은 우리 모두가 한 포도나무인 그리스도의 가지들임을 확인하게 하였다.179)


(2) 2002년 제 2차 소공동체 전국모임180)은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목경험 나눔과 연구 활동 교류와 심화 및 친교의 장 마련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두었으며, 교구 및 본당, 공소 소공동체 사례 발표 및 나눔, 새로운 자료 소개, 학술 강연, 전례의 토착화에 대하여 다루었다. 12개 교구 219명(주교 5, 사제 52, 수도자 21, 평신도 141)이 참여하였고 평신도 사도들의 놀라운 사도직 활동상은 감동을 자아냈고, 평신도들의 자발성과 생명력이 살아날 때에 모든 지체들의 특성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참여자들은 “교회는 하느님의 삼위일체적 친교의 삶을 살도록 초대받은 새로운 하느님 백성”임을 확인하고 교회의 본질을 실현하고 하느님의 사랑이 이웃에게 전해지는 친교의 장이 바로 공동체이며 참여자들은 공동체로서의 교회 모습을 현대 사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소공동체로 엮어진 교회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선언문에서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소공동체의 핵심은 복음으로 변화되는 삶”이라고 하고, “소공동체 안에서 신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양식을 얻고 부단히 자기쇄신과 변화의 힘을 얻게 됨”을 인정하고 있다. 이 소공동체는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며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통해 사도직 수행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소공동체는 “평신도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게 하는 평신도 육성의 못자리”이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에게 새로운 역할과 지도력을 배우게 하는 ‘함께 하는 사목’의 장”임을 강조하고 있다.181)

2번에 걸친 전국연수를 한국 교회 안에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의 확산과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함께 하는 사목을 더욱 풍요롭게 하였으며 이런 교회의 분위기로 인해서 아시파 3차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데 좋은 동기부여를 하게 되었고 전국의 12개 교구가 아시파 3차 총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1.3.2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1) 전국 교구 사목국장들과 실무 담당자들이 소공동체 사목 활성화를 위해 2001년부터 가져 온 ‘교구 대표자 모임’이 2002년 2월에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로 공식 출범하였다.(2002.2.15)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산하에 ‘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신학적⋅사목적 연구를 심화,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2003.2) 소공동체와 관련된 교구와 본당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사목사례 및 프로그램 발굴과 사목적⋅신학적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복음적인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전국 15개 교구 사목국(사목국장과 소공동체 담당자)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복음화 위원회 산하 소공동체 소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다. 주요 활동은 (1) 소공동체와 관련된 제반 주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 (2) 소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 개발 (3) 소공동체 사목사례 발굴 (4) 교구별 소공동체 관련 자료 교류 (5) 소공동체 관련 모임 개최 및 지원 (6) 소공동체 관련 국제 연대 활동 등이다.


1.3.3 소공동체 소위원회 설립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복음화 위원회에서 소공동체 사목과 관련된 교구간의 교류 활동과 국제 연대 활동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고 복음화 위원회 산하에 '소공동체 소위원회'가 설립되었다.(2001.11.23)


1.3.4 소공동체 연구 위원회 시작

2002년 제2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에서 참가자들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교구와 본당 간의 형제적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아시아 교회와의 사목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가지며 소공동체를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를 심화시켜 가기로 하였다.


가) 소공동체 연구 위원회 설립과 역할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에서 소공동체 사목과 관련된 제반 주제에 대한 전문 연구 활동을 수행하기도 하고 연구 위원회 설립을 제안했고, 전국 교구 사목국장 및 소공동체 사목 전국협의회 위원장의 추천을 받은 전문가 약간 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182)


나) 설립 과정 연구 내용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에서 협의한 대로 소공동체 연구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첫 모임이 2003년 초에 있었다. 소공동체 사목 발전을 위한 전국 협의회 산하 연구 위원회 발족을 준비하기위해서 2003년 1월30일 서울 대교구 복음화 사무국 중심으로 준비 모임을 했고, 사무국 외부에서 여러 구성원들을 초대하여 2003년 2월 4일에 함께 만나서 연구 위원회 관련 제반사항을 나누었다. 목표는 “공동체 사목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연구 주제는 소공동체와 관련된 제반 주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 즉 ①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연구와 양성 활동의 주제 및 내용 ② 소공동체에 대한 개념정립: 교회론적 접근, 용어 정립, 다른 단체와의 비교분석 ③ 한국 상황에 적합한 소공동체 모델 개발(공소, 농어촌, 중소도시, 대도시) ④ 소공동체 사목사례 및 프로그램 분석과 심화 ⑤ 소공동체와 가정공동체와의 관계 또한 소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 개발하기로 하였다. ① 복음 나누기 방법 ② 새로운 ③ 공동체와 함께 하는 전례 등을 다루기로 했다.183)

2004년 5월까지 15차례의 연구 모임을 통해서 소공동체와 관련된 제반 주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 주제를 구체적으로 정하였다. 즉, ①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연구와 양성 활동의 주제 및 내용 ② 소공동체에 대한 개념 정립: 교회론적 접근, 용어 정립, 다른 단체와의 비교 분석 ③ 한국 상황에 적합한 소공동체 모델 개발(공소, 농어촌, 중소도시, 대도시) ④ 소공동체 사목 사례 및 프로그램 분석과 심화 ⑤ 소공동체와 가정 공동체와의 관계 등이다. 또한 소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는데, ① 복음 나누기 방법 ② 새로운 지도력 ③ 공동체와 함께 하는 전례 등이다. 주요 활동으로는 ① 소공동체 사목의 이론 확립 ②연구 결과 심포지엄 개최 및 학술지 발표 ③ 전국 교구 소공동체 사목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활동 등을 하기로 했고, 아울러서 이에 따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재를 간행하기로 하였다.184) 새로운 연구 주제로 “소공동체 기초 단위로서의 가정 공동체”를 주요한 주제로 채택하여 다루기로 하였다.

또한 소공동체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하는 2004년 7월에 갖는 세미나를 심도있게 준비하였고, 이 세미나 전에 연구위원들의 자체 워크숍을 통해서 지난 10년간에 대한 직관적인 평가를 했는데,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공동체를 하면서 복음에 비추어서 삶을 나누면서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이 커가고,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활동이 활발해졌고, 친교의 교회 공동체를 체험하는 등 장점도 있었지만, 교구 사제들 안에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공유 비전을 갖는 문제는 아직도 큰 비중을 갖고 접근해야 할 과제이고, 소공동체 사목이 반모임 활성화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본당사목을 소공동체 중심으로 한 사목 구조와 사목 체계(시스템)를 갖고 그에 일치하는 영성과 지도력을 드러내야 하는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며, 소공동체 사목의 원리와 신학을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앉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185)

전국 차원의 본당 사목과 소공동체에 대한 연구 위원회가 전국 사목국장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설립되고 각 교구 사목국 차원에서 전국적인 참여를 이루어 내고 있다는 자체가 연구가 부족한 한국 사목의 현장에 단비와 같은 것이고, 한국 교회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갖도록 해준다고 본다.


다) 전국 소공동체 연구위원 워크숍에서 나온 평가 내용186)


(1) 소공동체 사목이 교구와 본당 사목에 기여한점

1. 복음 나누기의 도움으로 복음을 맛들이고 말씀으로 오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남.

2. 소공동체 사목은 개인을 상대하는 사목에서 체계(시스템)로 이해하고 이 체계 안에 지도력의 변화를 모색하는데 기여를 했다. 본당 사목 체계(시스템) 안에서 가정과 소공동체와 본당 간에 유기적인 관계 정립과 지도력의 변화를 모색하게 됨.

3. 본당 사목 구조와 조직의 재편을 모색하게 됨.

4. 본당 사목에서 공유 비전에 관한 문제가 중요한 안건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공유 비전이 공동체 안에서 분명하게 설정되면 사목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5. 사목이 일방적인 지시로 이루어지지 않고 자발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고 참여를 증진시키는 것임을 깨우친다.

6. 소공동체를 통해서 교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7. 평신도지도자 양성과 성장, 평신도 사도직의 활성화와 주인의식의 고양, 평신도 직무 필요성 제기하였다.

8. 본당 사제의 지도력에 변화를 가져온다. 섬기는 지도력으로 변화한다.

9. 소공동체 신학이 발전하고 신학의 토착화의 토대를 마련되었다.

10. 가정에서 모임으로서 가정 공동체의 문제와 관심사가 소공동체에서 다루어지게 되고 가정과 소공동체와 본당 간의 사목 체계 속에서 통합적인 사목 접근이 이루어지고 이런 통합 사목에 함께 하는 지도력이 형성되었다.

11. 교회가 고객 감동의 사목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공동체 사목이 아래로부터의 교회라는 교회 의식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12.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켜 대부분의 사목교서에 소공동체가 등장하고, 전국모임이나 소공동체 전국모임의 구성, 주교회의 복음화 위원회 안에 소공동체 소위원회 구성은 등은 큰 결실이다.

13. 아시파 3차 한국 개최를 통해서 아시아 교회와의 연대를 모색하고 한국 교회에 소공동체 추진의 역량을 강화시켜 주었다.


(2) 문제점과 대안

1. 사목의 연속성의 결여로, 사제에 따라서 사목 방향과 지도력이 큰 차이가 나고 흔들린다. 그런 과정에서 공동체가 어려움을 당한다. 사목자의 의식과 공유비전 확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2. 소공동체 사목을 공유 비전으로 접근하고, 이 비전에 따른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그리는 교회론에 근거하여 교회의 정체성을 찾는데서 시작하기 보다는, 프로그램이나 정책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 소공동체의 원리는 없고 방법이나 교재나 프로그램이나 모임이 소공동체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소공동체 원리와 목표와 기본정신을 정립해야 한다. 진정한 소공동체 사목이 무엇인가? 정의 규정과 식별 기준을 마련하자.

3. 문제나 증상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종합검진을 해야 한다. 소공동체 사목을 했기 때문에 한국 교회의 문제들이 드러났다. 그러나 과연 소공동체 사목을 통해서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

4. 그동안의 소공동체의 성과를 보존하는 문제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우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쉽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성과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5, 냉담신자 증가 추세는 소공동체를 시작한 92년도 이전보다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소공동체가 냉담자 문제에 해결책이 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6. 단체와 관계; 친교와 일치의 소공동체 정신으로 단체의 고유한 사명을 인정하며 각 단체가 고유한 사명에 따라 성장하도록 돕고 이해하며, 본당 내 모든 관계에서 소공동체 정신을 드러내도록 한다.

7.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라 위로부터 계획되고 지시되어서 신자들 일반에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소공동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새로운 교회론을 교육시키고 공동체 체험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택의사를 묻고 체험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정착해가야 한다. 교구나 본당에서 일방적이며 전면적으로 실시한 것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발적인 소공동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일률적으로 전 교구적으로 수직적인 위계질서의 틀을 느끼게 하는 지배적인 지도력으로 소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교계 제도의 위계적, 수직적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소공동체라는 이상을 현실화 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목표일 수도 있다. 교구장들의 리더십의 유형이 소공동체 사목에서 내세우는 리더십과 배치되었기 때문에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9. ‘복음을 맛들이는 교육’과 본당의 ‘소공동체 사목’으로의 시스템 전환을 지속적으로 전해야 한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성서 공부 반을 마련하여 복음을 맛들이게 하고 꾸준히 소공동체 사목 비전을 공유하도록 하여야 한다.

10. 7단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방법론이 어렵다기 보다는 복음 앞에 선 인간의 어려움이다. 회심은 힘든 작업이다. 혼자서 되지 않고 함께해야 한다. ‘복음 맛들이기’는 교구나 어느 기획자가 주제에 따른 성구를 준비하여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그 주제를 선정하도록 하여야 한다. 본당 자체의 지속적인 ‘복음 묵상과 훈련’이 필요하다. 성서 구절을 어떤 것을 선택 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관련된 성서 구절이 주어진다면 자연스럽게 복음에 맛을 들이지 않겠는가? 지도자(촉진자)가 공동체의 상황에 비추어서 성서구절을 선택할 수 있는 역할도 필요한데, 이런 면에서도 지도자, 촉진자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1. 사제들의 경우는 지도력의 변화와 함께 복음적인 자기 쇄신의 어려움이 소공동체 사목의 어려움이다.

12. 재생산 구조가 있느냐? 없느냐를 보아야 한다. 소공동체 취지에 따라서 자연 발생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13. “소공동체”나 “기초 교회 공동체”나 “소공동체 사목”이나 “소공동체 운동” 등 용어 문제도 소공동체 사목의 발전이나 소공동체의 정체성이나 비전 창출에 큰 몫을 한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13-1. 소공동체를 사목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소공동체 운동”이 되어야 역동성이 있겠지만, 운동일 때에 일시적인 붐을 조성하고 한시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소공동체는 교회 기초이요,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질 교회의 중요한 모습이다. 운동이라는 개념은 남미의 경우처럼 네트워크를 통한 실행과 성찰 모임 등으로 확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구나 본당에서 사목 정책으로 시도하는 소공동체 사목과 본당 사목에서 흡수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까지 확산시킬 수 있는 운동적 성격과 병행 할 수 있겠다.

14. 자발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와 시스템과 사목 활성화를 해내야 한다.

15. 신학교 교육에서 소공동체가 다루어 져야한다. 신학교에서 이론과 실천이 겸해진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사목 경험이 풍부한 사제들의 특별 초청 강연들이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16. 소공동체 사목은 반모임이 아니고 2차 바티칸 공의회가 그리는 새롭고 활성화된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를 새롭게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요, 새로운 본당 사목 시스템의 구축이고 지도력의 변화이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비전 공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 교회 안에서 비전 공유가 소홀했던 점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17. 지금의 소공동체 사목이 본당 시스템 중심으로 편중된 것도 문제라 할 수 있다. 사랑의 문화의 확산과 친교의 체험을 통해서 자발적이고 다양한 모임을 소공동체 사목이 포용해야 한다.


1.4 해외 연수


사제들을 위한 해외 소공동체 연수가 90년대187)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2002년 3월에는 인도 고아 교구와 망갈로르 교구에 소공동체 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188) 망갈로르 교구 패레이라 신부가 현지에서 추진했다. 목표 및 내용은 소공동체와 관련된 교구의 사목 계획과 실행 과정, 본당의 소공동체 도입⋅유지 과정을 살펴보고 교구 및 본당 소공동체 담당자들과 주교님과의 만남을 통해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을 모색하였는데,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한 망갈로르 교구의 소공동체는 말씀으로 오신 주님을 중심으로 하나된 모습을 드러내 주었고 지역 사회 안에서 자신들의 사명과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상에 열린 교회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2. 각 교구별 소공동체 추진 과정


2.1 수원 교구


2.1.1 소공동체 추진 과정

1963년에 설정된 수원 교구는 1970년에 반모임을 시작하였으며, 1980년 대에 구역․반장 교육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기초 공동체를 통한 본당 공동체와 교구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반모임에 노력을 기울였다. 1986년 최초의 반모임 교재를 발간하였고, 1990년 구역과 반을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서 교구 및 지구 차원에서 ‘교구 구역․반 활성화 위원회’ 및 ‘반모임 실무자 모임’등을 구성하여 체계적인 구역․반모임 활동 실시하여 교육 및 자료 등의 발행을 통하여 소공동체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반모임 길잡이’, ‘구역장 반장 용 복음 해설서’를 제작하고, ‘구역 운영 지침’등을 발행하고, 교구 및 지구차원에서 구역장 반장 교육을 실시(31개 본당 475명 참석)하였다.


2.1.2 시노드와 소공동체

“구역․반 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의제로 선정하여 본당별 지구별 시노드를 추진하였으며 시노드 폐막 최종 문헌과 함께 구역․반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시행 세칙을 발표하였다. 2001년에는 “전본당의 소공동체 운동 전개 및 구역․반모임 활성화”를 교구장 사목 중점 방향으로 선정하였으며, 2002년에는 교구 복음화국 내에 구역․반 공동체를 위한 전담 기구를 신설하였다.

교구장이 비전과 의지를 분명히 할 뿐만 아니라, 시노드의 주요 의제를 던짐으로서 공유 비전을 만드는 노력과 함께 그 실천도 꾸준히 하고 있다.


2.1.3 소공동체 추진팀과 교육

1998년 시노드 의제에 따른 “교회 기초 공동체”분과 위원회를 소공동체 추진팀으로 만들었다. 2002년에 교구청 내 소공동체 전담 기구 신설하여 교육 전담팀과 연구 전문팀과 찬미팀과 행정관리팀을 두었다. 구역장 반장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역장 반장 5주간 단기 교육, 신임 구역장 반장 교육, 구역․반 공동체 학교, 구역분과 위원 교육, 지구 봉사자 학교, 최양업 사제 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교재 또한 발행하고 있다.189)

2.2 인천 교구190)


1993년 사목국장이 ‘복음화와 소공동체’를 교구 내 본당에 소개하였다.191) 1993부터 구역․반장 월례 교육을 통해 ‘복음 나누기 7단계’를 교육하였다. 1994년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 사제 연수(3박4일)를 시작으로 교구 평협 임원들과 본당 사목 위원들에게 연수를 하였다. 1998년부터 새 반장을 대상으로 ‘복음화와 소공동체’ 연수 교육을 실시하고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2000년도에 교구 시노드 최종문서에서 20년 복음화 계획 수립지침에 따라 재복음화 영역에서 ‘소공동체’ 실천 계획을 수립할 것을 제안하였다. 2001 교구 사목 연구소와 연계하여 소공동체 모임 교재를 발간하고, 2002년에 교구 구역․반장 월례교육 사제단를 구성(18명)하고 1차 모임을 하였고 이 사제단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2002년 소공동체 모임 교재인 “나의 신앙 우리 공동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교재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 교재는 단계별 신자 재교육을 위한 것이며 신앙 성서 영성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사목국과 사목 연구소와 거복이 사제단이 연대하여 소공동체를 추진하고 있다.


소공동체 활성화 방안으로 복음화와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연수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다양한 복음 나누기를 하도록 하며 냉담자 회두와 행방불명자 찾기 운동을 하며, 소공동체를 통한 2000년 대희년 정신 잇기 실천 운동 전개하고, 본당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정보 교환 및 자료 지원을 하고 ‘복음화와 소공동체’ 교재를 지속적으로 만들며 그 지도자를 양성한다.


2.3 대구 대교구 192)


1982년부터 반모임 교재를 발간하여 교재를 가지고 반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반공동체라는 조직 활성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서울 대교구가 1992년 사목 교서에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제창함으로써 소공동체 운동이 서울 대교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으며 그런 영향으로 대구 대교구는 1993년 4월 지구별 구역․반장 교육에서 처음으로 ‘소공동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소공동체 운동을 소개하기 시작하였고, 93년 11월에 발표된 94년 교구장 사목 교서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소공동체를 언급하였다. 이 교서에서 “교구의 모든 신자가 참다운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 신자의 긍지를 되찾고 복음화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그리스도의 사랑 가운데 살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실천 사항으로서 “반모임(소공동체)를 통하여 함께 신앙 생활을 하자”고 제안하셨다. 1994년 4월에 5주 과정의 반장 학교를 개설하여 반모임 사례 발표와 복음 나누기 7단계 교육을 실시하였고 11월과 12월에는 지구별로 2일간 복음 나누기 7단계 교육을 실시하였다. 1995년 12월에 발표한 1996년 교구장 사목 교서에는 소공동체인 반이 중심이 되어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생활 공동체 운동을 활성화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1996년도 교구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반장 학교에서는 시노드와 교회 쇄신, 그리고 소공동체의 구성과 소공동체 지도자의 역할에 대하여 교육하였다. 1997년도 사목 교서에서 “자신이 속한 소공동체(반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본당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교회에 활력이 넘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시노드 개막을 앞두고 더욱 소공동체 교육과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3월부터 4월까지 소공동체 교육을 ‘복음화 교육’이란 이름으로 1단계 교육을 지구별로 실시하였다. 그리고 10월에는 수도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복음화 1단계와 2단계 교육을 실시하였다. 97년 교구 사제들에게 소공동체 교육을 2차례 실시하였다193). 1998년도에도 평신도와 수도자들을 대상으로 복음화 교육을 1, 2, 3단계로 나누어 계속 실시하였고 반장 월례 교육을 8회 실시하였다. 1999년 7월17일에서 28일에 있었던 교구 시노드 제3차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소공동체 운동을 활성화하자”는 것과 그에 따라 “본당 기구를 정리하자”고 제안하였다. 시노드의 제안에 따라 새로운 본당 기구에 관한 회칙을 제정하여 본당공동체 쇄신을 위한 기구 개편을 시행하였다.194) 이에 따라 본당에 구역 협의회가 생기고 구역장들이 본당 사목평의회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구역․반이 본당의 기본 기구로 자리잡게 됨으로써 구조적으로 본당이 ‘소공동체들의 공동체’가 되도록 바탕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97년도와 98년도의 ‘복음화 교육’을 99년과 2000년에는 ‘복음화 기초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하다가 2001년부터는 다시 ‘구역장 반장학교’란 이름으로 소공동체 기초 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2001년 3월에는 반장학교 교재를 편찬하였으며, ‘복음 나누기 교육’에는 ‘복음 나누기 7단계’와 더불어 ‘Lectio Divina’(거룩한 독서)도 포함시켰다. 또한 1997년 후반부터 실시된 반장 월례 교육은 매월 주제를 달리하면서 지금까지 계속 실시하였다.195)


2001년은 대구 대교구 설정 90주년을 맞으면서 전 교구 차원의 교구 대회로 ‘소공동체 지도자 대회’를 갖기로 교구 사제 평의회에서 결정하였으며, 7월에 소공동체 지도자 대회 준비를 위한 교재를 만들었는데 이를 각 본당에 보급하고 교육하였다. 2001년 11월 4일 성 김대건 기념관에서 교구 내 많은 반장과 구역장들이 모인 가운데 ‘소공동체지도자 대회’196)를 개최하게 되었으며, 교구 소공동체 지도자 대회를 마치고 대회를 통해 변화된 소공동체 성공 사례를 모집197)하여 더 많은 본당에서 소공동체 운동을 활성화 하고자 했다.

소공동체 운동의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위해 ‘소공동체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구역장․반장 학교 강의를 하고 있는 사제와 본당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구역 협의회 회장 등을 포함하여 총 19명으로 구성된 소공동체 위원회를 구성하여, 교구 소공동체 운동의 방향 및 교육 방법 등 실질적인 부분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4 청주 교구


2.4.1 교구 차원의 추진

1995년 5월 2박 3일 간 청주 교구 전체 사제를 대상으로 복음화와 소공동체 연수를 하였다.198) 96년 교구장 사목 교서를 통해서 “새로운 복음화” 첫째해로 “현대의 가정 복음화 실천지침”을 내면서 “소공동체의 활성화 및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본당199)”이 되도록 안내하고 본당 가족화 운동에 참여하여 주기를 요청하였다. 1997년 교구장 사목 교서는 “새로운 복음화” 둘째 해로 “소공동체 복음화”라는 주제 하에, “소공동체의 복음화는 교회의 내적 쇄신과 교회의 근본 사명인 선교 즉 ‘복음화’를 ‘새로운 열의,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으로 조화 있게 추진해나감에 있어서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과제”라고 천명하며 “소수의 신자 가정들의 모임인 교회의 기초 공동체, 즉 소공동체(반모임) 안에 예수님을 모셔 들이고 ‘신앙의 강화와 그리스도인들의 증거 심화’(「제 삼천년 기」 42항)를 이루어 나가”도록 천명하였다.


2.4.2 청주 교구 분평동 성당 소공동체 추진 과정

본당 차원에서 소공동체 사목 모델을 도입하여 추진하고 있는 곳이 분평동 본당이다. 사목방향을 “하느님의 백성인 본당 공동체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되어 있지만 같은 그리스도의 예언직, 사제직, 왕직을 수행”으로 정하였다. 주임 신부는 본당 공동체가 “본당 신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직능을 가진 평신도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그래서 구역․반 소공동체 중심으로 본당의 조직을 개편하고 기존의 평협과 분과장 중심으로 짜여진 본당 사목 구조가 구역장 중심으로 기능과 역할을 하도록 하였고 예비 신자의 입교와 영세에 구역장 반장이 책임을 갖도록 하였다.200)


2.5 제주 교구


제주 교구는 86년경부터 소공동체에 관심 있는 사제들 중심으로 본당에 따라서 적용하다가, 2003년경부터 교구 차원의 전교구적인 추진을 시작하였다. 교구장은 사제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소공동체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목 교서를 통해서, 교구 사목 목표를 ‘말씀을 증거하는 소공동체의 해’로 정하고, 교회가 친교, 사귐, 일치, 나눔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소공동체의 중심인 부활하신 주님의 ‘말씀으로 하나되는 한 해’가 되자고 역설하였다. 사제 연수에서 2박 3일 과정으로 소공동체를 소개하였으며, 본당의 봉사자들에게 소공동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신자들이 소공동체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을 하고, 성서의 생활화와 성서 쓰기와 공부를 강조하고, 교회 헌장, 전례 헌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소공동체 대회를 통해서 전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소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계기를 가졌고, 가정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이고 있다. 2004년 사목 교서 역시 같은 흐름으로 이어오고 있다.


2.6 대전 교구201)


80년대부터 시행해 오던 구역․반모임을 지속하면서 구역․반모임을 소공동체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여러 가지로 기울이고 있다. 2001년 회보(살아 숨쉬는 공동체)를 발행하면서 본당의 구역과 반 봉사자들과 공소 봉사자들에게 공동체에 대한 교육을 하면서 지도자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복음 나누기 교육도 하였으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마음으로 성서 읽기”를 복음 나누기의 한 방법으로 권장하고 있다. 2002년 ‘친교 공동체’란 교재를 발간하였으며, 소공동체 대전교구 모임과 소공동체 봉사자 영성 피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공동체에 관한 사제 연수와 수도자 연수를 하고 있다. 방송 매체 활용하여 주1회 소공동체에 관한 강의를 하고 반이나 구역 소공동체 현장을 탐방하고 있다.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촉진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하며 성직자들 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다각도로 교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소공동체 지도자를 양성 하는데 지속적인 교육과 연수를 할 예정이며 그에 따른 “친교 공동체 2 호”를 발간하였다.


2.7 춘천 교구 202)


1999년도 사목 교서에서 ‘복음을 믿고 사는 이웃 공동체’를 목표로 삼고, 소공동체 기초 다지기 및 활성화를 촉진하였고, 본당 사목 구조를 사목 평의회와 재무 평의회와 구역 협의회와 평신도 단체 협의회로 편성하여 구역 협의회가 사목 구조 안에서 본당 전 신자들의 대의기구로서 자리 잡게 하여 사목회와 본당의 뿌리인 소공동체 활성화에 비중을 두었다.203) 2000년도와 2002년도에 구역과 반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본당 공동체 사목 구조를 개편하였고, 구역 협의회를 따로 두어서 구역․반 소공동체가 활성화되도록 하였다. 본당의 기본 구성의 개편에 따른 운영 규약을 제정하였으며, 소공동체 운영 교육 및 실습을 하고, 구역․반봉사자 육성을 하는 교육을 하였고, 본당 사목 회장단, 각 분과장 및 위원들 교육을 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지역 중심 사목을 전개하였다. 공소 회장단과, 선교사 연수 및 피정을 하였으며, 소공동체 모임을 매주 갖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으며 그 실천은 시작 단계이다. 성서를 가까이 대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고, 무엇보다 본당 공동체를 소공동체로 구성 운영하고 꾸준히 소공동체에 대한 제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자들의 타성적 의식이 능동적인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있다. 2003년도 사목 목표를 ‘날마다 복음을 따라 사는 가정’으로 삼고 가정 공동체 활성화에 주력하였고, 구역․반모임을 가족들의 모임으로 다져나도록 하고 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들을 위한 소공동체 교육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으며, ‘소공동체와 레지오의 자리매김’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으며, ‘좋은 이웃’이라는 월보를 발행하여 소공동체 모임의 길잡이로 활용하고 있다.


2.8 마산 교구 204)


① 1994년에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란 주제로 전 사제 대상으로 소공동체에 대한 기초 연수를 2박 3일간 실시하였다. 교구장 사목교서에서 1996년을 ‘소공동체의 해’로 선포하였다. 1996년 있었던 서울 대교구 주관 ‘성직자 복음화 지도자 1, 2단계 연수’에 7명의 사제가 참여하였다. 소공동체 운동의 인식과 정착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1996년에 실시하였으며,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소공동체 운동 방향 설정과 각종 교육 계획을 수립하였다. 1997년에 교구 전 사제를 대상으로 ‘소공동체 운동 심화 방안과 공동 응답’에 대한 연수를 하였다. 같은 해 7월에 ‘소공동체 운동 교본’을 발간하여 교육 교재로 활용하였다. 본당 회장단과 사목위원 대상으로 매년 2-3 차례 ‘소공동체 추진위원 양성 세미나’를 개최205)하여 본당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소공동체 교육을 하도록 하였다. 1997년 양성 세미나를 수료한 사람 가운데 본당에서 소공동체 교육과 활성화를 위해 원하는 사람들을 ‘소공동체 운동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소공동체장 연수를 1994년 이후로 계속하고 있다. 1998년 소공동체 전문 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2000년에는 사제와 수도자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교구장 사목 교서에서 권고한 실천 사항인 도덕성 회복과 사회 정의와 사랑 실천과 선교의 실현을 소공동체를 통하여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울 대교구와 함께 소공동체 전국모임을 발의하였고, 전국적인 소공동체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2.9 원주 교구206)


1965년3월 설립된 원주 교구는 80년에 반모임을 시작하였으며, 1992년 9월 2000년대를 향한 교구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동년 11월에 사제평의회에서 이상적인 본당상 실현 대책으로 소공동체 활성화하기로 결정하였다. ① 지역 특성에 맞는 소공동체 조직 구성 운영, ② 본당별, 지구별 봉사자 교육, ③ 소공동체 지도자 양성 및 지도자 정기 모임을 추진하기로 하고, 2000년까지 지구, 본당별로 자율 추진하도록 하였다. 2001년 6월 소공동체 전국 모임을 계기로 체계적 계획을 수립하여 소공동체를 추진하고 있다. “본당 기구 개선안”을 사제 평의회에 제출하고 본당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하였다. 교구 평협 주관 하에 임원과 본당 회장과 성모 회장에게 연수를 하였다.207) 2002년에 교구 평협의 기구 안에 본당 소공동체 지원부서로 가정 사목 위원회을 두고 직장 소공동체를 위해서 직장 사목 위원회를 두었다. 소공동체 활성화 위한 사제 수도자 대상 교육을 시작으로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꾸준히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발간 자료로는 『이 시대의 본당 사목』, 『본당 공동체를 향하여(본당 발전 5단계)』, 『복음 나누기』, 『전례와 미사』, 『선교 활동과 계획』, 『소공동체 운동』 등이다. 『소공동체 길잡이』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소공동체를 지원하고 있다. 긍정적 효과는 성서의 생활화, 본당 소속감 증대, 봉사 활동 사례 증가 등이고, 풀어야 할 과제는 레지오와 소공동체와의 자리매김이다. 한계와 문제점을 살펴보면, 본당 주임 신부의 사목 방침과 사목의 방향에 따라서 일관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아파트 지역에서 소공동체 활동이 어렵다는 것, 남성 신자들의 참여가 여려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평신도의 지도력이 성숙되고 말씀에 맛들여 가지만 구역․반장의 기피현상과 젊은 층의 참여율 저조 문제는 풀어야할 과제이다. 원주 교구는 2002년부터 본당 사목 평의회를 기존의 직능분과들 중심의 운영에서 구역부를 신설하여 구역․반 소공동체가 중심이 되도록 개편 보완 발전시키고 있으며 지구별로 소공동체 지원 팀을 운영하고, 봉사자 양성을 위한 장기간의 교육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10 전주 교구


교구 차원에서 소공동체를 추진하는 본당을 돕고 촉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교구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교구에서 추진하는 사제 연수를 통해서 소공동체를 소개하고 있으며, 2001년에도 사제들을 대상으로 1박 2일 간의 소공동체 연수를 하였으며 이 때에 소공동체와 소공동체 사목과 함께 하는 여정과 본당 성장 5단계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남원의 도통동 성당 등 몇 몇 본당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추진하고 있다. 교구 차원에서는 2003년부터 구역․반장 학교 1단계, 2단계로 나누어 지도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구역․반모임지인 『만남』지를 발간하고 있다.208) 기존의 공소를 적극적인 의미의 교회로 이해하고 공소가 친교의 공동체 성격을 띠면서 쇄신되게 하려는 의도로 소공동체로 정착하기 위한 교육과 사목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공동체 대회를 격년 제로 실시하여 소공동체 운동의 저변을 확대하고 공동체 운동 지도자를 육성 지원하고 소공동체 운동 참가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소공동체 운동의 성과를 점검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교구 소공동체 모델을 개발하고 모범 소공동체를 선발하여 시상하고 지역별 소공동체와 연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209)


2.11 부산 교구


2002년 98개 본당, 5350개 반모임이 복음 나누기 7단계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었는데210), 2004년 사목 교서에는 본격적으로 소공동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 교서에서 “말씀을 나누는 가정 공동체”의 촉진과 함께 “소공동체”를 강조하고 있으며, 가정 복음화와 함께 소공동체 복음화를 위한 교재 발간과 소공동체에 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소공동체 봉사자 교육을 하겠다고 천명하였다.


2.12 안동 교구


교구에서는 93년 사목 교서에서 초대 교회 사도행전 2장에서 언급된 이성적인 “기초 교회공동체”를 언급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가 될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초 공동체란 소수의 가정이나 인근 신자들이 기도와 성경 읽기와 교회 공부와 인간적 교회적 문제에 대한 토론을 하고 공동 책임을 도출하는 소수 신자들의 집회를 말하는 것”(선교사명, 51)임을 강조며 기초 공동체가 활성화될 것을 역설하고 있다. 공소나 본당 별로, 쌍호 공소 같은 생태 공동체 운동이나 본당 구역․반모임을 통해서 기초 교회 공동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2.13 광주 대교구


1994년 9월 1박 2일 사제 대상(110 사제참여) 소공동체 연수211)를 하였으며 지난 1996년도와 2003년에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새로운 복음화의 실제 방법으로 삼고 노력해왔다(1996년과 2003년 사목 교서 참고.). “교구공동체가 지역 사회 안에서 교회 공동체의 구원 사명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신앙 공동체인 우리의 형제애를 바탕으로 공동선을 지향하는 소공동체 활성화가 필요함”212)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지구나 본당의 다양한 환경에 적절한 소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찾는데 사목자들이 자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결과적으로 지구 단위의 협동 사목을 활성화시킬 것이고, 공동체의 전례 생활과 개인의 신앙 생활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줌으로써, 공동체의 복음화와 지역 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1998년 11월 1박 2일 보좌 신부의 자발적인 소공동체 연수를 하였고, 두암동 성당(96년~2000년), 치평동 성당(98년~2002년)과 진길 성당(2002-2003년)과 같은 본당들이나 청계 성당 기동 공소 같은 여러 공소는 자발적인 소공동체 사목의 새로운 시도의 모델로 보여 진다. 2003년 4월 1박 2일의 서남부 지역 사제 수도자 평신도 소공동체 연수 1박 2일을 가졌다. 2004년 5월 11-13일 23개 본당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지도자 95명이 참여한 소공동체 연수에서 소공동체 기초 교육을 하였으며 함께할 때 상승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사제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사목의 변화를 꾀하고자하는 열정을 보이고, 구체적인 결과로 기존에 소공동체 추진 팀을 발전시켜서 협력 사목 모임을 발족시켰다.

광주 대교구는 교구 사제들 안에 자발적인 소공동체 협동 사목팀이 조직되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 그 뿌리를 보면 신학교에서 소공동체 사목을 충분히 가르치고 있고 그런 결과로 광주 대교구 대학원 논문 중에 소공동체에 관한 논문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한 신앙 생활 연구소와 연대하여 소공동체에 관한 연구 조사 보고서를 내어 소공동체 사목의 질적인 향상을 꾀하고 있다.213)



제3부 소공동체 활성화 노력에 대한 성찰


서울 대교구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장기 사목 목표로 선포하고 92년부터 2004년까지 12년간 소공동체 활성화의 노력을 진척시켜 왔다. 서울 대교구에서 추진해온 소공동체 활성화의 노력에 대한 평가가 시노드에서 일부 이루어 졌다.

교구에서 사목적 우선권을 두고 장기적으로 소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해 왔지만 본당이나 구역․반 소공동체의 상황과 지도자들의 지도력에 따라 소공동체 활성화의 정도가 많은 차이가 있고, 같은 본당이나 구역․반소공동체라 할지라도 사목자나 평신도 지도자의 공유된 비전의 창출과 그 비전에 따른 추진 과정과 태도와 방법, 이미 시작한 소공동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동기 부여와 일관된 교육과 공동체 성원들 간의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일치된 삶의 태도 본당 사목자와 그 협력자들의 지도력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소공동체가 활성화되기도 하고 정체되기도 하는 등 활성화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1. 성과


1.1 ‘말씀’을 원천으로 신앙 성숙


대부분의 구역․반 소공동체는 교구 사목국에서 발행하는『소공동체 모임 길잡이』를 활용하여 제시된 순서에 따라 모임을 진행하는데 1992년 이전에는 말씀 나누기와 생활 나누기를 구분하여 시행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말씀 나누기에서는 대체로 제시된 성서를 읽고 잠시 묵상하거나 수록되어 있는 해설을 읽었고 ‘말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경우도 있었다. 말씀 나누기와 별도로 진행되는 생활 나누기는 ‘말씀’과 관련된 나눔이 아니라 생활 나눔으로 이루어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대부분의 구역․반모임에서 말씀 나누기와 생활 나누기를 구별하여 실시하였고, 둘 중 하나만 하는 경우에는 말씀 나눔보다는 생활 나눔을 선택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214) 구역․반모임이나 신자들의 신앙 생활에서 성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고 ‘말씀’이 삶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2년 이후 교구에서 말씀을 중심으로 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여러 해 동안 구역․반장들을 대상으로 복음 나누기 7단계와 복음 나누기의 여러 가지 방법을 시행하고 구역․반 소공동체 모임을 위한 『소공동체 모임 길잡이』를 통해 복음 나누기 7단계와 복음 나누기의 여러 가지 방법을 진행하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한 결과, 대부분의 구역․반 소공동체 모임에 복음 나누기가 정착되었고 말씀이 신자들의 신앙 생활의 원천으로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다.215)


1.2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


서울 대교구가 1992년부터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추진하면서 이룬 가장 큰 결실 중의 하나는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명감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평신도들이 하느님 백성으로서 그들의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목적으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공동체에서부터 자체의 삶을 모든 신도의 공동적 직무 수행과 각 개인의 양도될 수 없는 고유 책임성에 기초하여 영위하는 공동체가 생겨나야 한다.”216) “사람은 작은 공동체, 특히 훌륭하게 조직화된 작은 공동체 안에서 믿음을 통하여 새로운 인격간의 관계를 체험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보다 깊이 탐구하며,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 속에서 정의에 보다 열정적으로 투신하는 가운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217) 이처럼 평신도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는 규모가 작은 공동체에서 가능하다. 모든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과 참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규모가 작아야 한다. 규모가 작아야 서로에 대한 관심과 대화가 가능하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의 참여가 가능하다.218) 이처럼 소공동체는 소외되거나 무시당하는 사람이 없이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각자의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권한과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장(場)이다. 모든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통해서 교회의 임무를 나누고 활동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회를 부여받음으로써 교회의 직무와 사명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능동적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구역․반모임에서 구역․반장은 본당 사목을 원활히 하기 위한 “소식통 내지 전달자”의 기능을 담당했으며, 구역․반모임에서는 월례 연수의 강의 내용이나 교구나 본당의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고219) 신자들은 구역․반모임에 수동적인 태도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20) 교구에서는 1980년부터 구역․반장들을 교육하기 위한 구역․반장 월례 연수를 시행해왔지만 월례 연수의 주제는 전례, 성서, 성사 등의 내용으로 교리 차원의 지식 전달이 교육의 주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1992년까지는 구역․반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구 교육은 구역․반장 월례 연수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러나 교구에서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복음화의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도록 노력해갈 것을 천명한 1992년 이후, 구역․반장을 평신도 지도자로 양성하기 위한 구역․반장 학교가 1993년 신설되고 점차 강화되었으며 구역․반장 월례 연수에서도 공동체 건설과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내용을 주요한 주제로 일관성 있게 다루고 있고 2004년에는 구역․반장을 위한 소공동체 지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년간의 이러한 교육 과정을 통해 구역․반장들은 교회의 정체성을 점차 공동체로 인식하게 되었고 구역․반 소공동체가 본당의 하나의 행정 조직이 아니라 교회의 기초 공동체라는 이해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또한 평신도들이 사목적 보살핌의 대상이나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사목의 수혜자들이 아니라 성직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교회의 직무와 사명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할 능동적 주체로서 세례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예언직, 사제직, 왕직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자각하고 있다.221)


1.3 삶의 현장 중심의 교회


소공동체는 삶의 현장인 가정과 직장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관심 분야 안으로 교회가 찾아 들어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의 신비를 심화하게 되었다. 소공동체는 교회가 삶의 현장 안에서 가장 잘 육화된 실재(實在)이기 때문이다.222) 소공동체가 삶의 현장인 가정이나 직장에서 모임으로써 신앙인으로서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복음에 비추어보고 신앙과 삶의 일치를 이루어 갈 수 있게 되었고, 삶의 현장의 여러 가지 현실과 사건을 복음의 빛으로 비추면서 소공동체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가정을 중심으로 가까운 이웃들이 함께 모임으로써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용이해졌다.223)

서울 대교구에서는 지역에 기반 한 삶의 현장인 가정을 중심으로 모이는 구역․반모임을 구성원들 간의 상호대화와 나눔, 인격적 만남과 참여가 가능한 적정 규모의 공동체로 전환하기 위해 구역․반을 세분화하였다. 기존의 반(班)을 평균 10-15세대로 나누었고 그 결과 1992년 13,000여 개였던 소공동체 모임이 2000년에는 20,000여 개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역․반소공동체가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친교의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데는 진전을 했지만, 아직 사회 복음화를 수행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하였다.224)


1.4 선교와 소공동체(세상에 열린 교회)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인 선교225)이므로 교회의 모든 조직과 활동은 선교를 지향해야 한다. 소공동체는 “그리스도교 교육과 선교 추진의 좋은 중심처”226)로 인정되고 있다.

선교하면 일방적으로 들린다. 왜냐하면 기쁜 소식을 갖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주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그런 태도나 접근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일방적인 선교는 ‘전하는 이’와 ‘듣는 이’, ‘주는 이’와 ‘받는 이’,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한 방향으로 정해져 있다. ‘전하는 이’는 들으려 하지 않으며, ‘주는 이’는 받으려 하지 않으며, ‘가르치는 이’는 배우려 하지 않는다.

소공동체 사목 구조에서는 일방적이기보다는 상호적이고, 일방적인 전달이기보다는 대화에로의 초대이다. 상대방의 비어있는 머리에 진리를 넣어 주는 입장에서 출발하지 않고, 사람들의 체험과 귀중한 삶을 존중하고 그들 안에 이미 역사하고 있는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발견하고 감탄하면서 우리 가운데 힘차게 살아계시는 하느님을 찬양하는 길로 초대하는 것이다. 비신자들이라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자신들이 갖은 값진 인생 체험을 나누도록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우며, 모두가 만남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함과 동시에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하도록 한다.

소공동체는 이웃에 사는 비신자들을 구역․반소공동체에 초대해서 경험을 나누는 만남을 가질 수 있고, 동내나 사회의 비신자들에게 자신들을 개방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기쁨을 사람들에게 나누면서 세상에 열린 교회, 세상을 복음화하는 교회 공동체로 거듭나게 된다. 신자들만이 모인 패쇄적인 집단이 아니고 지역 사회의 문제와 어려움과 아픔을 함께하면서 지역 사회의 우물과 같은 역할을 해낸다. 이 소공동체는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그 필요를 응답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며 사회 개선 활동에 투신 할 수 있다. 그래서 소공동체는 본당 중심의 신앙 삶에서 발전하여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적극적으로 증거하는 교회가 되어 세상 사람들이 우리 동네와 우리나라에 천주교회가 필요하다고 느끼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서 소공동체들은 “교회의 활력의 표지이고 신자 양성과 복음화의 도구이며 ‘사랑의 문화’에 바탕을 두 새로운 사회의 출발점”227)이라고 한다.


1.5 새로운 지도력


새로운 지도력은 그리스도인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파악하여 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힘과 기회를 불어넣고, 존경하고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도자들로부터 전체 공동체까지 빛을 발하는 것은 통치가 아니라 섬김과 공동체의 영성이다.228)

참된 지도자는 공동체 생활이 지도자나 어느 한 쪽 중심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고 혼자서 모든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주고 각자가 받은 서로 다른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고무시켜 주는 사람이다.229) 소공동체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이끌어 나가지 않고 “동행”해주어야 한다. 특히 사제의 임무는 신자 개개인을 보살피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참된 그리스도 공동체를 만드는 것으로 “교회에 봉사하는 임무를 신뢰로써 신자들에게 맡기고 행동의 여지와 자유를 그들에게 남겨주며 그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도록 기회가 있는 대로 격려해야 한다.”230)

소공동체에서는 모두가 지도자이다. 소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의 목적을 깊이 깨닫고 공동체를 확립해가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공동체에서 하는 복음 나누기를 통해서 공동체 구성원들은 새로운 지도력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교구 사목국은 1980년대 초반에는 구역․반모임을 진행할 때 시작기도는 사목 위원이 하고 사목 위원이 참석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구역․반장이 시작기도를 하라는 내용을「구역(반)모임 교재」에 명시하였다.231) 구역․반모임에 참가한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시작기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소공동체에서 하는 복음 나누기의 경우에는 진행자는 모임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지만 다른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초대기도나 성서본문 읽기 등은 자신이 나서서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진행자는 다른 구성원들이 잘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복음 나누기의 진행자는 한 사람이 고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모두 돌아가면서 맡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복음 나누기를 통해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해봄으로써 섬기는 지도력, 격려하고 동행하는 새로운 지도력의 참된 의미를 체험할 수 있다.232)


2. 반성과 과제


서울 대교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추진하면서 많은 결실을 맺었지만 반면에 사목 비전을 수립하고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또한 소공동체 활성화와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새로운 교회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계와 가능성이 동시에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대교구의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추진과정에 대해 제기된 핵심적인 문제들을 살펴보고 발전 전망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2.1 사목 비전


서울 대교구에서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를 사목방향으로 설정하게 된 근본 배경과 목적을 분명하게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사목 목표는 비대해진 본당의 사목 문제들을 해결하고 구역․반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제 해결식의 방안으로 교구의 몇몇 지도층에 의해 갑작스럽게 제기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은 소공동체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인 ‘복음화’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터전이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의 교회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표지이자 도구라고 천명하였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은 세계 여러 지역 교회에서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고 친교의 교회를 현실에 사목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소공동체를 채택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서울 대교구 시노드 후속 문헌에서도가 같은 취지로 소공동체의 추진을 역설하고 있다.233) 이처럼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은 공동체로서의 교회 본질을 회복하고 교회의 역동적인 교회의 새로운 길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임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234) 교회를 공동체들의 공동체로 일구어 가는 것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나긴 여정을 통해 꾸준히 이루어가야 할 교회의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사명이다.


2.2 교회 구조와 성직자의 신원 의식


서울 대교구는 1992년 사목 교서를 통해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발표하였고 이 과정 자체가 하느님 백성 전체가 참여하는 교회 쇄신의 여정이라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교구에서는 교구민의 의견 수렴 과정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교구의 사목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사제들의 공감대 형성 및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이 점은 소공동체 활성화를 어렵게 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교구의 사목 방침을 본당 차원에서 수행해 가는 데는 주임 사제의 관심과 의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임 사제에 따라 본당에서의 소공동체 추진 여부가 결정되고 활성화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대교구 당국은 1997년 사제 총회 조별 토론 안건으로 1991년부터 교구에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몇몇 본당에서만 결실을 맺고 대부분의 본당에 아직 저변 확대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를 사목자의 입장에서 응답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사제들은 교구에서 각 본당의 구체적인 실정을 고려하여 사목 지침을 수립하지 못했으며, 사목자의 인사 이동에 따라 각 본당의 사목 방향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사목자 자신의 독자성과 개별화가 만연하여 교구의 사목 방향에 입각하여 본당 사목을 수행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사제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교단과 사제단이 긴밀한 만남과 관계를 통해 신뢰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하며, 교구와 일선 본당에서 진행되는 사목 활동이 교류되고 의견 수렴을 위한 창구 및 과정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또한 2001년도에 서울 대교구 시노드 준비 위원회에서 발표한「전 신자 대상 의견 수렴 결과 보고서」중에 사제들의 응답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교구 시노드에서 교구 사제 인사 문제나 교구 조직 및 재정 문제 등 ‘교구 운영’에 관한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22.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성직자의 영적, 인격적 성숙 문제 및 사제로서의 확고한 신원 의식 등 ‘성직자’에 관련된 제안이 19.5%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235)

교구장 주교님과의 관계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교구장이 찾을 때만 만날 수 있는 관계”라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1.7%이며, “필요한 일 외에 협력하지 않는 사무적인 관계”라는 응답 역시 28.6%로 비교적 높아, 80% 이상의 대다수 사제가 교구장 주교님과의 관계에 대해 사무적이고 형식적인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236) 한편 교구장님이 사목하심에 있어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으로는 “사제들을 돌보는 사목”(44.1%)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사제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사목”(39.6%)도 비슷하게 높게 나타나, 절대 다수(83.7%)의 사제가 교구장 사목에 있어 사제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기대하고 있다.237)


이러한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서울 대교구 사제들이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교구의 사목 방향을 비판하고 거부감 내지 불신을 나타내는 원인은 교구 사목 방향의 당위성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와 추진 과정 상의 시행착오에서 비롯된 부분도 적지 않겠지만, 교구에 대한 불신과 사제의 신원 의식과 본당 사목의 역할에서 오는 문제 등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238) 따라서 교구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 내 질서의 근본과 교회 내 일치와 다양성의 올바른 관계를 ‘친교’의 교회론을 토대로 확립하고”239) 교회 구조의 원리와 사제들의 신원 의식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240) 교구 안에 사제들이 간담회나 연수하는 기회를 마련하여 교구장과 함께 사목의 현안에 대하여 나누는 장을 마련하여 거리감을 좁혀야 하고, 지구장 제도와 같은 기존의 구조를 잘 활용하여 교구장이 사제들과 자주 만남을 가져야 한다.


2.3 통합적인 사목 정책


교구에서는 사목 계획을 발표하였지만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사목정책은 미흡하였다. 본당이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본당의 사목조직과 체계도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을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본당에서 중심적으로 활동해온 기존의 사도직 단체들과 소공동체와의 관계 정립도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구역․반 소공동체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본당의 경우 기존의 사도직 단체, 특히 레지오와 소공동체가 구성원 및 모임 시간, 활동 등이 중복되어 마찰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사목자의 인위적인 재편이나 지침은 이러한 갈등을 일시적으로는 조정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소공동체와 레지오가 상호 보완과 협력의 체제를 유지하며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회상을 명확히 인식하고 각자의 정체성과 고유한 카리스마를 확립할 수 있도록 신학을 정립하고 그 신학에 따라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241)

본당을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쇄신해간다는 것은 교회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본당에서 이러한 총체적인 변화의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사목정책과 지원이 수반되어야 하며, 모든 사목이 친교의 공동체 건설을 위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일관성과 통일성을 가져야 한다.


2.4 가정과 소공동체


2.4.1 가정 중심의 교회

폴리신부는 가정과 교회의 관계와 가정 안에 관계 흐름에 주의하여 가정 사목 체계로 가정 사목을 접근한다. 그는 “교회와 사회라는 큰 틀 속에서 한 체계로서의 가족을 분명히 인식함”242)으로서 “교회는 이제 ‘가정과 교회’라는 관계의 중요성에 온전히 착수할 필요가 있다.”243)고 한다. 2003년 주교회의 사목 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76%가 본당이 가정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본당이 가정을 위해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교회의 기본 단위로써 본당보다 가족을 강조하는 것은 본당 사목자들의 일에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초대 교회의 가정 교회에서 보면, 가정은 우리의 첫 공동체이며 가장 기본적인 길이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그 안에 모으시고 가르치시며 세상에서 활동하신다. 초대 교회는 그리스도인 가정을 “가정 교회” 혹은 “가정의 교회”라 부르며 이 진리를 표현했다.244)

성서는 가정 교회와 가정들이 모인 교회인 기초 교회 공동체를 보여 준다.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이 유다교 회당 모임이 금지 당했을 때 그들은 개인 가정에서 먼저 모였고 그 다음은 좀더 큰 모임을 가졌다.”245) (사도 2,46 ) 가정이 첫 번째 교회였고 그 다음 여러 가족들이 구성된 가정인 기초 교회 공동체가 출현했다. 우리는 “우연히 그리스도교인이 되어 단순히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은 가정 중심 교회, 즉 베드로의 첫째 편지 2, 5에서 말해진 살아있는 돌이 되어 살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다.”246)

가정이 가장 근본적인 종교적 공동체라는 것은 복음서 이전에도 있다. 유다의 전통에서는 회당이 아닌 가정이 바로 종교 생활의 중심이다. 예수는 “단 두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마태 18, 20)고 하시며 가정을 교회로 묘사했다. 이런 말이 무엇을 묘사하건 분명히 가정에 적용된다. 4세기 성 요한 크로소스토모는 가정을 “에클레시아(ecclesia)”라 적고 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 헌장에서 가정 교회를 언급하고 있고, 가정 공동체에서 가정 교회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아퀼라와 브리스카의 가정에서 모인 교회를 제시한다.(1고린 16,19)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정을, 복음을 전하는 사명과 그 자체 특별한 적성을 가진 교회로써 다시 정의하여 가정에 대한 초기 그리스도교적 이해를 되찾으려 했다. 공의회 이후 바오로 6세는 가정을 가정 교회 혹은 사회와 교회에 가장 기본이 되는 세포로서 ‘작은 교회(Little church)’라 자주 불렀다.”247)

“1980년 가정에 대한 시노드의 개막 강론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정은 근본적 중요성에서 교회를 구성하려고 의도되었다고 했다. 시노드 후속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교황은 가정 사목에 진정 우선 순위를 둘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교회의 핵심을 가정의 행복과 연결시키며 가정을 통해 교회의 미래는 뻗어 있다고 했다.”248) (가정 공동체 75).

“최근 교회의 여러 성명은 가정 사목에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1980년대에 공포된 “새 교회 법”은 단위로서의 가정을 인정했다. 부모나 가족은 본당 이상으로 또 하나의 구조이며 단순한 사목의 수용자가 아니고 본당 생활에 개인으로 참가하는 책임만 가진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교인을 만드는 데나 봉사, 그리고 공동 협력에 있어, 가정은 사목의 대행자로서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사명과 봉사를 행하는 그 자체가 교회의 사목인 것이다.”249)


2.4.2 가정과 소공동체와 본당 공동체

구역․반 소공동체는 가정에서 모이고, 몇몇 가정이 함께 모여서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내가 함께 있겠다”250)는 말씀을 실현해 가는 삶에 기초를 둔 기초 교회 공동체 이며, 그리스도인 가정 교회의 확장된 모습이고, 가정과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삶을 신앙의 시선으로 보고 응답하면서 사도직을 수행하고, 본당 공동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보편 교회와 일치를 이루면서 기초교회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초 교회 공동체(Basic ecclesial community)는 복음화의 터전이 되고, 보다 큰 공동체 특히 지역 교회에 도움이 되며 보편교회의 희망”251)이라고 바오로 6세 교황은 천명하였다.252)


가정 교회 공동체와 구역․반 교회 공동체(소공동체)253)와 본당 공동체는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공의회가 그리는 친교의 교회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협력하고 연대하여 통합을 이루어 내야하며, 어느 한 공동체만을 강조하지 않고 3개의 교회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을 지향하면서 서로가 보편 교회의 이상적인 교회상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한 방향으로 정렬되도록 한다. 서로 간에 관계 안에 순기능과 역기능을 하고 있는 체계를 이해하고 그 흐름 안에 복음적인 역동성을 강화시켜 나간다. 이들 유기체는 삶의 현장에 뿌리 내리고, 하느님 백성이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체험하도록 하며, 가족 구성원들이 가정과 삶의 터에서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하며, 구역․반 소공동체는 가정과 본당 공동체를 연결하고 통합하는데 매개체 역할을 한다. 가족 안에 이루어진 일이나 문제가 구역․반에서 나누어지고, 이 모임에서 듣고 말하는 훈련을 하고 대화하는 능력을 기르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깊이하면서 가정을 튼튼히 하고 가정이 자신들을 피어내고 성숙해가는 장으로 구역․반 소공동체를 활용하며, 여러 가정으로 구성된 구역․반 소공동체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돌보고 함께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하며, 삶의 현장의 가정과 구역․반 공동체가 제 기능을 하도록 본당은 그들을 강화시키고 촉진하고 교육하고 섬기면서 그들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섬기는 지도력이 성숙되도록 한다.

아래 그림처럼 가정과 구역․반소공동체와 본당공동체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한 방향 정렬을 하여 사목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2.5 토착화


“강생의 신비에 정초하고 있는 토착화가 고유한 지역 문화의 요소들을 활용하여 신앙을 표현함으로써 지역 신자들과 사회조차 교회가 진정 자신들의 것으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254) 구역․반소공체 모임에서 기본으로 하고 있는 복음 나누기 7단계는 신자들이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나누면서 말씀으로 오신 부활하신 주님이 자신들의 삶 속에 머물도록 한다. 신자들이 말씀에 비추어서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회심하기도 하고 말씀으로 오신 그분에 힘입어 사회 참여를 하면서 말씀을 살아내어 그리스도의 육화의 신비를 자신들의 고유한 삶의 방법으로 체득해간다. 이렇게 하여 신자들은 문화와 삶에 복음을 스며들게 하여 복음적인 풍요를 체험해간다.

복음 나누기 7단계뿐만 아니라 복음화 사무국에서 발행한 모든 자료는 복음을 살도록 안내하여 신자들 스스로 직접 복음을 통해서 주님을 만나도록 안내하고 있다. 구역․반 소공동체의 활성화와 함께 밑에서부터의 토착화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고 이런 노력들이 신학적인 작업으로 뒷받침되어 토착화 신학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

아쉬운 점은 서울 대교구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노력을 10여년 하고 있지만, 소공동체에 관한 연구 논문이 극히 미미하다. 이것은 우리 신학이 아직도 유럽 신학을 직수입하는데 머물러 있고 우리 백성들이 이미 살고 힘을 얻고 있는 신앙 삶의 풍요로움에 눈을 돌리지 못한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 주교회의 사목 연구소에서 시행한 공동체관의 토착화는 우리 교회에 단비 역할을 해주었다.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추진해온 지난 10여 년 동안의 과정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인의 정서와 의식구조, 한국의 문화와 실정에 적합한 토착화된 소공동체 모델과 방법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교구 복음화연 구실을 강화하여 이러한 과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6 시대적 요청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종교적 환경에도 다양한 자극과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교회가 1980년대에 급격한 양적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90년대에 들어서는 입교자가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에서 잘 드러난다.

이원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90년대 한국 종교의 쇠퇴 원인은 다음 3가지로 분류된다.255) 대체 종교, 특히 여가 산업의 발달이다. 종교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긴장 해소, 정신적 치유, 심리적 안정 등이 이제는 다른 형태의 것들에 의해 대체된다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는 사회적, 심리적 여유 및 다양한 취미와 여가를 즐길 여유를 제공하면서 종교적 동기를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정치 상황의 변화가 또 다른 원인이다. 사회가 불안정할 때 종교를 통하여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반면에, 점차적으로 한국 사회가 민주화를 실현하면서 종교를 통하여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 심리적 동기가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에는 종교 환경이 지금보다 더 큰 변화를 겪게 되리라고 본다. 한국 사회가 90년 후반부터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 분권화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는 양상을 띠고 있음을 고려할 때 앞으로 변화의 정도는 대단할 것이다. 종전의 획일적인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개인 존중과 한층 더 개방적인 상호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미래 사회에 종교 환경이 어느 방향으로 변해갈지는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일이다.256)


세상 속에 있는 종교는 세상의 흐름과 경향을 읽고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지 못하면 그 빛을 잃게 된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교회도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이룰 때라고 역설한 오강남 교수는 미국의 글로즈토드랜크 목사가 1996년 자신의 저서 <기독교의 변혁>에서 정리한 기독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배타주의에서 다원주의로, 상하구조에서 평등구조로, 저 위에 계시는 하느님 뿐 아니라 내 안에도 계시는 하느님으로, 교리 중심주의에서 깨달음 중심주의로, 죄의 강조에서 사랑의 강조로, 육체의 부정에서 육체의 긍정으로, 현실야합에서 예언자적 태도로, 종말론에서 환경론으로, 예수님에 관한 종교에서, 예수님의 종교로 향해야 한다”257)고 한다.


소공동체 사목은 그 작은 규모 때문에 유연하게 달라진 종교 환경에 발맞추어 나가고, 삶의 현장에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응답하며, 복음의 역동성으로 죽음과 부활의 삶을 새롭게 창출해가면서 종교의 현대화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공동체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교회 내 문제와 배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고 사회적 차원의 의미나 시대적 요청이라는 측면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해왔다. 교회의 문제는 항상 사회와 관련한 역동성을 고려할 때 올바로 드러나게 되며, 소공동체의 필요성 역시 교회 내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구조와 특성에 근거하여 제기되어야 한다.258)

현대 사회는 참여 민주주의 사회로 발전해가고 있으며 모든 문화가 실행되는 장은 소그룹화의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과 개성이 더 존중되고 자기 능력과 힘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추구하고 있다. 교회에서 신자들도 사목의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로 인정받고 싶어 하며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기를 원하고 있다. 교회는 소공동체를 통해서 신자들의 인격과 능력을 존중하고 구체적인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259)

또한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 물질주의, 세속화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개인적 자유와 가치, 만족을 추구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속감의 상실과 소외감,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공허감을 갖게 될 것이다. 교회는 소공동체를 통해 사람들이 참된 소속감과 친교를 체험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도록 인도해줄 수 있다.260) 그러나 맞벌이 부부와 유동인구의 증가, 취미 및 여가 활동의 증대,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은 구역․반 소공동체 모임 자체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교회 활동에의 참여를 전반적으로 감소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구역․반 소공동체의 모델을 현대인의 경향에 고려하여 발전시키며, 교회의 다양한 사목 형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새로운 전망을 토대로 현대의 하느님 백성들의 요구에 맞게 변화 쇄신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사목의 담당자들이 정기적인 만남의 장을 열어 정보 교환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며, 그에 따른 프로그램을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


제4부 결론


우리 교회가 12 년 간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은 하느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이고, 삼위일체 하느님의 업적이다. 복음과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그리는 교회의 본래의 모습인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공동체”라는 비전에 따라서 가정과 구역․반 소공동체와 본당이 한 방향 정렬을 하여 하느님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려는 꿈은 우리 인간의 꿈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태초부터의 꿈이라고 본다.261)

걸림돌도 있었지만, 촉진해주고 함께해주고 힘이 되었던 요소들이 몇 만 배 많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지금도 일선에서 구역․반 소공동체를 위해서 추진하는 사제들과 수도자들과 구역장들과 반장들의 투신과 사랑이 이 사목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고, 교구장의 일관된 사목 방향 제시와 그에 따른 사목 교서 발표와 교구장의 많은 협력자들의 지원과 기도가 힘이 되었고, 이번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는 소공동체 사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교구장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10 여년 사이에 서울 대교구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의 교구가 소공동체 사목에 참여하도록 한 것은 하느님의 힘으로만이 가능한 일이다. 소공동체 사목을 위한 지난 10여 년의 복음화 노력은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하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친교의 교회상에 근거하였고, 삼위일체의 빛 안에서 실현되어 왔다.

다수의 신자들이 신앙에 확신이 없고, 기도에 자신이 없고, 말씀을 멀게만 생각하고, 선교는 다른 사람의 일로 여기면서 역동성은 사라지고 의무감에서 신앙 생활을 하며, 세상의 도전과 유혹에 노출되어 있고, 신자 가정이나 비신자 가정이나 큰 차이 없이 해체의 과정을 밟고 있다. 성직자들은 본당의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며,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는 들여야 할 시간을 재정과 본당 운영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신자들에게 말씀의 맛을 들이고, 가족들 간의 친교의 기쁨과 이웃사촌의 정을 키워내며, 가난한 사람이나 작은 사람도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고 사제는 본당의 다양한 인재들의 참여 속에서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공동 이익을 위해서 십분 피어내는 지도력을 발휘하는 교회를 꿈꾸면서 소공동체 사목을 10 여년이 넘게 시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 교회의 자랑인 평신도들이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다해낼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데 소공동체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가정 공동체를 꾸리면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양성되듯이, 구역․반장도 소공동체라는 장을 통해서 교회 지도자로 양성되어 간다. 성직자 중심의 교회에서 다수의 평신도가 깨어나는 미래의 교회를 상상할 때에 이런 소공동체가 주는 장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교회는 그 본래의 모습과 사명을 향해서 쇄신되지 않으면 세상 속에서 그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하느님과 무관한 집단이 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래 교회는 ‘복음화’ 개념을 역동적이고 풍부한 의미로 규명함으로써 ‘복음화’가 교회의 본연의 사명이자 자신의 가장 깊은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공의회 문헌들의 중심적인 근간을 이루는 핵심주제로서 ‘친교’의 교회론을 천명해 왔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 교회의 공식 가르침은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고 ‘친교’의 교회론을 실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공동체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 교회들은 소공동체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을 통해, 소공동체가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교회를 구체적으로 현실화시켜 이를 세상에 보여 주는 표지가 되고 동시에 이를 세상에서 이루어 가는 도구이며, ‘복음화’를 위한 터전이며 힘으로서 교회의 희망이 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여러 지역 교회에서 소공동체가 발생하게 된 배경과 추진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소공동체의 보편적인 사목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소공동체는 삶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신자들의 신앙과 삶을 연결시켜줌으로써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배반되는 인간의 가치관, 생활양식 등을 복음의 힘으로 역전시키고 인격적 만남과 형제적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힘과 의지가 되어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실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복음화의 터전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소공동체는 신자들이 친교를 나누며 소속감을 가지고 교회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터전으로서 평신도 사도직을 활성화하고 친교의 공동체를 실현하는 표지이자 도구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62)

소공동체는 사목의 대안적 선택이나 일시적인 전략이 아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인 것도 아니다. 소공동체는 “복음화하면서 복음화되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으로써 “교회의 희망”인 것이다. 삼위일체의 신비에 바탕을 둔 친교로서의 교회를 체험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소공동체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실천되고 있는 사목적 쇄신을 향한 노력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며 중심축이다. 또한 소공동체 활성화는 본질적으로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교회론에 근거하여 평신도의 신원과 사명을 정립하고, 평신도들이 교회의 사목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구체적인 활동을 마련하여 사목의 주체로서 공동으로 책임을 분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서울대교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는 교회론적 근거와 당위성, 결실에도 불구하고 현실 사목 여건에서 여러 가지 한계와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비전과 그 장점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은 이유와 교구에서 계획하여 전 본당으로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논의과정의 미숙함과 공유 가치를 만드는 과정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아직도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행사나 행정이나 재정에 비중을 두고 살아왔던 교구가 사목 차원에서 처음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다 보니 생략된 부분이 많았다. 교구장과 교구장을 도와서 소공동체 사목을 추진하는 사목자들의 일방적인 시행에서 오는 거부감과 교구장과 본당 사제들 간의 충분한 대화의 시간의 결여와 소공동체 사목이 사목자들에게 주는 부담감은 소공동체를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고, 이런 문제를 지속적으로 함께 풀어가면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 비전을 지속적으로 공유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대안은 본당의 사목자와 교구의 사목정책 추진자들 사이에 지속적인 만남과 연구와 시범실시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구역․반소공동체뿐만 아니라 본당 전체 사목 체계가 유기적이며 통합적으로 움직이면서 전체적으로는 한 방향 정렬이 되어 사제가 바뀌더라도 지속성을 유지시켜야 한다.


소공동체를 추진하는 사제들의 정기적인 만남을 강화하고,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산하 소공동체 연구 위원회를 활성화를 통해서 소공동체의 원리와 이론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야 하며, 본당과 소공동체와 가정을 잇는 사목 체계에 대한 연구와 교회와 세상 간의 만남과 관계에서 창출되는 긍정적인 가치를 심화시키면서 교회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과 주직과 구조와 체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면서 하느님 나라 완성의 사명에 전 교회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 하느님의 모습을 증거하고 세상에는 희망을 주는 교회 모습을 회복하여야 한다.


요약 : 한국 교회 소공동체 사목 추진 과정



서울 대교구의 소공동체 추진 과정

서울 대교구가 추진해 온 “소공동체”라는 사목 목표의 주요 내용과 흐름을 1992년부터 2004년까지의 교구장 사목교서와 복음화 사무국에서 시행한 정책과 사목국에서 추진하는 교육과 사목 지침을 통해 살펴보고, 실제 추진과정을 교구 정책과 교구에서 사용한 방법과 교재를 중심으로 파악하고자 하며 이러한 사목 정책이 본당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소공동체 사목’이 전국 교구로 확산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배경 설명

아시아 주교회의(1990, 반둥)에 참여하였던 강우일 주교는 룸코 방식의 소공동체 추진 프로그램을 소개하였다.


단계적인 진행

서울 대교구는 1992년 사목교서를 통해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각 3년씩 세 단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실행해 가겠다고 발표하였다.


사목 방향과 실현 방법 모색기(1992-1993년)

교구에서는 ‘2000년대 복음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1992년 상반기에 사제,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 연수를 시행하여 한국 교회의 현실과 문제점과 당면 과제들을 알아보고 ‘2000년대 복음화 본당 조직에 관하여’라는 공문을 통해 본당에서 2000년대 복음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1992년-1994년의 사목 목표와 과제와 조직 방안을 발표하였다.


공감대 형성기(1994년)

교구에서는 1994년부터 룸코의 프로그램을 원용하여 복음화 연구실에서 발간한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교구의 사목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구민 전체가 그 의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의식 전환기(1995-1997년)

서울 대교구는 복음화의 제2단계(1995-1997년)를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새 교회상 확립 기간으로 설정하고, 모든 신자들이 소공동체 건설의 의미와 방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것을 당부하였다.


정체(停滯) 및 도약기(1998-2000년)

여러 해 동안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온 본당의 경우 소공동체는 어느 정도 활성화되고 정착되었지만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새로운 본당상을 수용할 수 있는 본당의 사목 조직 및 체계, 사도직 단체들과의 관계 정립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소공동체 사목은 단순히 구역․반소공동체를 활성화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주임 신부가 바뀔 경우 본당 사목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여성 구역․반모임의 활성화와 함께 남성 구역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 99년부터 교구 내 모든 남성 구역장들을 위한 하루 피정을 실시한다. 기존의 지구장 제도를 강화하여 지구 단위로 사제모임을 하고 지구 단위로 소공동체 관련 교육을 하도록 하였다.


심화 시기(2000년-2004년)

서울 대교구 시노드를 통해서 10여 년간 해온 소공동체를 평가하고 그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 모색을 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2002년 시노드에서 실시한 성직자들의 소공동체에 대한 설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설문지를 제출한 199명 중에 대다수(77.9%)의 사제들은 현재까지 실행해 온 소공동체 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도에 본당에서 제출한 본당 사목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본당에서 결정한 사목의 목표를 주제에 따라 분석하였다. 2003년 10월 현재 236본당(준본당 11개, 선교 본당 4개 제외) 중 209개 본당이 사목 계획서를 제출하였다. “구역․반모임이나 소공동체”가 목표인 본당은 188개 본당이었는데 90%에 해당된다.

서울 대교구는 20001년부터 2003년까지 약 3년간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여 시노드 문헌을 발표하였는데, 이 문헌에서 교회는 “친교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1992년부터 지금(2003년)까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장기 사목 목표로 설정하고 추진하여 왔음”을 확인하고, 교구장은 이 후속 문헌에서 서울 대교구는 “이를 계속하여 추진함으로써 하느님 백성이 모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 친교의 삶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자 합니다”라고 선언하였다.


본당 사목을 위한 교구 차원의 사목적인 노력

가. 본당 사목 나눔 ; 소공동체 추진 사제들과 수도자들과 평신도 책임자들을 위해서 소공동체 사목자들의 이론과 사례를 발표하였고, 차동엽신부의 소공동체 이론 정리가 큰 도움이 되었다. 레지오와 소공동체 협력 발전에 관한 세미나도 개최하였다.


나. 사도직 단체(레지오)와 소공동체 협력 방안

2002년 6월 12일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의 신학적인 자리매김” 이란 주제로 주제 발표를 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차동엽 신부는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를 자리매김하고 있다. 첫째, 소공동체는 교회의 기반 조직체이고 레지오 마리애는 교회의 특수 목적 사도직 수행 조직체이다. 전자가 교회의 존재(being)에 비중을 둔 조직체 유형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교회의 사명 수행(doing)에 비중을 둔 조직체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소공동체는 전 신자의 문제요 레지오 마리애는 가입 의사를 지닌 특정 신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역․ 반소공동체를 기초하여 우선적으로 활성화하고 그런 기초 위에 레지오나 단체 사도직 활동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다. 예비 신자 교리 교육 ‘함께 하는 여정’ ; 예비 신자 때부터 교회 공동체를 체험하게 하고 말씀으로 오신 주님을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 신자들의 신앙 쇄신과 사도로서 양성되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 대교구 138개 본당 중에서 107 개 본당이 “함께 하는 여정”을 사용하고 96개 본당에서 예비 신자 교리교사로 평신도를 임명하고 있다.



본당의 소공동체 사목 (본당의 새로운 교회상)

구역․반모임을 소공동체로 육성

서울 대교구에서는 구역․반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구 차원의 사목적 지원 활동을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하였다. 1984년 사목회의에서도 현재 반모임이 주로 신자에 대한 연락의 업무를 맡고 있지만 지역적 특성과 가족적 특성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특성이 있으므로 반모임을 ‘기초 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제시하였다. 기존의 구역․반모임을 소공동체의 4가지 요소가 드러나고 자발성과 생명력이 신장되도록 촉진하고 있다.

소공동체의 구성 요소 ; 소공동체는 첫째, 이웃이 가정에서 모인다. 둘째, ‘복음 나누기를 한다’. 셋째, ‘사도직 활동을 한다.’ 넷째, ‘보편 교회와 일치한다.’


소공동체 사목의 주안점

(1)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친교의 공동체

(2) 사회 복음화 사명 수행

(3)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

대부분의 한국 본당이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고 단체를 기초로 하는데 반해 소공동체 사목은 구역․반소공동체를 본당의 기초로 삼아 본당을 쇄신하고자 한다. 따라서 소공동체 사목은 단순히 기존의 구역․반모임을 복음적으로 바꾸어서 활성화하여 자발성을 갖고 복음 나누기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와 동시에 본당의 전체 사목 구조와 체계(시스템)와 흐름과 지도력을 쇄신하고자 하는 것이며 쇄신의 기준은 복음이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다. 여기서 “체계(시스템)란 각 부분간의 관계를 중시하고 그것이 전체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중시하는 것”이다. 나무에 비유하면, 기초요 뿌리는 복음과 그리스도가 살아있는 소공동체이며 소공동체에서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된 사목평의회가 중심 역할을 하고, 다양한 단체가 가지를 쳐서 열매를 맺는 본당 공동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아시아 주교회의에서는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를 지향하는 소공동체 사목을 AsIPA(Asian Integral pastoral Approach;아시아의 통합적 사목 접근)라 부르고 “역동적인 교회가 되는 새로운 길”(New way of being Church)이라고 소개한다. 한국 교회에서는 룸코와 아시파에서 추진하는 소공동체를 통한 본당 공동체 형성의 노력을 한국 상황에 토착하는 의미에서 “한국적인 통합된 사목적인 접근”(KIPA; Korea integral pastoral approach)이라고 하기를 제안한다. 여기서의 통합은 신앙과 삶의 통합과 가정과 구역․반 소공동체와 본당 공동체간의 통합도 포함하며, 계층간의 통합, 각 영역과 부서간의 사목적인 연대와 통합을 포함한다.


서울 대교구 본당 사목 조직 개편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 실현을 위한 본당 사목 조직의 변경은 소공동체 비전을 담은 그릇이요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요소이다. 대 구대교구를 시작으로 춘천 교구와 수원교구에서 새로운 사목 조직을 적용하고 서울 대교구도 2003년 시노드에서 친교의 공동체 실현을 위하여 소공동체 사목을 지향하면서 그에 합당한 본당 사목 조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논의 과정에 있다.


반소공동체가 성장함에 따른 본당 공동체의 변화

교구의 소공동체 추진 과정에 따라서 본당에서 소공동체 사목을 시도한 본당은 복음 나누기의 도움으로 말씀과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로 발전해 가며 평신도 지도자들이 양성되고 구역․반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본당과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해결해 가려는 위기 대처 능력이 배가되며, 사목자나 공동체 지도자들이 지식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 사목자와 신자들 간에 좋은 공동체 상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대교구 외에 한국 교회 교구들의 소공동체


소공동체가 확산되는 배경

소공동체 연수와 아시파 총회 영향

1990년대 초부터 서울 대교구에서 시작한 아시파 모델을 원용한 소공동체 사목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은 한국의 다른 교구에 영향을 주어서 다른 교구의 사제나 수도자나 신자들이 서울 대교구 연수에 참여하면서 소공동체 사목의 원리를 여러 형태로 도입하고 시도하였다. 그 과정에서 서울 대교구는 전국적인 규모의 소공동체 연수를 매년 실시하여 확산되는 것을 도왔으며, 다른 교구의 요청에 의해서 서울 대교구 소공동체 사목팀이 다른 교구에 가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소공동체 사목 모델을 비전으로 하는 사목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국 교구간의 사목적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서울 대교구와 마산교구의 AsIpA 2차 총회(2000년) 참가를 계기로 ‘소공동체 전국모임’을 준비하게 되었다.


소공동체 전국모임과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서울 대교구와 마산 교구가 같은 뜻을 갖고 시작하여 여러 교구가 함께한 2001년 제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은 “소공동체 사목”이란 주제로 한국 교회 일선 사목자들과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교회 공동체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였다. 교구를 넘어 천주교회의 일치성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석한 각 교구 대표자들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위한 사목적 노력들을 서로 나누고 배울 수 있는 전국 차원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지기로 결의하였고 이를 위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 ‘소공동체 소위원회’ 설립을 요청하였다.


소공동체 전국모임

2001년 제 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은 교구와 본당의 소공동체 사목을 활성화 하기 위한 사목경험의 교류와 심화를 목적으로 하였다. 2002년 제2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은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목 경험 나눔과 연구 활동 교류와 심화 및 친교의 장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두 번에 걸친 전국 연수는 한국 교회 안에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을 확산시키고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함께 하는 사목을 더욱 풍요롭게 하였으며 이런 교회의 분위기로 인해서 아시파 3차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데 좋은 동기 부여를 하게 되었고 전국의 12개 교구가 아시파 3차 총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1) 전국 교구 사목국장들과 실무 담당자들이 소공동체 사목 활성화를 위해 2001년부터 가져 온 ‘교구 대표자 모임’이 2002년 2월에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로 공식 출범하였다.(2002.2.15)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산하에 ‘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신학적⋅사목적 연구를 심화,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2003.2) 소공동체와 관련된 교구와 본당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사목 사례 및 프로그램 발굴과 사목적⋅신학적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복음적인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전국 15개 교구 사목국(사목국장과 소공동체 담당자)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복음화 위원회 산하 소공동체 소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다. 주요 활동은 (1) 소공동체와 관련된 제반 주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 (2) 소공동체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 개발 (3) 소공동체 사목 사례 발굴 (4) 교구별 소공동체 관련 자료 교류 (5) 소공동체 관련모임 개최 및 지원 (6) 소공동체 관련 국제 연대 활동 등이다.


소공동체 소위원회 설립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복음화 위원회에서 소공동체 사목과 관련된 교구간의 교류 활동과 국제 연대 활동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고 복음화 위원회 산하에 '소공동체 소위원회'가 설립되었다.(2001.11.23)


소공동체 연구위원회

2002년 제2차 소공동체 전국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교구와 본당 간의 형제적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아시아 교회와의 사목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가지며 소공동체를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를 심화시켜 가기로 하였다. 연구 주제는 소공동체와 관련된 제반 주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하기로 하였다.

하느님의 놀라운 역사에 감사하며

12년 사이에 서울 대교구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의 교구가 소공동체 사목에 참여하도록 한 것은 성령의 역사요, 하느님의 힘으로만이 가능한 일이다. 한국교회가 12년간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은 하느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이고, 삼위일체 하느님의 업적이다. 복음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그리는 교회의 본래의 모습인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공동체”라는 비전에 따라서 가정과 구역․반소공동체와 본당이 한 방향으로 정렬하여 하느님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려는 꿈은 우리 인간의 꿈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태초부터의 꿈이라고 본다.

걸림돌도 있었지만, 촉진해 주고 함께해 주고 힘이 되었던 요소들이 몇 만 배 많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지금도 일선에서 구역․반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애쓰는 사제들과 수도자들과 구역장들과 반장들의 투신과 사랑이 이 소공동체 사목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고, 교구장의 일관된 사목 방향 제시와 그에 따른 사목교서 발표, 교구장의 많은 협력자들의 지원과 기도가 힘이 되었다. 이번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는 소공동체 사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교구장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소공동체를 추진하는 사제들의 정기적인 만남을 강화하고, 소공동체 사목 전국 협의회 산하 소공동체 연구위원회를 활성화를 통해서 소공동체의 원리와 이론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야 하며, 본당과 소공동체와 가정을 잇는 사목 체계에 대한 연구와 교회와 세상 간의 만남과 관계에서 창출되는 긍정적인 가치를 심화시키면서 교회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과 조직과 구조와 체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면서 하느님 나라 완성의 사명에 전 교회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증거하고 세상에는 희망을 주는 교회 모습을 회복하여야 한다.